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9일
영국 브렉시트 투표 결과
탈퇴 51.9%, 잔류 48.1%로 영국이 공식적으로 EU 탈퇴를 선언하게 됨.
(사진은 영-불 해저터널로 가는 도로에서 지나가는 트럭에 매달려 영국으로 가려고 기회를 노리는 난민들)
물론 영국입장을 이해할수 없는 것도 아닌게, 영불국경을 통해서 난민이 만단위로 해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같은 EU 국가였던 프랑스가 이들을 저지할 의사가 거의 없고, 같은 EU 국가이기에 서로간에 국경을 차단하는 것도 쉥겐 조약 위반이라서
해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차단하려면 당시로서는 EU 탈퇴 말고는 길이 안 보였던 것도 사실임.
하지만 문제는 브렉시트가 거의 대부분 잉글랜드-웨일스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철저히 EU 탈퇴에 반대했음.
아니나 다를까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Respect The Remain Vote"
"잔류 표도 존중해라"
라는 슬로건 하에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함.
안 그래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지역도 아닌데, 무역장벽까지 생기면 다 죽는다는걸 모를 리가 없었음.
북아일랜드 : 아니 우리는 니들처럼 산업기반이 튼실한 것도 아닌데 EU까지 탈퇴하면 그냥 굶어 죽으라는 이야기냐?
안 그래도 청년실업율도 하늘을 찌르는 마당에 EU 탈퇴는 죽어도 못한다!
영국 : 응 이미 투표는 끝났구 탈퇴 결정 났어. 수고~
(2018년 북아일랜드 시위. 이 시기 경찰을 타겟으로 한 테러가 다수 발생해 분명 사망자가 있을거라 추정되나 영국정부가 공식발표 거부.)
북아일랜드 : 와 니들 그따구로 나온다 이거지? 우리도 폭력시위 할거임 ㅅㄱ~ 느그 경찰서에 사제폭발물 테러도 할꺼임~
영국 : 하 시발.... 좆되게 생겼는데 이거
결국 브렉시트로 촉발된 영국 내 혼란으로 정국이 개판이 나는 와중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하고
소방수로 투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총대를 메고 어떻게든 전임자가 싸지른 똥을 수습하려고 했음.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북아일랜드 의정서(Northern Ireland Protocol)" 였음
쉽게 요약하면
연합왕국(United Kingdom) 내에서 북아일랜드에게만 특별한 지위를 줘서
"북아일랜드만 예외적으로 EU 탈퇴를 하지 않는 대신, 연합왕국에 영구적으로 남는다"는 내용이었음.
이걸로 브렉시트로 ㅈ박고 있던 보수당 지지율을 간신히 방어해내고
'연합왕국(영국)의 해체를 막았다'고 테레사 메이 총리의 몇 없는 대외적인 치적으로 홍보해서
이후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보수당이 집권할수있는 원동력이 되어줌.
근데 이때부터 이상한 분위기로 영국 정세가 흐르기 시작함.
저 의정서 쪼가리 하나가 브리튼 섬 전체에 지정학적 대격변을 가져온거임.
영국 : 어? 잠깐만.... 뭔가 좀 이상해진거 같은데? 북아일랜드 니네 영국인거 맞지?
북아일랜드 : 의정서에 우리 싸인했잖아.... 우리가 그럼 영국이 아니고 뭐겠음?
영국 : 근데 왜 우리 국민이 너네 땅 갈때 여권이 필요해졌음? 그리고 왜 니네 땅에 자꾸 아일랜드인이 지맘대로 왕래함?
북아일랜드 : 그야 북아일랜드랑 아일랜드 사이에는 사실상 국경이 없으니까.... 북아일랜드랑 아일랜드 사이에 여권이 왜 필요하냐;;;;
영국 : ?!?!?!?!?!?! 너 영국인데 무슨 소리냐 ㅅㄲ야 영국이랑 외국 사이에 국경이 없긴 왜 없어? 그리고 왜 여권 없이 들락거리는건데?
