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팔부신중과 귀신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귀신 말고 우리에게는 마魔라는 것이 있습니다.
마魔는 귀신과도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보통 악마라고 하는 것은,
범어의 마라mara에서 나온 말입니다.
《보요경普曜經》에 보면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서 성도 하려고 할 때에
마왕 파순은 자기의 네 딸을 보내어
성도를 방해하려고 갖은 유혹을 하였습니다.
이 마왕과 권속들을 마魔라고 하는데,
마왕은 욕계 제6천인 타화자재천의 높은 곳에 살면서
옳은 가르침을 파괴시키는 신이라고 하여
이를 천자마天子魔라고 합니다.
또 이 마魔를 단지 우리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심상의 문제로 파악하여 번뇌를 마魔라고 합니다.
밖에서 오는 마魔를 외마外魔라고 하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장애를 내마內魔라고 구별하기도 합니다.
귀신이건 마魔건 이것들을 물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참다운 신심 있는 불자가 되는 길입니다.
〈유가론〉이라는 논서에서는
마魔의 종류를 네 가지로 들고 있는데,
오음마五陰魔, 번뇌마煩惱魔, 사마死魔,
천마天魔를 4종으로 분류했습니다.
‘음마陰魔’란
마음이 무거워져 가라앉게 되는 나쁜 경계이며,
음마는 덧없이 무너질 몸에 집착하게 함으로써
수행자의 공부를 방해합니다.
‘음陰’은 ‘오음五陰’을 줄여 말한 것이고, 오음은 ‘오온五蘊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음마는 ‘오음마’나 ‘오온마’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오五’는 다섯이고 ‘온蘊’은 쌓아놓았다는 뜻이니,
‘오온’은 다섯 가지 내용물을 모아놓은 무더기인 것입니다.
물질을 모아놓은 무더기인 색온色蘊,
바깥의 경계를 받아들이는 마음작용을 모아놓은 수온受蘊,
수온을 마음속에 떠올려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모습을 그려나가는 마음작용을 모아놓은 상온想蘊,
상온想蘊을 통하여
어떤 알음알이 판단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에 해당하는
마음작용을 모아놓은 행온行蘊,
행온을 통하여 어떤 알음알이 판단을 내리는
마음작용을 모아놓은 식온識蘊,
이 다섯 가지 내용물을 ‘오온五蘊’이라고 합니다.
오온은
결국 중생의 몸과 알음알이 마음작용을 말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지혜를 공부하는데
방해되므로 마구니라고 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받는 중생의 고통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몸이 있으므로 받게 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이 있고,
좋아하는데도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의 괴로움이 있으며,
원한과 증오심이 일어나기에 멀리하고 싶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대면해야만 하는 원증회고怨憎會苦의 고통이 있고,
마음대로 갖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구불득고求不得苦의 괴로움이 있는 것이죠.
이런 괴로움이 많아지는 것을 오음성고五陰盛苦라 합니다.
이 몸과 알음알이 마음작용은 무상하여
그 실체가 없는 것인데도 불구,
중생은 있는 것이라고 집착해 오온에 구속되니,
이 오온이 마구니가 되어 온갖 괴로움이 다 여기에 꼬여듭니다.
오늘은 여기 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2024년 10월 28일 오전 04:53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