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에 이어 88년이 용의 해였다. 그 전 해의 민주화열기를 고스란히 계승한 무진(戊辰)년의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2, 은메달 10, 동메달 11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특히 24살 용띠인 김재엽(유도), 김광선(복싱), 양영자(탁구) 등이 메달 획득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이 해 올림픽은 16년 만에 동서양 진영 160개국 10334명이 참가해 이념과 인종의 벽을 넘어 화합을 이룬 세계사, 한국사의 쾌거로 기록됐다. 한국은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잠룡 역할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2000년 경진(庚辰)년은 새천년의 문을 연 해다. 남북분단 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이 열려 6.15남북공동선언이 나왔다. 남북 이산가족 200명이 서울과 평양에서 반세기만의 상봉도 이루었다. 그리고 이제 12년 만에 다시 용의 해, 임진년을 맞았다. 선거라는 물을 통해 용으로 승천하려는 이들이 지금 전국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아무리 용꿈을 꾸어도 그것이 거짓, 술수와 관련됐다면 개꿈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용은 무엇보다 불의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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