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소를 기리는 노래
정현종
거리에 여기저기 있는
구두 수선소,
거기 앉아 있는 사람은 한결같이
평화롭다.
마음은 넘친다--
바라보아도 좋고
앉아 있어도 좋다.
작아서 그럴 것이다.
낮아서 그럴 것이다.
그것보다 더한 성소(聖所)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비로소
제자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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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집 앞에서 정현종 시인을 만났다. 아니, 스쳐 지나간 후 누구지 낯익은데... 아하, 좀 일찍 알았으면 인사라도 할 것을 하면서. 이 시는 그러니까 같은 동네 사는 시인이 동네 구두 수선소를 늘 지나다니면서 보고 마음에 새기며 쓴 시이다. 낮은 자리. 작아서.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야 구두 수선소를 제대로 들어 갈 수 있다. 시인은 구두수선소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낮추어야 하는 우리의 키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성소에 들어가려면 낮추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타인을 공경하는 것이다. 마음은 낮추고 무릎은 접어서 키를 낮추어야 한다. 바로 그 자리, 그 자세가 우리의 자리, 제자리라고 말한다. 그래야 평화롭고 마음이 넘친다고. 서양 사람들은 성당에 들어 가면 한 무릎을 굽히고 성호를 긋는다. 한국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