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平和)란 것은
서문곤
친구야!
내 고향 후배가 있는데
피난민 아버지 고향은 황해도
어머니는 전라도분으로
누나와 동생 둘 여섯 식구가 있었어.
아버지는 건설 노동자로 열심히 일하고
어머니는 알뜰살뜰 가족을 챙겨서
큰소리 하나 없는
화목하고 평온한 가족 분위기였지.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되던 날
기분 좋게 술을 마신 아버지에게
아이들 육성회비 때문에 생활이 빠듯한데
정신 좀 차리자고 잔소리를 한 탓에
처음으로 작은 다툼이 있었지.
그날 이후로
예민해진 부모님은 예전과 달리
작든 크든 사사건건 큰소리로 충돌했고
때로는 몸싸움도 더러 했었지.
그렇게 그렇게 여러 해를
잦은 다툼을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무섭고 위태로운 분위기에 눌려
가족 모두 힘겹게 지낼 때
KBS에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눈물로 여러 날 계속되던 어느 날 저녁
아버지의 흥분이 극에 달해서
살림을 부수고, 주먹을 휘둘렀었어.
이런 불행한 일로 인해
누님은 집을 나가 행방불명이 됐고
어머님은 병을 얻어 몇 년 후 돌아가셨지
어린 나이에 막아서던 후배는
지금도 보청기를 끼고 다니지,
지금도 가끔 후배를 만나면
내가 좀 더 컸었더라면
아버지를 이해시켜 폭력을 막았더라면
내가 엄청 힘이 세서
아버지를 힘으로 눌러 주저앉혔더라면
우리 가족은 평화롭게 살았을 텐데......
이렇게 괜한 푸념을 하곤 하지.
후배 생각을 하니 찹찹하구나.
친구야!
“삶은 소 대가리”를 안주 삼아 술 마시러 가자
한 병, 두 병, 아니 세 병, 취할 때까지
오늘은 내가 살게.
첫댓글 평화(平和)란 것은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오 시인님 ! 감사합니다
'술 마시러 가자'
'취할 때 까지'
'오늘은 내가 살게'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겨울 바람 차갑지만
따뜻이
훈훈스레
고운 하루 되세요 !!
좋은글 감사 합니다
그냥 스쳐가는 바람에 허무한 마음만 커질 뿐 .........
의미 없는 인사에 감사 드립니다.
분단 국가,
공산주의를 마주한 민주 국가가 진정한 평화를 하고자 하면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한 가정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 랍니다
굴욕적인 저자세로 만든 평화는 평화가 아닙니다.
북한의 힘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으로 억누른 평화가
국민과 국가를 편안하게 하는 진정한 평화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