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 두번은 없다, 지우개 달린 연필, 하나님의 아픔 외
한남대학교 전 총장 김형태 장로님이 한교선 단톡방에 공유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담 쟁 이 / 도종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연탄 한 장/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 위 두 편의 시는 많이 읽히고 애송되는 시이다. 함께 소감을 나누어 보자 )
■ 자본주의 1/ 윤재철■
은행나무에 올라가
은행나무를 흔들어
노란 은행잎을 미리 청소하는 아저씨
거름으로 돌아갈 것이
쓰레기가 되는
고통스러운 쓰레기가 되는
이 도시의 허구를
사람들은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나간다
"쇼는 끝났습니다.
낙엽은 이제 쓰레기입니다."
즐거움이 없어지면 쓰레기가 되고
기능이 다하면 쓰레기가 되고
헌 것은 무엇이든 쓰레기가 되는
사람이건 집이건 옷이건
자동차건 컴퓨터건 텔레비전이건
모두 쓰레기가 되는
쓰레기가 많아야 장사가 되고
쓰레기를 자꾸 만들어야 돌아가는
하이테크 쓰레기의 논리
자본주의의 허구를
사람들은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나간다
혹시 나도 쓰레기는 아닐까
언젠가는 나도 쓰레기는 아닐까.
(** 공수신퇴(功遂身退)란 말을 생각해보자.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
바람이 대숲에 불면 사각사각 소리를 내다가도
바람이 지나고 나면 이내 조용해지고, 겨울 호수 얼음판 위로 기러기가 날아가면 잠시 호수위에 그림자가 생기지만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이내 그림자도 사라지고 말듯이, 사람도 현직에 있을 땐 최선을 다해 일하다가 임기가 끝나면 공적만 남겨놓고 홀홀히 떠나 그곳에서 사라지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이다. (노자/도덕경)
■ 두번은 없다 ■
두번은 없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누구나 준비없이 와서
연습도 못하고 살다 떠난다
세상에 나 같은 바보가 없다 해도
세상에서 내가 가장 바보라 해도
여름이나 겨울 학기 재수강은 없다
이 과목은 딱 한번만 개설되니까.
어제와 똑같은 오늘은 없다
환희로 가득 찼던 밤이
똑같은 방식, 똑같은 입맞춤으로
두 번 되풀이되지 않는다
어느 날 어떤 한가로운 목소리가
우연히 당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나는 향기 진동하는 장미 한 송이가
방 안에 던져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음 날 당신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시계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장미? 장미라고? 그게 어쨌단 말인가 ?
그게 꽃인가 ? 돌인가?
왜 우리는 덧없이 흘러가는 날을
쓸데없는 불안과 슬픔의 눈으로 보려는 걸까?
시간이란 한 곳에 머물지 않는것
오늘은 지나가 버린 어제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미소짓고 입맞추며
별 아래 동일한 운명을 찾고자 한다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두 개의 물방울처럼 서로 다름에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폴란드의 시인/1996 노벨상 수상자)
[ 거울을 보며(覽照)/소순흠(蘇舜欽)]
" 무쇠같은 얼굴, 푸른 수염, 번뜩이는 눈매,
세상 아이들이 이걸 본다면 질겁할 테지.
이 몸 나라에 바쳐 오랑캐 평정하리라 맘 먹었거늘.
때를 못 만났으니 물러나 농사나 지어야 하리.
문장 좋아한다고 할 정도는 못 되어도,
붓과 먹을 가까이 했고,
스스로 병 많음을 탄식해도,
마음만은 더없이 풍족했지.
한평생 내 심지는 별처럼 밝았건만.
아, 녹슨 청동거울에야 그것이 어찌 밝게 비치리오."
(**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거짓이 없다. 몸 바쳐 외적을 평정하리라는 결심, 일평생 견지해온 공명정대한 마음.
그러나 이대로 초야에 묻힐 수 밖에 없다
시인은 그 불만을 거울 앞에서 조용히 삭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결연한 외침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별처럼 밝은 그 심지를 녹슨 거울이 어찌 제대로 비춰줄 수 있었겠나?
