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기갑여단 장갑차 탑재 박격포 사격훈련 현장을 가다
배지열
입력 2023. 01. 27 17:17
업데이트 2023. 01. 27 17:22
쾅! 쾅! 쾅! 쾅! …거센 눈보라 속 명중 행렬
표적 좌표 확인해 사격지휘반 전달
거리·고각 등 기반 오차 없이 값 도출
단차장·포수·부포수 3인 1조 구성
포신 내 수분 제거 불발탄 가능성 차단
3㎞ 떨어진 표적지 일대 초토화
적은 날씨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계(視界)를 흐리는 악기상 속에서도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것은 군인의 숙명이다. 지난 26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훈련장에서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 장병들이 쏘아 올린 박격포의 포연에서 이들이 지니고 있는 강한 의지와 결전태세를 느낄 수 있었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정확한 계산, 오차 없는 사격
“포구 장전! 준비되면 보고!” “둘, 셋, 쏴!”
‘냉동고’를 방불케 하는 추위와 폭설이 몰아친 26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 굵은 눈발 때문에 훈련이 취소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었지만, 이는 기자의 오판. 악기상도 완벽한 전투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장병들의 훈련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눈이 온다고 전쟁에서 사격하지 않을쏘냐. 대대의 판단에 따라 장병들은 K242 장갑차에서 4.2인치 박격포를 사격하는 훈련에 돌입했다.
여단은 적 도발과 연계한 전술적인 박격포 운영, 일발필중의 사격술을 숙달하기 위해 훈련을 기획했다. 이에 따라 실전을 가정한 고강도 훈련으로 박격포 집체교육의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훈련 전 ‘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잠시 텐트 안으로 몸을 옮겼다. 이곳은 최종 사격제원을 계산해 각 포에 하달하는 사격지휘반이었다.
초탄 발사에 앞서 훈련장 통제탑에 있는 관측반이 표적의 좌표를 확인해 사격지휘반으로 전달했다. 사격지휘반에서는 표적까지의 거리와 고각 등을 기반으로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계산을 수행했다.
복잡한 계산을 마치고 크게 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던 박현우 중사는 “날씨와 기온에 따라 포탄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오차 없이 값을 도출해야 한다”며 “내 계산에 따라 훈련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각오로 한 치 오차 없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얀 눈 극복한 붉은 포화
기갑부대의 박격포는 장갑차에 탑재돼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기동력까지 갖춘 효과적인 무기다.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신속하고 즉각적인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전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격포 사격을 담당하는 장갑차는 단차장과 포수, 부포수 등 3인 1조로 구성돼 있다. 단차장이 사격제원에 따라 포의 방향틀 위치를 잡으면, 포수와 부포수가 탄약을 장전·발사한다.
쏟아지는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 주변을 둘러보던 이건희 중사. 그는 본격적인 훈련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었다. 이 중사는 “특히 눈이 오는 날에는 렌즈에 김이 서리거나 불발탄 가능성을 높이는 포신 내 수분 제거에 각별히 신경 쓴다”며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표적을 명중시켜야 하는 만큼 이런 날씨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의 바람과 노력을 실은 박격포탄은 3㎞ 떨어진 표적지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최초 계산값을 많이 수정할 필요도 없이 같은 지점을 연달아 맞히는 명중 행렬에 박수가 쏟아졌다. 훈련에서는 4문의 박격포가 22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훈련이 마무리되자 무섭게 내리던 눈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사라졌다.
적 도발 대응할 결전태세 확립
훈련을 진두지휘한 이상권(중령) 진격대대장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복합적인 적 도발에도 현장에서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즉응태세 확립을 위한 행동화와 실사격으로 우리의 존재가치를 되새기면서 최정예 기계화부대 육성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단은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국지도발 훈련을 전개했다. 훈련에서는 소형 무인기 도발, 주둔지 테러 및 거동수상자 침투, 포격 도발 등에 대비하는 절차를 체득했다.
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훈련 또 훈련’하는 기풍을 깊게 뿌리내려 결전태세를 확립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능력과 태세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 qowlduf >
김병문 기자 < dadaz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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