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폭의 연애편지 ]
피터지게 그리운 숙...
여름이 우글대던 자리엔 어느새 사시미 처럼 찬 바람을 몰고 달려든 가을이 바글댑니다.
계절의 변화는 하도 오묘해서..
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가을의 칼부림 앞에는 쪽도 못쓰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마치 말죽거리를 영원히 지배할 것 같았던
덕배파가 돌쇠파에게 쫓겨가듯 그렇게 여름은 잠수를 타 버렸습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내 가슴 속에 시작된
러브 이 러브를 어떻게 그대에게 보여 드린단 말입니까?
내장을 발라 꺼내 보여드릴 수도 없고..
가슴을 갈라 심장을 꺼내 힘찬 박동을 보여 드릴 수도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내 가슴을 담아 그대에게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박터지게 그리운 그대 그대를 향한 그리움을 달랠 수만 있다면 나는 무슨 짓도 할수 있을 것입니다.
배때기를 그어서나마 달랠 수 있다면..
손도끼로 손가락을 잘라 달래 진다면 난 주저없이 그리 하겠습니다.
그만큼 그대는 내게 피터지는 그리움입니다.
그대를 떠올리면 갈치파와의 싸움에서 사시미로 무장한 일곱명에게 포위됐을
때 보다 더 가슴이 떨리고....
맨처음 배때기를 젖어 버린 칠성파 두목의 배 에서 흘러 내리던 피보다 더 빨간 그리움이
피어 오릅니다.
그렇습니다. 그대 향한 내 그리움은 빨간 피보라입니다.
사시미로 긁어 낼 수 있다면...
망치로 후두부를 강타해 그리움을 접을 수 있다면 난 그리 하겠습니다만
그리움은 사시미로도 망치로도 달랠 수 없어 애꿎은 동생들만
데려다가 아구창을 한 방씩 날려버렸습니다.
아우들의 아구창 안 살이 헤지고 부러진 이빨이 뱉아져도 그리움은
여전히 아우들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피보다 빨갛게 피어 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대를 보는 순간 씻은 듯 사라졌던 그리움은
그대와 헤어져 돌아오는 순간에 시작돼 밤새 내 안에서 두목에게 얻어터진
볼따구가 부풀듯 부풀어 오릅니다
그댄 내 지독한 사랑입니다.
나 그댈 위해 저 하늘의 별은 따다 줄 순 없지만
그대를 죽자사자 따라 다니는 기생오래비처럼 생긴 김가놈의 목은 따다 줄 수 있습니다.
나 그대 위해 저 하늘의 달은 따다 줄 수 없지만 그대와 팔짱끼고 걷던
송가놈의 등은 따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대가 원하지 않는다 해도 그 두 녀석의 목과 등은 딸 계획이 이미서 있습니다.
그대가 원한다면 금상첨화 겠지요 마는..
그대는 내게 늘... 타는 목마름입니다.
상대편 조직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할 때 느끼는 타는 갈증..,
그 드런놈들은 물도 주지 않고 계속 고문만 해대는 바람에 그 때 목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원래 고문할 땐 물을 주는게 아니거든요.
갈증만큼 괴로운 일도 드무니까요
그 때 느꼈던 갈증...
그 타는 갈증은 그 느낌 그대로 그대를 향한 내 가슴 속에 가라앉습니다.
그대는 가끔..아니 자주 타는 갈증이 되어 내 온 밤을 고문합니다.
때론 보고픔으로..
때론 그리움으로...
내 온 밤을 헤집어 놓습니다.
칼잽이 칠성파 두목 칠성이의 칼에
배때기를 저밈 당했을 때 보다 더 쓰리고 아파옵니다.
순대가 익어갈듯한 더위와 함께 피 튀기도록 그리운 숙...
그리운 숙...허벌나게 보고 잡네요..
-국립대학 4학년(전과6범) 깍두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