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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사랑방
 
 
 
카페 게시글
........... 사랑방 나 눔 터 스크랩 여름 휴가
줄리아 추천 0 조회 71 06.08.15 18:17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앞집도 뒷집도 옆집도 ,남들 다 가는 휴가, 우리는 안가?"

"이 더운데 어디로 가?" "그래도  가야지, 다 가는데..."

 

남편 말대로 이 더위에 집 나서면 고생만 할걸 뻔히 알면서도 휴가를 핑계삼아 언제부터 별려온

보고싶은 사람들 만나러 떠났다.

먼저 대전에 들려서 올 봄에 수술 받았다는 소리 듣고도 가보지 못하고, 임ㅇㅇ형님, 그 형님이랑

단짝 친구이고,  임ㅇㅇ형님만큼이나 우리 부부를 아껴 주시는 박ㅇㅇ형님을 만나러 대전을

향해 출발했다.

가는 차안에서 박ㅇㅇ형님한테 전화를 했다. 마침 우리가 가는 날이 생신 날인 임ㅇㅇ형님

생신 축하로 우리가 식사 대접을 할테니 맛있는집을 알아 놓으시라고, 그랬는데 가서 보니

집만 근사한 칼국수 집이었다.

샤브샤브 먹고 그 국물에 해물 잔뜩 넣고 국수 삶아 먹고 그 다음에는 밥을 볶아서 먹고

값도 저렴하고 좋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갔는데 별로였다. 먹으면서 "모처럼 좋은 것 사드릴려고

했는데 왜 이런데로 왔어요?"했더니, 박형님 말씀, "동생 돈 쓸까봐 일부러 싸고 맛있는데

찾아 온거야, 맛있잖아?"하신다.  참내, 모처럼 기분 낼라고 했는데...

마침 생신을 맞은 임ㅇㅇ형님을 축하 해주기 위해 노래방에서,

가운데 안경 쓰고 목에 빨강 손수건 두른 분이 생일의 주인공 임ㅇㅇ형님, 오른쪽에 마이크 잡고

귀여운 표정으로 노래 부르는 분이 박ㅇㅇ형님, 그 옆은 그 날 새로 만난 두 분의 친구분,

맨 왼쪽 분은 내 고종 언니, 말이 고종이지 나하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나한테는 

친동기같은 사람이다.

여기서 잠깐 임ㅇㅇ형님 얘기를 하고싶다.

자식도 남편도 없이 혼자 영세민 임대 아파트에서 사시면서,또  여러가지 병으로 건강도

좋지 않으시면서 동네 청소, 복지관 식사, 어려운 노인들 방문 등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그래선지 좁고 낡은 방안에 감사장도 많고 또 얼굴이 잘 알려진 정치가들이랑 찍은 사진도 많다.

그런데 갈 때마다, 뭐가 그리 좋은지 활짝 웃고 있는 사진 속 사람들을 보면 심사가 꼬인다.

어려운 서민들 살림살이 알기는 하나? 하고,  그래서 언젠가, 내가 한마디 했다.

"이렇게 사진만 찍지 말고, 감사장만 주지말고, 돈이나 좀 주지, 치료비에 보태게"

 

대전에서 하루밤 자고 다음날 청주로 갔다.

청주에는 지난번 선거 때 우리를 위해 많이 애써준 분들이 있어 그분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한달동안 나를 따라 다니면서 몸 사리지 않으며 돌봐 준 두 젊은 엄마, 김ㅇㅇ씨 임ㅇㅇ씨,

적은 수고비에 서운해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돈으로  내 약을 사오고, 많은 위로와 격려로

내게 힘을 실어 준 정말 의리 있는,언제까지 잊지 못할 사람들이다.

두 사람 외에 우리를 보러 온 몇 분들과 보리밥 한그릇으로 더 깊은 정을 쌓고 나중에 다시 보자,

약속하고 어두운 밤길에 문경으로 차를 몰았다.

34년전 내가 새댁일때 살던, 점촌과 문경사이에 있는 작은 동네, 시멘트 공장이 있고,

석탄 광산이 있고 작은 기차역도 있던 주평을 향하여,,,

 

보리밥집에서 본 해바라기, 반 고호가 생각난다.

 

이번에 청주에서 꼭 만나고 싶은 두 사람을 못 만나서 너무 아쉽다.

호스피스 사랑방에 각시 언니님, 행복닷컴에 곰쥐님, 이번에 연락 못해서 미안해요.

하루밤 묵으면 연락 하고 싶었는데 당일로 떠나는 바람에 연락도 못했어요.

바람이 선선해지면 꼭 내려 가서 고맙고 미안하다는 인사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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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08.15 20:41

    첫댓글 줄리아님 밝은 모습과 건강한 삶 누리시는것 확인 되니 , 반갑습니다. 하느님의 가호가 늘 함께하시를 기원 합니다. ^*^)*~

  • 작성자 06.08.16 07:30

    사석님, 이 더위 어떻게 보내세요? 건강은 좋으신지요? 넉넉한 마음씨가 배어있는 사석님 웃음이 생각나요. 더운 여름 잘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 06.08.15 21:34

    요런 해바라기를 보면..저도 반고호를 떠올렸을거여요^^*..오붓한 휴가를 보내고 오셨군요.^^

  • 작성자 06.08.16 07:54

    반 고흐는 젊은 시절, 화가가 되기전에는 목사님이 되고 싶었다는군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인것 같지요? /더위에 건강하시길 빕니다.

  • 06.08.16 07:15

    줄리아님다운 삶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네요. 차분하고 따듯하고 넉넉한... 앞으로도 기쁜 나날 되셔요!

  • 작성자 06.08.16 07:56

    모양만 그래요, 실상은 많이 허술하고 알맹이도 없고 그렇답니다. 그런 저를 늘 이쁘게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 06.08.16 09:36

    아주 알찬 휴가를 보내셨네요. 저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지인들을 찾아 지방순회공연을 하고 싶습니다..고음불가..엇박자...ㅎㅎ

  • 작성자 06.08.16 17:18

    언제 한번 꼭지님 순회공연 보고 싶네요.ㅎㅎ /더운 날씨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더위 먹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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