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 삽화가 담긴 달력 제작 프로젝트 펀딩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당초 펀딩의 주요 목적이었던 ‘유기견 단체 지원 계획’ 문구가 하루 만에 삭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모금 3일만인 11일 오후 11시 현재, 후원자는 3000명이 넘었고 모금액도 목표 금액(2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8100여만원(약 40배)이 모였다.
펀딩은 지난 8일 ‘프로젝트 다다’(이하 다다)가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플랫폼 ‘텀블벅’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다다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을 정부에 반환한 이후 유기견 지원 펀딩이라 논란이 있었다.
다다 역시 펀딩 소개 글에 “이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을 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중에 진심이 호도(糊塗)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기견 단체 기부 계획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평온하고 담담하고 따뜻한 일상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이 프로젝트에 담았다. 그 마음을 유기 동물을 보듬고 보살필 수 있게 유기견 단체에 보낸다.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보호단체인 ‘꼬순내 지킴이’와 ‘유기견 없는 도시’ 두 곳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구는 펀딩 시작 하루만(지난 9일)에 삭제됐다. 대신 “펀딩 첫날 기재한 기부 계획은 텀블벅 규정 위반(기부금 모음이나 홍보 목적일 경우)으로 삭제 조치되었음을 알린다”로 바뀌었다. 실제 ‘텀블벅 심사 기준’에 따르면 “다른 곳에 후원금을 기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금하는 프로젝트는 개설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와디즈 등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기부 목적 펀딩이 가능하지만, 텀블벅은 “텀블벅의 기본 취지는 창조적인 시도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는 규정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다 측 관계자는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텀블벅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처음 소개글을) 올렸다”며 “지난 9일 텀블벅에서 연락이 와 삭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펀딩 목적 달성 후 남는 금액을 기부하는 것은 창작자의 재량"이라며 “대표(다혜)는 당연히 본래 계획대로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텀블벅 서비스 이용약관 제19조(창작자의 의무와 책임) 4항엔 ‘창작자는 수령한 기금액을 프로젝트 창작의 목적 달성 및 발송을 위한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게시한 내용과 다르게 이행하는 경우 후원자로부터 법적 청구를 받을 수 있다’고 돼 있어 향후 실제 기부를 해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삽화 달력에 대한 잡음도 생겨나고 있다. 달력 삽화가로 소개된 페블깨비라는 인물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지자라는 이유에서다. 페블깨비의 트위터 친구 목록엔 이 전 대표와 윤영찬 의원 및 이낙연 지지층인 더레프트ㆍ백광현 등이 있다.
이에 재명이네마을ㆍ클리앙 등 친명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달력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취소 독려가 쏟아지고 있다. “똥파리와 손잡은 문다혜는 선 넘었다”, “이재명 대표를 비방하는 무리에게 단 한 푼이라도 가면 안 된다” 등의 비난 글도 올라왔다.>중앙일보. 김준영 기자
출처 : 중앙일보. 8100만원 모인 文 반려견 달력…'기부' 문구 삭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