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과 혈압 건강을 생각한다면 자몽과 포도, 오디에 풍부한 식물성 항산화 성분을 눈여겨볼 만하다
혈압이 높아지고 혈관이 딱딱해지는 과정에는 체중과 나트륨 섭취뿐 아니라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혈중 지질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준다. 이때 자몽과 포도, 오디처럼 색이 진한 과일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등 혈관 건강과 관련해 연구돼 온 식물성 성분이 풍부하다. 질병관리청 역시 심뇌혈관질환 예방 식사에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자몽은 나린진, 포도는 레스베라트롤과 포도 폴리페놀, 오디는 안토시아닌이 대표적인 성분이다. 세 과일은 서로 다른 영양 성분을 가지고 있지만 혈관의 산화 부담과 혈중 지질을 관리하는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디는 안토시아닌 덩어리…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특히 주목받는다
검붉은 오디의 핵심 영양 성분은 안토시아닌이다. 농촌진흥청이 국내산 오디를 분석한 결과 100g당 평균 안토시아닌 함량은 약 420mg으로 확인됐다. 오디 약 60g이면 연구에서 지질 개선 효과가 관찰된 하루 평균 안토시아닌 섭취량 240mg에 해당하는 양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안토시아닌은 보라색과 검은색 과일에 많은 항산화 색소 성분이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총 2,788명이 참여한 임상 연구 41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안토시아닌 약 240mg을 섭취했을 때 혈중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안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제철 오디를 생과로 먹거나 냉동 오디를 무가당 요거트에 곁들이는 방법이 좋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안토시아닌과 심혈관질환 위험 지표의 관계를 직접 종합 분석한 사례가 있다. 연구진은 2023년 6월까지 발표된 국내외 안토시아닌 관련 임상 연구 336건 가운데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41건, 총 2,78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안토시아닌 약 240mg을 섭취했을 때 혈중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됐으며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세 과일은 주스보다 과육 그대로 먹고 매일 조금씩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혈관 건강을 위해 과일을 먹는다면 설탕이나 시럽을 더한 주스보다 생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자몽 반 개 정도를 먹고 오후 간식으로 포도를 소량 덜어 먹거나, 오디 한 컵 안팎을 무가당 요거트에 곁들이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선택하고 단 음식의 섭취 횟수와 양이 많아지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혈압 관리가 목적이라면 과일만 추가하는 것보다 짠 국물과 가공식품을 줄이는 습관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좋다. 자몽의 플라보노이드와 칼륨, 포도의 폴리페놀, 오디의 안토시아닌처럼 서로 다른 성분을 다양하게 섭취하면 한 가지 과일만 계속 먹는 것보다 식단을 구성하기도 쉽다.
포도는 레스베라트롤과 폴리페놀이 풍부하다…혈관을 보호하고 혈압 관리에 힘을 보탠다
포도 껍질의 짙은 색에는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이 레스베라트롤이며 보라색 포도에는 안토시아닌도 함유돼 있다. 이 같은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관 내피 기능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연구돼 왔다. 최근 포도 폴리페놀 관련 연구들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일정 기간 포도 폴리페놀을 섭취했을 때 염증 지표가 낮아지고 수축기 혈압이 약 3.17mmHg 감소한 결과가 소개되기도 했다.
포도를 먹을 때 알맹이만 골라 먹기보다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먹으면 포도 껍질에 집중된 폴리페놀을 함께 섭취하기 좋다. 다만 포도는 단맛이 강해 한 송이를 한꺼번에 먹기보다 한 번 먹을 양을 덜어 섭취하는 것이 혈당과 체중 관리에도 유리하다.
자몽의 나린진과 비타민C는 혈관의 산화 부담을 줄이고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준다
자몽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만드는 대표 성분 가운데 하나가 나린진이다. 나린진은 감귤류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계열 성분으로 항산화 작용과 혈관 건강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여기에 자몽에는 비타민C와 칼륨도 들어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관리와 혈압 조절에 중요한 무기질이며 질병관리청도 혈압 관리를 위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리는 생활습관을 안내한다.
실제 감귤류 섭취와 혈압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감귤류를 자주 먹은 집단의 혈압이 평균 3.4mmHg 낮게 나타난 결과도 소개됐다. 자몽은 주스에 설탕을 더해 마시기보다 과육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다만 일부 고혈압약과 고지혈증 치료제는 자몽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 해당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약사나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