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Out of mind!
늘푸른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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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Diet)의 열풍이 뜨겁습니다.
원푸드 다이어트,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지중해식 다이어트, 저인슐린 다이어트, 간헐적 다이어트, 케토 제닉 다이어트, 팔레오 다이어트…
뜻도 모를 다이어트 종류만 해도 실로 다양합니다.
비싼 돈을 주고 힘겹게 찌운 살을 더 비싼 돈과 노력을 들여 다시 빼는 살과의 전쟁이 치열한 세상입니다.
어릴 적에는 풍성한 내장 지방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요즘은 내장 비만을 태워 버린 마른 체형이 마치 부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이어트’라는 말의 어원은 ‘생활방식’ 또는 ‘생활규칙’의 뜻을 지닌 그리스어 단어인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식습관이나 식단을 조절하여 체중을 감량하는 뜻을 가진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 다이어트란 단어가 몸집을 줄이거나 가볍게 한다는 뜻으로 쓰이면서 다양한 곳에 응용되기 시작했는데 체중 감량뿐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을 슬림(Slim) 화하는 의미로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인간관계를 간소화하는데도 사용되는데 이 경우를 '인적 네트워크 다이어트'라 표현합니다.
3년 전 우연치 않게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일상의 터전을 이전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삶의 방식이 달라지게 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삶의 패턴도 달라지게 되면서 이에 따른 인적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또한 30년간 다니던 직장을 은퇴하면서 지난 30년간 구축했던 인적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강원도 춘천이란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나니 그동안 자주 만나던 지인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게 됩니다. 물론 새롭게 시작한 곳에서 형성된 인적관계도 있지만 더 많은 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들이 인생이란 여정을 통해서 불가피하게 맞이하게 되는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는 각 사람마다 성격과 하는 일에 따라서 그 크기와 깊이가 다를 수 있지만 나름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가 인생의 훈장처럼 남아있게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을 ‘인연 통장’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살면서 끊어지는 인연도 있고 아직까지 깊게 이어지거나 아니면 아슬아슬하게 명맥만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비록 인연 통장에는 있지만 완전히 관계가 끊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문득 궁금하여 제 인연 통장의 인적 네트워크의 보유 자산을 계수해 보았습니다.
2,060명!
현재 제 휴대폰 연락처에 저장되어 있는 인적 자산의 잔고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살면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만났겠으나, 현재 연락처에 남은 이 잔고의 수는 적어도 한번 이상의 연락을 가졌거나 아니면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인적 네트워크의 숫자라고 해석됩니다.
그런데 이곳에 내려와서 지난 3년간의 삶을 이어오면서 다시 한 번 이를 계수 해보니 불과 손에 꼽을 만큼 극히 제한적인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과 서서히 인연이 끊어지고 있는 관계로 남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점차 관계가 멀어지고 소원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영국 속담 중 “Out of sight, out of mind!”란 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안 보면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가깝던 사람이라도 멀리 떨어져서 시선에서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도 서서히 사라진다는 의미로 인간관계의 속성을 잘 표현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인간관계의 속성을 서양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다면 동양문화권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해져서 한자로 된 고사 성어를 찾아보았더니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거자일소 (去者日疏)
갈 거, 놈 자, 날 일, 멀 소
즉, 친밀한 사이라도 멀리 떠나가거나 죽게 되면 점점 사이가 멀어지거나 잊힌다는 뜻입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문화적으로는 달라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서로 공통되는 관계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아 알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인간 관계의 속성을 잘 아는 까닭에 지리적으로 멀어지고 만남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사람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조금이라고 더 유지하고자 제가 궁여지책으로 사용한 것이 블로그의 시작이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블로그 글을 통해 조금이라고 더 인연을 맺고 싶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더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줄곧 소통해오고 있습니다.