'문장 좋아한다고 할 정도는 못 된다'는 겸양과는 달리 소순흠(蘇舜欽/1008~1048)은 북송 시문계의 혁신을 주도한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심지어 대문호 구양수(歐陽脩)까지도 " 나이는 나보다 어리다 해도 문장과 학습에는 내가 오히려 뒤떨어진다"고 칭송했을 정도다./이준식/성균관대 교수)
■내려놓음/ 자기비움■
하늘도 구름을 버려야 파래집니다.
"헛것인 줄 알았으면 버리세요.
헛것을 버리면 그것이 곧
깨달음이고 해탈입니다.
(원각경)
[ 스스로 만드는 감옥 ]
1. 자신의 좋은 면만을 보려는 한정된 감옥
2. 다른 사람들의 가장 나쁜 면만을 보려는 부정적인 감옥.
3. 오늘과 내일을 암담하게 전망하면서 쓸데없이 걱정하는 근심의 감옥.
4. 지난 것은 모두 아름답고 오늘은 초라하게 생각하는 향수의 감옥.
5. 다른 사람의 것을 부려워하는 선망의 감옥
6.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싫어하는 증오의 감옥.
(로이드/ K. F. Loyd)
[들을 때 행복한 말들]
사랑해요/고마워요/잘 했어요/ 당신밖에 없어요/ 도와드릴께요/ 잘 될 거예요./믿음직스러워요/ 당신 곁에 제가 항상 있을께요/ 속상해하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
(리처드 칼슨)
** 사랑을 시작할 땐 내일만 보이고,
사랑을 하고 있을 땐 오늘만 보이고,
사랑이 끝났을 땐
어제만 보인다.
(J. S. 오데이)
**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
[가르침엔 귀천이 없다]
孔子의 선조는 명문 귀족이었으나 점점 쇠락하여 그의 부친은 겨우 하등 무관을 지냈다.
그의 부친의 정실 부인은 아들이 없이 딸만 9명을 낳았기에 가계를 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소실한테 낳은 자식이 있었으나 모두 죽고 아들 하나만 남았는데 그 또한 외다리 장애아였다.
드디어 그의 부친은 64세 때 16세의 처녀를 소실로 맞아 낳은 아들이 바로 공자였다.
사마천은 <史記>에서 이 혼인을 '野合'이라고 했는데 신혼으로 여자를 맞아들였다면 정실은 아닐지라도 역시 부인인 것이다
孔子는 세살 때 부친을 잃었는데 그때 그의 모친은 겨우 20세였다
공자는 큰 어머니와 이복 형제들의 배척을 받았고 얼마후 결국 집을 나와 모자끼리 의지하며 살았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예의범절을 배웠고 손재간도 있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겸손과 근신을 배웠고 서민들의 질고를 체험하며 자랐다.
그래서 '가르침에는 귀천의 구별이 없다'(有敎無流)는 교육사상을 일찍부터 체득한 것이다.
풍랑을 겪어야 명선장이 길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순금 제련도 뜨거운 불의 고난을 겪어야 하듯이 말이다.
[ 이런데도 정전선언 하자고 ?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개월간)북한의 무력 도발 현황을 보자.
* (5.12) 평양 순안. 단거리 미사일 3발 발사.
* (5.25) 평양 순안
ICBM 1발.KN--23. 2발 발사(1발 실패)
* (6. 5) 북한 내 4곳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 발사.
* (6.14.)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 발사.
* (7.10) 서해상으로 방사포 2발 발사.
* (7.11) 서해상으로 방사포 발사.
* (8.17.) 평남 온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 발사.
이런 상황인데도 종전선언을 하자는 사람이 있었다.
하나님의 일과 중 하나는 전쟁이다. 구약에 나타났던 전쟁이 지상전이라면 계시록에 나타날 전쟁은 천상전이다. 지상이든 천상이든 하나님의 경륜이 빠진 전쟁은 있을 수 없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다" 평화의 근본이신 하나님,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께서 왜 전쟁을 허락하시는가 ?
지상이든 천상이든 전쟁은 인간에 대한 심판용이다.
