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정부가 현행 주 52시간 근로제에서 주 최대 69시간 근로를 허용하도록 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것을 호주 공영 SBS 가 보도하고 선진국 사례와 비교 분석 했다.
KEY POINTS
한국 20~30대와 여성들, 일과 삶의 균형, 육아에 대한 영향으로 반대한다고 보도
대통령실, 주 60시간으로 조정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저조한 출산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
\한국에 반해 호주, 영국 등 선진국은 '주 4일제' 도입 활발히 논의된 점도 언급
나혜인 피디 : 매주 수요일 세계 속 한국과 호주의 소식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호주 공영 ABC 방송에서 조명한
한국의 저조한 출산율 현상에 대한 문제 짚어봤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조철규 리포터와 함께 알아봅니다. 조철규 리포터 안녕하십니까?
조철규 리포터 : 네, 안녕하십니까?
나혜인 피디 : 호주 언론에서 집중 조명한 한국의 출산율 문제 함께 알아보면서
그 심각성을 저희가 조명해 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 주 첫 번째 소식도 호주 언론에 보도된 한국의 사회현상 준비하셨죠?
조철규 리포터 : 저희 한국어 프로그램에서도 지난주 Daily Overview 시간에서
다룬 내용입니다. 바로 한국의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 문제인데요,
호주공영 SBS 뉴스에서도 집중 보도가 되는 등 해외 언론에서도
연이어 집중 조명을 했다고 합니다.
나혜인 피디 : 그렇군요. 한국 내에서도 뭐 엄청난 이슈로 떠오르고 있죠.
현행 법령상 일주일에 최대 52시간까지만 근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을
최대 69시간까지 늘리는 제도인데, 6일에 이정식 한국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큰 비판이 있었죠.
조철규 리포터 : 네, 우선 호주 공영 SBS는 한국의 고용노동부에서 관련 개편에 대한
발표를 한 후에 노동계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걱정과 우려가 컸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에 태어난 Z세대가 개편안을 비현실적이고
일과 삶의 균형 일명 워라벨을 깨는 제도라고 우려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 한국은 기본적으로 평일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로하는
일반적이고 중간에 점심시간 1시간 빼면 하루에 8시간씩 총 40시간에서
야근이나 초과근로를 고려해 12시간을 추가 허용하면서 52시간으로 규정한 것인데
여기서 17시간을 늘리면 정말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조철규 리포터 : 네, 그렇습니다. 사실상 회사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근로자에게
야근을 더 많이 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한국 대통령실에서도 시선을 인지했는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직전에
69시간에서 60시간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나혜인 피디 : 60시간도 사실 적은 시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하향 조정 검토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희가 지난 시간에 조명한 출산율도
이 근로시간과 궤를 같이하는 문제인데, 근로시간이 길면 당연히 아이를 낳는 게
부담이 되고 또 야근을 하게 되면 아이에게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은 고스란히 직장을 다니는 부모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조철규 리포터 : 그렇습니다. SBS 뉴스도 이 근로시간 개편안과 한국의 출산율을 연결해서
현상을 보도했는데요, 한국의 노조와 야당에서는 이러한 개편안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한국의 출산율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SBS 뉴스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워킹맘들이 초과근무를 휴무로 돌려 육아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해명한 점을 언급했는데요,
여성들은 최대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남성들의 근로시간도 늘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여성들이 나중에 휴무를 육아에 활용한다고 해도 육아 분담 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많다는 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 정말 늘어나는 근로시간 속에서 아이까지 돌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BS 뉴스에서는 타국의 근로시간 개선 방안 사례도 언급했다고 하죠?
조철규 리포터 : 한국의 69시간 근로 개편안과는 상반되는 사례들을 몇 가지 제시했습니다.
특히 대표적으로 호주의 ‘주 4일제’를 향한 움직임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나혜인 피디 : 호주에서도 최근 주 4일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방 상원에서도 주 5일제의 급여와 생산성 수준을 100% 유지한 채 근로시간을
20% 줄인 주 4일제 도입의 필요성을 연방정부에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주 4일제가 최근에 호주에서 실제로 도입된 사례가 있죠?
조철규 리포터 : 호주의 민간 구호 단체인 옥스팜에서는 주 5일 근무제 급여를 유지한 채
주 4일제를 공식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최근 호주 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옥스팜 노동자 140명이 정규 급여를 받으면서 주 4일제를 선택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산별 노사협약을 통해 공식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나혜인 피디 : 주 5일 35시간을 일하던 직원들이
주 4일 30시간 선택해도 보수에 영향이 없다는 이야기군요?
조철규 리포터 : SBS 뉴스는 호주에서 주 4일제를 경험한 근로자들이 효율성, 워라벨,
건강 등 다방면에서 더 만족을 느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사례도 언급이 되었는데요,
영국 약 60개 기업도 3,000명의 직원을 6개월간 주 4일제를 시행했다고 합니다.
3,000명의 대상자 중 96% 정도가 주 4일제를 선호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했고
나머지 4%만이 현행 주 5일제를 선호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나혜인 피디 : 다른 국가에서는 동일 급여를 지급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한국은 어떻게 보면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네요.
조철규 리포터 : 네, 또 벨기에도 올해 초 정규직 근로자들이 하루에 10시간 근로하는 대신
주 4일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법령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또 SBS 뉴스는 아이슬란드,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도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이러한 제도와 비교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 호주 언론에서도 예전에 한국의 발 빠른 배달 서비스의 역기능으로
배달 근로자의 ‘과로사’를 집중 조명한 적이 있는데, 사람이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근로와 휴식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특히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만큼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근로시간을 줄이고
주 4일제 도입을 검토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SBS 뉴스에서 조명한 한국의 69시간 근로제 개편 내용 살펴봤습니다.
조철규 리포터 고생하셨습니다.
조철규 리포터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