안 보면 분명 멀어지는 것이 우리들 인간관계의 역사입니다. 비록 안간힘으로 그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고 유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지만 언젠가는 이 관계도 끝나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갈 것임이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원하는 진정한 인간관계는 안 보면 멀어지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안 보면 더 보고 싶고 가슴에 더 오래 기억되고 싶은 존재로서 남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속성을 신앙공동체 안에서 그대로 적용해 봅니다.
요즘, 교회 공동체에 처음 방문하여 새로 등록한 성도들을 위하여 4주간의 교육을 통하여 공동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이 사역을 기쁨으로 감당하기로 하고 매주 새 가족들을 만나는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성도들에게 만남의 중요성과 안 보면 멀어진다는 관계의 속성을 이야기하며 신앙생활 속에서 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깊은 영적 관계를 유지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지금은 누구나 다 다른 깊이의 신앙의 길을 걷고 있듯이 시작된 배경 또한 누구나 다 다른 환경에서 신앙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신앙의 시작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된 아픔과 고난, 난관, 인간적인 한계, 공허함 등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후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고난의 시간이 걷혀지고 간구하는 기도의 제목들이 하나씩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며 그 가운데 감사를 통하여 신앙이 성장하게 된다는 은혜의 고백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영적으로 위기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고난이 닥치게 됩니다. 더 간절히 기도도 해보지만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상황을 인내하고 견디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그 상황에서 하나님께 실망하고 심지어 하나님을 원망하게 됩니다.
그 순간 성경을 멀리하고 기도하기를 게을리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점차 멀어져 갑니다.
그 결과 여린 신앙이 채 성숙되기도 전에 식어버리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거나 떠나게 됩니다.
자신이 그 동안 몸 바쳐 충성했던 알량한 헌신들을 일일이 계수하여 따지면서 보란 듯이 그 신앙의 자리를 떠나갑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떠나는 자신을 하나님께서 무척이나 아쉬워할 것이란 심한 착각을 하면서…
그런데 정작 전지전능하신 하늘 아버지께서는 아무 것도 아쉬울 것이 없는 분입니다.
우리가 그 분을 멀리 할 때 사실 그 분께서는 꿈쩍도 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신이 당신을 떠나감을 너무나 아쉬워 할 것이라 착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우리 신앙인은 두려움으로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 분을 멀리할 때 우리의 이름이 그의 생명책에서 사라진다는 엄중한 사실을 말입니다.
지난 주 동안 이런 삶의 명제를 가지고 틈틈이 묵상하다가 어제 주일 찬양 가운데 찬양 가사를 통하여 주님께서는 이러한 영적 묵상에 대한 대답을 명쾌하게 들려주셨습니다.
어제 주일 예배 중에 저희 찬양대가 올려드린 찬양은 찬송가를 편곡한 ‘예수는 나의 힘이요!’란 찬양곡이었습니다. 찬양 중에 가슴에 명쾌하게 다가와 새겨진 찬양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예수는 나의 힘이요
내 생명 되시니
구주 예수 떠나 살면
죄 중에 빠지리…
구주 예수를 떠나 살면 곧 죄 중에 빠지게 된다는 영적 경고였습니다.
그리고 이 찬양 가사의 묵상을 통해 오늘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바꾸면 우리가 신앙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분명해 집니다.
Out of His Sight, Out of His Mind!
우리가 주님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순간 우리는 그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되고 곧 죄의 길로 빠지게 되는 사실이 마치 엄중한 경고처럼 들립니다.
우리가 주님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늘 주님과 동행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일하든지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주님의 시선에서 결코 멀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말씀묵상과 간구하는 기도가 생활화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참 예배자로 서서 늘 감사와 찬양이 넘쳐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를 보내신 분께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이제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삶에서 안 보면 멀어지는 관계가 아닌 안 보면 더 보고 싶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또한 신앙 생활 가운데에서는 우리가 주님의 시선에서 잠시 벗어나게 될 때 주님으로부터 더 생각나고 주님의 진정한 기쁨이 되는 존재로 거듭남을 사모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시편51편 10절~11절
첫댓글 다이어트 종류가 이렇게 많다니 놀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