사탄과의 싸움이 성경적 의미다. 구약의 그 많은 전쟁들을 보라. 하나님과 사탄의 싸움(육신세력)이 아니던가 ?
사람은 사랑하되 그 속에 있는 사탄은 철저히 없애야 한다.
이스라엘이 패할땐 항상 이스라엘을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회개촉진용 (채찍)이 있었다.
지상전은 이념이 다를 때 전쟁을 한다.
자유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고 전쟁한다.
같은 이념 집단 이라도 욕심이 지나치면 전쟁이 일어난다.
전 세계가 경험한 세계 제 1차 , 2 차 대전을 생각해보라.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뻗쳐져 있는지?
세계에서 가장 컸던 십자군 전쟁(1090~1272/ 8차에 200년간)까지도 명목은 하나님을 위한다고 했지만 내용은 철저히 인간들의 욕심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전쟁을 통해서도 이 세상을 통치, 관리하고 계신다.
(이기경/하나님의 하루)
[양배추 절임-- 비타민 C]
대항해 시대에 선장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선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었다.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은 1768~1779년 세차례의 항해를 통해 남극과 북극 호주 남쪽, 아르헨티나 남쪽, 아메리가 북서부 해안, 시베리아 북동 해안 탐사 등 32만km(지구~달까지의 거리)를 항해하며 호주와 하와이도 발견했다
그의 항해는 유럽이 세계를 장악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선원들의 사망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위생을 위해 침구와 의복을 정기적으로 세탁시키고, 식초로 배 바닥을 닦고, 유황불로 선실내 공기를 소독했다. 선원들에게 목욕을 강제하여 북극의 추운 날씨에서도 목욕을 시켰다.
당시 선원들의 사망 원인 1위는 괴혈병이었다.
이 병 때문에 원양 항해를 마치고 나면 선원의 절반 이상, 심할 땐 75%가 죽는 일도 있었다.
사람들은 비타민 C 부족 때문이라는 과학적 설명은 못해도 경험상 감귤류 같은 특정 식품이 괴혈병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임스 쿡 선장은 항해 때마다 괴혈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진 양배추절임(샤워크라우트)을 3,000kg 넘게 배에 싣고 다니며 선원들에게 먹이려 했다.
하지만 선원들은 익숙하지 않은 이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으려 했다
그래서 쿡 선장은 절묘한 방안을 생각해냈다.
장교들에게만 양배추를 지급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자 전날까지도 양배추는 죽어도 안 먹겠다고 버티던 선원들이 돌연 왜 자기들에게는 양배추를 주지 않느냐고 아우성을 쳤다.
이후 쿡 선장의 항해에서는 적어도 괴혈병으로 죽는 사람은 없었다.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만 있는게 아니다.
'지도력'이란 지(指/방향감각. 목표설정)와 지(智/지혜, 아이디어, 창의성, 설득력)를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제임스 쿡 선장같은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Wisdom/주경철/22.8)
■ 지우개 달린 연필 ■
야구에서 강타자라고 하는 선수는 대부분 스트라이크 아웃도 많이 당한다. 홈런 타자치고 타율이 높은 선수는 거의 없다. 미국의 베이브 루스(1895~1948)는 세계 야구계에 신화적인 존재로 통산 714개의 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아웃도 1,330회나 당했다.
이처럼 실패가 있기에 더 멋진 성공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아기가 스스로 걸어다니기 위해선 약 3,000 번 이상 넘어지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보아왔다.
크게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실패의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실패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자. 실패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실패나 시행착오도 다른 의미의 성공인 것이다.
예전에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라는 유행가가 있었다. 사랑은 연필로 써야 한다. 시행착오가 있을땐 곧 지우고 다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도 인간이 잘못을 회개할 때마다 우리의 잘못을 깊은 바다속에 넣고 기억도 안 하시며.(미 7:19) 구름과 안개의 사라짐같이 다 흩어 버리신다(사 44:22)
그래서 어떤 잘못이나 실수도 진심으로 회개만 하면 동(東)이 서(西)에서 먼것처럼 우리로부터 멀리 멀리 분리시켜 주신다.(시 103:12)
사랑의 지우개로 다 지워주시는 것이다
우리도 사랑을 쓰기 위해 연필을 사려면 지우개가 달린 연필을 사도록 하자.
