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구의 2군사령부 영내에서 복무했습니다.
그래서 휴가나 외박나올때면 집이 있는 서울
까지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교통편이 마
땅치 않아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고속버스? 돈
깨나 들테고 열차도 만만치 않을거란 생각에 고
심을 했었는데... 어느날 일병진급 휴가를 나가
기 며칠전에 고참으로부터 TMO(Train for Mili-
tary Officers = 군장병 전용객차)가 운행중이라
는걸 알게 되었죠...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죠..
그래서 휴가 나갈때 꼭 타보리라 하고 벼르고 있
었죠... 드디어 휴가날.... 간부분들께 신고를 하
고 고참들한테 인사하고 부대 문을 나선후 동대
구역행 514번 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렸습니다.
아직 뭐가 뭔지 몰라서 일단은 여행장병 안내소
에서 시간과 요금등을 물어보았는데... 첫차는 09
시 33분(정확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글구 두번
째 차가 11시 44분에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무료
였구요... 그래서 그 두번째 차를 타기위해 무턱
대고 기다렸습니다.(물론 헌병대 눈치를 욜씸히
살피면서요...)당시 역에 도착한 시간이 보통 09시
40분정도였으니까 꽤 오랜 시간을 죽치고 앉아있
었죠... 그래도 처음 맛보는 사제 공기의 맛에...
마냥 기분은 좋았답니다. 결국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다림끝에 서울행 무궁화 #160열차가 도착했습
니다. 처음에는 열차 전체를 군 전용으로 운행하는
지 알았는데 맨 끝칸(당시 발전차 제외 8량이었으니
, 그리고 상행선이었으니까 8호차였던것 같군요.)
만을 군용으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타본
객차들은 86년형 대우중공업 제품부터, 99년형 한국
철도차량 제품 까지 다양했습니다. 이 일을 시작으로
저는 항상 휴가나 외박을 나올때면 항상 TMO를 타고
다녔습니다. 이 열차를 끄는 기관차들은 7400호대를
2량 중련하여 운행하였습니다. 단골이 7348호와 7490
호였나....?(확실하지 않습니다) 좌석은 자유석이었
습니다. 그야말로 서서가다 자리가 나면 먼저앉는 사
람이 임자였죠. 그러나 그곳에도 성역은 있었는데...
바로 호송관 석이었습니다. 한 상사정도의 계급을
단 간부가 4개 좌석을 독차지 했습니다. 또한 사병들
이 4명 승차하여 차장의 역할을 대신하였죠. 하는일은
열차에 탄 휴가자들이 휴가증은 가지고 있는지 군기가
잡혀있는지(전투모나 고무링, 군번줄 착용여부)확인하
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간혹가다 추석이나 설날에는 객차수를 3량까지 늘려 운
행했지만 턱없이 부족했지요. 어쨌든 정말 한편으론
즐겁기도 하고 한편으론 고되기도 했던 무료여행...TMO
지금도 그 열차에 몸을 싣고 무한정 달리고 싶지만....
민간인 신분인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정말 그때가
그립군요....
참고로... 서울역 도착시간은 15시 42분이었습니다.
(3시간 58분소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