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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신비
2015.10.22
고통의 신비 제1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심을 묵상합시다.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마태 26,36-46 ; 참조 마르 14,32-42 ; 루카 22,39-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 그분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그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하시고,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마태 26,36-45)
유다와 무리들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예수님을 체포하러 왔고 그리고 체포되셨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과 함께 있던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들고,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귀를 잘라 버렸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청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들을 내 곁에 세워 주실 것이다. 그러면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마태 26,51-5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 무리에게도 이렇게 이르셨다.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나왔단 말이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쳤지만 너희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예언자들이 기록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때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마태 26,55-56)
고통의 신비 제2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매 맞으심을 묵상합시다.
최고 의회에서 신문을 받으시다 (마르 14,53-64 ; 루카 22,54 ; 루카 22,66-71 ; 요한 18,12-14 ; 요한 18,19-24)
그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카야파 대사제에게 끌고 갔다. … 대사제가 말하였다. “내가 명령하오.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인지 밝히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그때에 대사제가 자기 겉옷을 찢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인이 더 필요합니까? 방금 여러분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자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마태 26,57-66)
어떤 자들은 예수님께 침을 뱉고 그분의 얼굴을 가린 다음, 주먹으로 치면서 “알아맞혀 보아라.” 하며 놀려 대기 시작하였다. 시종들도 예수님의 뺨을 때렸다. (마르 14,65)
그때에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그분을 주먹으로 쳤다. 더러는 손찌검을 하면서, “메시아야, 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하였다. (마태 26,67-68)
“또 그분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분의 머리를 때렸다.”(마태 27,30)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하였다. (요한 18,22)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그분께 다가가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요한 19,1-3)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온갖 헌신과 은혜에 대한 감사는커녕,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다 당하시고 또 매를 맞으십니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배반과 모욕과 멸시 등의 정신적인 고통이 훨씬 더 클 것입니다.
고통의 신비 제3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시관 쓰심을 묵상합시다.
총독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으심 (마태 27,11-14 ; 마르 15,2-5 ; 루카 23,2-5 ; 요한 18,28-38)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남을 사형에 처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예수님께서는 로마 총독인 빌라도에게 인도되십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그분에게서 사형에 처할 아무런 죄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조롱하였다. (마태 27,29)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그분께 다가가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요한 19,2)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자, 이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요한 19,5)
이렇게 왕중의 왕이신 예수님께서는 참다운 왕관 대신에, 조롱과 경멸의 관인 가시관을 쓰십니다.
고통의 신비 제4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사형 선고를 받으시다 (마르 15,6-15 ; 루카 23,13-25 ; 요한 18,38-19,16)
축제 때마다 군중이 원하는 죄수 하나를 총독이 풀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 빌라도가 그들에게, “내가 누구를 풀어 주기를 원하오? 예수 바라빠요 아니면 메시아라고 하는 예수요?” 하고 물었다.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는데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당신은 그 의인의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 지난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에 큰 괴로움을 당했어요.” 하고 말하였다. 그동안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구슬려 바라빠를 풀어 주도록 요청하고 예수님은 없애 버리자고 하였다.
총독이 그들에게 “두 사람 가운데에서 누구를 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그들은 “바라빠요.” 하고 대답하였다. 빌라도가 그들에게 “그러면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오?” 하니, 그들은 모두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였다.
빌라도가 다시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하자,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그러자 온 백성이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마태 27,15-26)
군중들이 떠들고 폭동까지 우려한 빌라도는 비겁하게 손을 씻으며 자기 탓은 없다 하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다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마태 27,32-33 ; 마르 14,21-22)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루카 23,26-33)
예수님의 제자들은 다 도망가고 아무 관계없는 제 3자의 억지 도움을 받아야 했던 예수님의 정신적인 고통을 묵상해봅니다. 세상의 죄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세 번이나 넘어지십니다.
가냘픈 여인들이 예수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드리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며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평소에 예수님의 기적의 큰 은혜를 입었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사람들의 비겁함과 연약함을 묵상해봅니다.
고통의 신비 제5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마태 27,32-44 ; 루카 23,26-43 ; 요한 19,16-27)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 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였다. 그분의 죄명 패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쓰여 있었다. … 지나가는 자들이 머리를 흔들며 그분을 이렇게 모독하였다. “저런!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더니. 십자가에서 내려와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 학자들과 함께 조롱하며 서로 말하였다.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우리가 보고 믿게, 이스라엘의 임금 메시아는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도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마르 15,21-32)
숨을 거두시다 (마르 15,33-41 ; 참조 마태 27,45-56 ; 루카 23,44-49 ; 요한 19,28-30)
오후 세 시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번역하면,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 예수님께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여자들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으며, … 그 밖에도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마르 15,33-41)
십자가 위에서의 일곱 가지 말씀 (가상칠언, 架上七言)
1.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마태 27,46)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번역하면,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마르 15,34)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을 받았고, 극심한 고통의 순간에 하느님에게서조차 위로와 용기의 말씀이 들려오지 않습니다. 세례 받으신 후에, 그리고 타볼 산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는 성부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버지의 말씀이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조차 당신을 버리시는 듯 느끼십니다. 고통과 외로움의 심연까지 내려가신 것입니다.
2.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카 23,34)
하느님의 아들을 죽인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자들을 위해 용서를 청하십니다.
3.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루카 23,42-43)
오른쪽 강도는 예수님께서 아무 죄가 없으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있었으며, 회개했으며, 예수님의 자비를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에게 낙원을 약속하십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요한 19,26-27)
예수님께서는 어머니가 걱정되시어 사랑하는 제자인 요한에게 어머니를 맡기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효심이 지극한 효자이심을 묵상합니다.
5.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한 19,28)
육체적으로도 목마르셨겠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의 회개와 믿음과 사랑을 목말라하신 것입니다.
6.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요한 19,30)
성부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그분의 뜻을 이루고, 세상에 용서와 구원을 가져다주시는 구원사업을 다 이루셨다는 말씀입니다.
7.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루카 23,46)
최후의 절망적인 죽음의 순간에도 침묵을 지키시는 아버지께 대한 깊은 신뢰의 말씀입니다.
무덤에 묻히시다 (마태 27,57-61 ; 루카 23,50-56 ; 요한 19,38-42)
이미 저녁때가 되어 있었다. 그날은 준비일 곧 안식일 전날이었으므로,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빌라도에게 당당히 들어가,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였다. 그는 명망 있는 의회 의원으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열심히 기다리던 사람이었다. … 빌라도는 요셉에게 시신을 내주었다. 요셉은 아마포를 사 가지고 와서, 그분의 시신을 내려 아마포로 싼 다음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에 모시고, 무덤 입구에 돌을 굴려 막아 놓았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는 그분을 어디에 모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마르 15,42-47)
주임신부 박광호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