북아일랜드 : 이건 무슨 신선한 개소리임? 우리랑 아일랜드는 EU 회원인거 모르냐?
영국 : 아 맞다.... ㅅㅂ....
이상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북아일랜드는 분명히 영국인데 영국인이 북아일랜드에 방문하려면 여권이 필요해졌고, 아일랜드인이 북아일랜드에 방문하려면 EU회원국 공용 신분증만 있으면 되는 상태가 되버린 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북아일랜드-아일랜드가 서로 같은 문화권으로 동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거임.
북아일랜드인인데 아일랜드에 직장을 얻어서 북아일랜드-아일랜드를 통근하는 사람,
아일랜드인인데 아일랜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니 그냥 북아일랜드로 이사가서 사는 사람,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면서 주말엔 아일랜드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북아일랜드엔 인프라가 부족함)
이런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기 시작한거....
게다가 언어도 같고 문화도 비슷하지, 국경마저 사라지니까 북아일랜드랑-아일랜드가 같은 생활권 안에 들어가버리기 시작함. 둘 사이를 막는 자연국경 같은 것도 없어서 그냥 자동차나 자전거 타고 슥삭슥삭.
심지어 화폐도 유로화로 같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 됨. 재밌는 점은 사실은 이게 원래 EU의 설립 목적이라는 거임.
분명히 명목상의 연합왕국, 즉 영국의 국경은 이건데
실질적인 국경은 이렇게 되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거....
Northern Ireland Life and Times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영연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0년의 54%에서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한 설문에 응한 1,397명 중 63%가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가 통일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민족주의적 정체성을 신고하는 사람들의 증가도 발견했습니다.
이 수치는 2020년 19%에서 2021년 26%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북아일랜드의 사회적 태도를 추적하는 ARK 설문조사는 Queen's University Belfast와 Ulster University 간의 공동 이니셔티브의 일부이며 무작위 표본에서 가져옵니다.
심지어 2022년 BBC 조사에서는 스스로를 아일랜드인이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에 눈뜬 북아일랜드인들이 증가했다는 거임.
영국은 바다건너 저쪽편에 있는데,
바로 옆에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쓰는 나라랑 국경이 사라지면서 영국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영국 입장에선 어지간히 골때리는 현상이 생긴거....;;;;
이 모든게, 꼴랑 2018년에 싸인한 의정서 하나가 여기까지 나비효과로 굴러와 버린거임.
아일랜드 : 흑흑 북쪽의 우리 동포들이여....ㅜㅠ
(2019년 테레사 메이 사임. 보리스 존슨 총리 당선.)
??? : 와 ㅅㅂ................ 개 좆박았네.... 걍 내 임기 중엔 언급도 하지 말고 덮고 넘어가자....
근데 리즈 트러스 총리가 새로 취임하자마자 이런 상황에 칼을 뽑겠답시고 총대를 멤.
무려 '북아일랜드 의정서'를 무효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킴!!!!
심지어 야당인 노동당이 극렬 반대하는 상황에서 여당인 보수당이 과반의석으로 밀어붙임.
북아일랜드의 탈영국화를 막겠다는 고육지책인데....
북아일랜드 : 야이 미친놈들아 니들이 싸인한 의정서를 파기한다고? 우리더러 EU를 탈퇴하고 아일랜드와 국경을 세우라고?
바이든 대통령 : 그래 미친놈들아 벨파스트 협정을 왜 무효화 해? 왜 다시 들쑤셔놓는건데?
??? : 아저씨가 뭔데요
바이든 대통령 : IRA(북아일랜드 독립을 목표로 했던 무장투쟁 단체)의 무장투쟁을 종결시키고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가져온 "벨파스트 협정"이 우리 미국의 중재로 맺어진거잖아. 왜 겨우 달래놓은 북아일랜드를 다시 들쑤시냐고 미친ㅅㄲ들아
??? : 안물안궁 ㅅㄱ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할거임
북아일랜드 : 오냐 니들이 이렇게 치사하고 더럽게 나온다 이거지? EU랑 국경 닫히면 어차피 손가락 빨고 앉아서 망하게 될거 ㅅㅂ 이렇게 된 마당에 이번엔 진짜 독립하고 만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화룡정점은 바로 그 누구도 영국에게 칼들고 협박하지 않았다는 거임.
