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리(格力) 부동산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철수하고 주하이(珠海) 면세그룹의 지분 51%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8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거리 부동산은 7일 밤 공고를 통해 상하이, 충칭, 싼야 등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자산 부채, 대외 채무를 이전하고 주하이 면세그룹의 지분 51%를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고 발표 다음날인 8일 거리 부동산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4.96위안에 거래됐다.
주하이 면세그룹은 중국 국내 최초로 국무원 승인을 받은 국유 독자 기업으로 주로 면세품 판매, 과세 비즈니스 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주하이 면세점은 광동성 주하이시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주하이 면세 쇼핑몰, 국제무역 쇼핑 광장을 비롯해 하이난성 싼야시의 싼야 뤼투(旅投) 쇼핑몰 등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 부동산은 이번 공고에서 “기존 개편안 추진 시간이 길어지고 회사 안팎 환경이 크게 변했다”면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철수하고 주력 산업을 전환하자는 전략적 고려에 따라 이사진은 기존 개편안을 철회하고 대폭 조정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거리 부동산은 지난 2020년 5월 발표한 개편안에서 주식 발행, 현급 지급 등의 방식으로 주하이 면세그룹의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2월 거리 부동산 루쥔스(鲁君四) 전 회장이 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해당 개편안 추진은 중단됐다.
이후 2022년 12월 개편안 작업이 재개됐으나 2023년 5월 거리 부동산은 재무 자료 유효 기간 이슈로 인수 심사 중단을 신청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12일 거리 부동산이 정보 공개 위반 혐의로 증감회 조사를 받으면서 개편안 작업은 다시 한번 중단됐다.
거리 부동산의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재무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거리 부동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95% 증가한 47억 3200만 위안(9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상장사 주주 귀속 순이익은 마이너스 7억 3300만 위안(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거리 부동산 영업이익은 14억 7600만 위안(2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27% 증가했으나 상장사 주주 순이익 1억 300만 위안(2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한편, 거리 부동산 외에도 화위안(华远) 부동산, 메이디(美的) 부동산 등 상장 부동산 업체들이 올해 들어 줄줄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상장사에서 분리한다고 밝혔다.
류쉐이(刘水) 중즈연구원 기업연구총괄은 “거리 부동산의 이번 조치는 회사의 전환 발전과 지속 가능한 경영 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여러 회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내놓으면서 앞으로도 많은 상장 회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출처: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