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도 외면한 고르비 장례식..마지막길 배웅한 이사람의 정체는
김덕식입력 2022.09.04. 18:30수정 2022.09.04. 19:
모스크바서 장례식 엄수
우크라 침공 비판한 언론인
영정 들고 운구행렬 이끌어
수천명 추모..푸틴은 불참
2007년 옐친 서거와 달리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아
2021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3일(현지시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노보데비치 묘지로 가는 운구 행렬을 이끌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고(故)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엄수됐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운구 행렬을 이끌었다. 199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임종 직전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이번 장례식의 메시지는 '평화'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AP·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스크바 도심에 있는 '하우스 오브 유니언' 필러홀에서 거행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수천 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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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들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이 놓인 관 앞에 장미와 꽃다발을 헌화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의 외동딸인 이리나와 두 손녀가 곁을 지켰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은 노보데비치 묘지로 운구돼 1999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여사 옆에 안장됐다. 철의 장막을 걷어내고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당뇨와 심장 질환 등으로 인한 오랜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장(國葬)으로 치러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가 경호와 의장대를 지원하는 등 국장급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영국 BBC는 러시아 정부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지 않았다며 "현 러시아 지도부가 고르바초프의 유산을 기리는 데 거의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 지도자 가운데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은 장례식은 1971년 니키타 흐루쇼프가 마지막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장례식에 불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업무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그에 앞서 지난 1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있는 모스크바 중앙임상병원을 개인적으로 찾아 헌화했다.
외국 지도자 중에선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유일하게 장례식에 참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러시아의 처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측에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AP통신은 수수하게 치러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2007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푸틴 대통령이 국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가 애도일을 선포한 것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독일 수도 베를린에는 조기가 걸렸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고르바초프는 동독 공산 정권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서독의 흡수통일을 사실상 묵인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