영국 보수당 집권시기 본인들이 북아일랜드를 영국에 잡아두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한 협정이었음.
오히려 북아일랜드 의정서 체결 당시엔 북아일랜드 내 친영파가 견고한 상황이었고 영국측에서도 북아일랜드를 잡아둘 수 있는 묘수라고 생각해서 진행했던거....
진짜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른다.
첫댓글 ㄷㄷㄷㄷㄷ
ㄷㄷㄷㄷ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북아일랜드가 아일랜드에 같이 있지않고 영국에 있는게 신기함.. 물론 역사적인 부분을 들여봐야 알겠지만ㅎㅎ
인도와 파키스탄이 갈라진 처럼 종교적인 차이도 있고 그동안 누적된 갈등요인이 많아서 그렇대요.
짧은 지식으로 알기쉽게
우리나라에 빗대어 말하자면
잉글랜든 일본이고 아일랜드는 조선
잉글랜드가 아일랜드 수탈하고 사람도 많이 죽이고 했음
우리나랑 다른건 조선은 나라 전체 넘어갔다가 일본 패망후 다시 독립했지만
정치적으로나 강대국들의 힘에 의해서 북한 남한으로 갈라지고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북쪽 지역 친잉글랜드 귀족들이 영국에 붙음
그때부터 아일랜드는 남북으로 갈라지고 북아일랜드가 영국땅이 됨
@흑자생존 그렇다면 아일랜드 입장에서 과몰입을 하자면 지금 형태는 어찌보면 다시 영토를 가져올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재밌네ㅋㅋㅋㅋ
ㄷㄷㄷㄷㄷㄷ
브렉시트가 이런 나비효과를...
이야
ㄷㄷ
ㄷㄷ
저 영국 총리 극우던데
벨파스트 이제 유로써요??
오우 잘봤습니다
진짜 국제정세는 어떻게될지 모름..
바이든이 아일랜드계에 가톨릭인데 영국이 저래버리면 아일랜드랑 북아일랜드 좋은 쪽으로 해주는게 당연하지 않나?
진짜 브렉시트가 희대의 개뻘짓이네
북아일랜드 독립하면 스코틀랜드도 가만있지는 않을텐데...
브렉시트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도 독립하자는 주장이 많았었는데
뻐킹 어이가 없어서 웃기네ㅋㅋㅌㅋㅋㅋㅋ
한 50년 지난 후에 지금 세계역사는 어떨게 기억될까 궁금
너무 재밌당
아일랜드로서는 완전 기회네
근데 본토에서 북아일랜드 가는데 왜 여권이 필요해진 건가유??
영국은 EU 탈퇴.. 근데 의정서로 인해 북아일랜드는 EU에 속함.. 영국이 EU 회원국 갈때는 여권필요...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해있지만 EU에도 속함..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ㅋㅋㅋㅋ
영국이 EU가 아닌데 북아일랜드는 EU라서 아닐까요?
오 개피곤하네요..
스노우볼 엄청나네....ㄷㄷㄷㄷ
ㄷㄷㄷ
북아일랜드 해방전선 80년대만해도 대단히 격렬한 무력운동 하는곳이였음.
와 이게 되돌아가네.. 지금 총리는 그때 테러에 대해서 겪어본적이 없어서 그런가? 엄청 빡센곳인데.
물론 자신들은 해방 독립운동이라고 하기때문에, 이게 테러인지 독립운동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그래도 무고한 민간피해에 대한 해석은 애매할듯.
단순한 독립문제뿐만아니라, 종교와 80년대냉전, 수백년의 식민지배와 이념대립등 엄청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는곳임
ㄷㄷㄷ
와 재밌네요
IRA 부활하면 저 여자 총리 자살 마려워질 텐데... 쟤네 겁나 하드코어한 애들이야.
영국은 복잡해졌네
재밌게 보았습니다
좋네요.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