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또는 스승
김 난 석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아들 텔레마코스를 멘토에게 맡기고 떠난다. 전쟁은 장장 10년이나 지속됐지만 멘토는 텔레마코스를 잘 보살피게 된다. 이에 연원하여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를 멘토라 하고,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자를 멘티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다.
이건 서양의 이야기지만, 우리에겐 오래 전부터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가 있다. 그런 가르침의 관계가 제도적으로 발전해 교사, 교수라는 직함이 생겨났지만 그보다 선생님이나 스승님이란 말이 더 정감 있는 표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의 고교시절을 되돌아보면 영어선생님 중에 특이한 분이 계셨다. 수업시간에 영어 몇 문장 해석해주신 뒤에 나머지 시간엔 자습을 하라 하셨다. 그 어려운 영어공부를 한 시간 내내 하기보다 자습시간을 주시는 선생님을 고마워했던지, 대개는 낄낄거리며 잡담이나 하는 분위기였던 기억이다. 나도 별 불평 없이 받아들이면서 도서실에서 빌려온 책을 읽는 데에 시간을 보냈으니, 이게 몸에 배었던지 대학에 들어가서는 강의를 꼬박꼬박 듣기보다 개론강의가 끝난 뒤엔 도서실에 틀어박혀 내가 독서계획을 세운 책들을 읽는 게 나의 학습태도였다. 그러다 보니 그게 잘한 일이 아니었을 뿐더러 스승이라 할 분이 그리 많이 떠오르질 않으니 이게 나의 비극이기도 하다.
나의 대학시절은 가정교사 시절이기도 했다. 전반기엔 소위 입주과외 생활을 했고, 후반기엔 학우들을 모아 그룹스터디를 하면서 고등학생도 참여시켜 가르쳤다. 그런 과정에 학우들은 하숙비를 내고 나는 무임승차였으며, 나는 고등학생들로부터 과외비를 받아 학비와 용돈으로 썼다. 그 학우들과 학생들이 모두 사회에 진출해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지만, 당시의 나는 선생이라고도, 스승이라고도, 교사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러면 멘토였다고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시대의 지성이라 할 이어령 선생이 투병 중이다. 대학교수로, 문학비평가로, 고급관료로, 저술가로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얼마 전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은 실패한 인생이라 했다. 왜냐고 물으니 동행자를 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내가 있고 자식이 있고 숱한 제자들이 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런 건 누구나 다 있는 것이고 진정 자기와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대답이지만, 나는 진정 나와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진정으로 나를 멘토라 불러주는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말이다.
첫댓글 내 글을 읽고 이 글을 쓰셨다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평생 누구를 가르켜 본적이 없습니다
하다모태 대학생때 가정교사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가정교사를 할 실력도 못됬지만 그당시 가난한 인천 용현동에 자기아이를 가르켜달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내생애에 제일 안타깝습니다
가정교사란 높은 실력이 없으면 안되는 직업입디다
그런의미에서 석촌 선배님 대단합니다
내아들들은 업무상 교육을 시키는 일이 가끔있다고 합니다
나는 교육은 무조건 재미있게 하라고 말합니다
재미있었던 교육이 기억에 남기 때문입니다
석촌님의 고교때 영어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라고 할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선생님은 열심히 잘 가르키는게 우선이지요?
좋은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서람은 형편이 다 다르니
똑같이 살 수는 없지요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고요.
저는 가정이 여유 없어서 기ㅣ정교사를 했을 뿐이지만
제 사정이 그러니 맟춰 살았던 거지요.
세상 모든 사람중에, 참으로
자신과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는 분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훌륭한 스승이나 남에게
충실한 멘토가 될 수 있는 것도
나 스스로 능력이 안된다는 것을 일찍 깨닫고
함께 충실히 어우러질 수 있는 착한
사람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하긴 자신이 할 나름일 겁니다.
이어령 선생이 투병중이시군요. 예전에 선생께서 신문에 연재하셨던 흙속에 저바람속에를 열심히 읽던 생각이 나네요. 이 시대의 멘토가 한 분 한 분 사라지네요. 아쉽습니다.
네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얼마 전까지 현재의 정치현실도 걱정하더니
이젠 그런건 접으셨데요.
이어령 선생께서 함께 걸어갈 사람이 없다 하시고
석촌님도 함께 걸어갈 사람이 없다 하시고
따져보니 저도 함께 걸어갈 사람이 없는것 같습니다
과연 함께 걸어갈 사람이란 어떠한 사람인지요
저도 알듯 모를듯 합니다
그분은 하나님을 모시는 분이니
외롭다는 뜻은 아닐테고
학문적 후계자를 그리워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얼마 전에 이어령 선생님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났습니다.
읽고 잊어 버리니까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건강하신 줄 알았는데 투병 중이시군요.
소설 속에는 삼촌이나 선생님이 인생의 멘토가
되기도 하던데 저 역시 그런 건 없었습니다.
석촌님의 해박한 지식에 연륜이라면
멘토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이구우 범부일 뿐인걸요.
그래도 알아주고 따라주는 한두사람이 있었으면 하는데요
물론 외로워서 찾아오는 사람이야 누구나 몇몇이 있는 법이지요.
함께 걸어갈 사람이 없다는 말은 아무래도 학문적.
국가관에 있어서 동질성 있는분들이 없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건강 하시고요..
너무 우뚝해서 그럴수도 있을겁니다.
우리 수필방에서 석존님이 멘토입니다
아이구우 부끄부끄.
오디세우스~ 멘토!! 얼핏 들었었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히 기억해 두겠습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란, 생각,뜻,의지, 철학,
행동, 사고방식 등 이런것이 맞아야 하는건지~
추구하는 가치관이 같은 방향이어야 하는건지~
아리송 합니다
어차피 그런 사람은 없으니~
' 무쏘의 뿔처럼 혼자가라~~ ' 법구경인가 어디
경전에 있다든데,, 죄송합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건 좌우로 흔들리지도 않고 분별심도 없이 중도의 길을 가라는건데요
그러면 범부들이야 고독하고 외롭기도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