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인건비 인상 영향
서울 아파트 분양가 작년 40% ↑
공사비 3.3㎡당 1000만원 시대
최근 3년새 전국적으로 건설 공사비가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제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이미 지난해 한해 동안 4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지수(잠정)는 153.37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8%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4%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1월 120.22에 불과했으나 2021년 11월 138.62로 상승했고, 2022년 11월에는 148.84로 올랐다. 지난해 11월(153.37) 대비 3년 만에 27.5% 뛰었다.
유형별로 주거용 건물의 경우 2020년 11월 120.59에서 2023년 11월 152.54로 26.4% 상승했다. 비주거용 건물은 이 기간 118.83에서 151.81로 27.7% 상승했다.
공사비 상승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인상 등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대표적인 건축 재료인 시멘트 가격이 두 차례 인상된 바 있다. 임금도 오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보다 3.95% 올랐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6.71% 상승했다.
이미 분양가는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입주자모집공고 단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23년 4·4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375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분기에는 3.3㎡당 2593만원이었다.
부동산R114 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1년새 1157만원(상승률 44.6%) 뛴 금액이다. 전용 84㎡(33평형) 기준으로 한 채 평균 분양가격이 지난해 1월 8억5000만원대에서 12월에는 12억원대로 상승한 것이다.
분양가는 향후 추가상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원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각종 정책 시행이 예정돼 있어서다. 우선 정부가 올해 30가구 이상 아파트에 도입할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는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공동주택 층간소음 대책 시행으로 인해 공사비는 추가로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한 임원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사비가 올해 3.3㎡당 1000만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 미분양 물량이 폭증하면서 (시장은) 더 침체되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