잘못된 것은 즉시 즉시 지워가며 살자.
(** To err is human, to forgive divine./ 인간은 실수하게 돼있고, 하나님은 용서하게 되어있다.)
[하나님의 아픔 /이기경]
하나님의 하루 일과 중에는 '아파하시는 고통의 시간'도 있다.
일본의 신학자 키타모리 카조(Kitamori Kazo)는 <하나님의 아픔> 이란 책을 냄으로 하나님의 본성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카조의 눈에는 1945년 8월에 미국이 던진 원자폭탄 두 방(히로시마/나카사키)으로 인해 그토록 고통 당하는 일본 사람들의 눈물을 보면서 하나님의 아파하심을 느꼈다.
전쟁 자체는 언제나 아픔이다.
어쩌자고 일본은 또 미국을 먼저 공격했는가 ?
하와이섬의 진주만을 가보라. 미국은 아직도 일본이 침몰시킨 미국 항공모함 '아리조나호'를 바다 밑에다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대로 그때의 아픔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성경을 보면 동방의 의인 욥(Job) 이나 선지자 예레미아 에게서도 하나님의 아파하심을 만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하나님을 배신할 수도 있는 그 자유를 주신 것이다. 그 인간이 바로 하나님을 배신할 걸 아시면서도 말이다.
그런 자유를 주신 것도 아픔이요, 주시지 않았다면 그 또한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아파하셨을 것이다.
부모들에게는 사랑하는 자식에게 째찍을 가하는 것도 아픔이요, 그냥 묵인하고 넘어가는 것도 아픔이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로 인하여 아파하고 계실 것이다.
[ 살 고 파 라/육명길 ]
나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 왔는가 ?
스스로 묻고 또 물으며
걸어가고 있는데
태양빛이 쨍쨍 쬐는 아스팔트 불판에
지렁이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었다.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일어났다
힘 없는 지렁이를 보는 순간
풀숲 그늘 속으로 옮겨 주었다
천하보다도 귀한 생명에게
주의 복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하나님은 겸손과 공평을 원하신다(시 51:7 /시 82: 2, 7)
새 정부는 국민들의 우정어린 경고를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하나님은 용서하실 수 있다./부디 轉禍爲福이 되기를..... )
■아버지는 언제 우는가■
늙은 아버지가 홀로 되면 주위에서 혀를 찬다. 이를 어쩌나, 혼자 어떻게 살아가시나. 하지만 아버지들은 자식들의 권유를 외면한다.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독거'(獨居)를 고집한다.
이때부터 아버지는 '독거노인'이 된다.
낯설고 불편한 노년의 초입.이때부터 아버지는 '신인류'다 아버지의 아버지처럼 살 수 없고, 자식들처럼은 더더욱 살 수 없는, 노년은 말 그대로 새로운 세대다.
반면, 늙은 엄마가 홀로 되면 안타까움이 덜하다.
이제 맘 편하게 사실 수 있겠다며 주위에서 용기를 북돋워주기도 한다. 늙어 홀로 된 엄마는 갑자기 독립적인 삶의 주인공이 된다.
과연 그럴까 ? 늙어 홀로 된 아버지는 늙어 홀로 된 남편이자 남자이기도 하다. 늙어 홀로 된 엄마도 마찬가지다. 늙어 홀로 된 아내이자 여자다.
하지만 '1+1의 삶'을 파먹고 자라난 자식들은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으며, 늙은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아버지에 대한 심리적 거리는 더 멀다. 그래서 아버지 우는 모습은 때로 희극으로 받아들여준다.
홀로 된 아버지가 세상 모든 신을 호명하는 기도가 내게는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49일간 운다고 해도 아버지의 후회와 반성은 말끔히 씻겨나가지 않으리라.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아내를 배웅하는 늙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속내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아들은 희한한 기도를 올리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하하하' 하고 웃은 다음에, 홀로 된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나눈 다음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달려간 다음에, 엄마를 잃고 독거노인을 얻은 아들은 '아아아' 하고 통곡했으리라.
(이문재/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