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불안한 미래 ]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인구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중국의 경제활동인구는 약 7,000만 명이 줄어들고 노령인구는 1억 3,000만 명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2035년부터 2050년까지 추가로 1억 5,000만 명의 근로인력이 줄어들게 되면 중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어떤 국가의 노동 증가률이 1퍼센트 포인트 하락하면 평균적으로 GDP 성장률이 1퍼센트 포인트씩 떨어진다고 합니다.
중국의 노동력은 2020년에서 2035년까지 7퍼센트, 2035년부터 2050년까지 추가로 11퍼센트가 줄어드니까 경제적 악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늘어난 노령인구가 극심한 빈곤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연금과 의료보장 지출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두 배로, 2050년까지는 세 배로 높여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중국 경제를 지탱해 왔던 투자 주도 성장이 불가능해지고 중국의 내수 시장이 빠르게 위축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미중 무역 갈등과 세계 공급망의 위축으로 중국의 경이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주도 경제발전 모델도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국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두 번째 문제는 중국이 해외에 제공한 차관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0년대에 중국 정부는 150개가 넘는 국가에 차관과 무역신용의 형태로 약 1조 달러를 제공했습니다. 이들 차관의 대부분은 정정이 불안한 국가의 경제성이 낮은 프로젝트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7년 5월 4일자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남아시아에 투자한 금액의 80퍼센트, 동남아시아에 투자한 금액의 50퍼센트, 중앙아시아에 투자한 금액의 30퍼센트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30년 무렵에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차관의 상당 부분을 대손상각으로 처리해야 할 텐데 이는 심각한 경제 침체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될 중국 인민들을 격분시키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 10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생활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해외에서 날려버렸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상당한 민심의 동요가 일어나겠지요. 차관을 갚지 못한 국가의 자산을 압류하는 방법도 있지만 해당 국가의 대부분이 극빈국이어서 시행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중국은 다가오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경제적, 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인구와 재정적 위기뿐만 아니라 중국은 권력 승계의 위기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비만한 흡연자인 시진핑은 2033년에 80세가 됩니다. 그가 그때까지 권좌에 머무를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생물학적 나이를 감안한다면 2030년대 초에는 심각한 권력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진핑은 권력 승계와 권력 분점에 관한 중국 공산당의 규범을 없애버리고 장기 집권하고 있는 독재자이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의 권력 투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시진핑을 포함해서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중국의 최고 통치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현재 구성원이 2027년에 모두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보다 젊은 지도자가 시진핑의 뒤를 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진핑이 구축한 엄청난 권력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이후의 중국 지도자가 고르바초프와 같은 인물로 교체되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선이겠지만 정치학자들은 푸틴과 같은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점을 지나 쇠락하는 대국을 책임지게 될 차기 지도자는 자신이 지배하리라고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국제 질서를 뒤엎음으로써 스스로를 지키려고 할 것입니다.
시진핑 이후의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포기하더라도 공산당 정권을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인 것 같습니다.
산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사)지역산업입지연구원 원장 홍진기
첫댓글 홍원장의 중국경제에 대한 글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