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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성호준
관심
올해 출시된 드라이버의 화두는 관용성이다. 빗맞아도 제대로 친 것 비슷하게 간다고 한다. 테일러메이드와 핑은 물리학 숫자를 내세웠고 캘러웨이는 인공지능을 이용했다고 광고한다.
관용성이 높다는 건 실수해도 용서해 준다는 뜻이다. 일관되지 못한 스윙을 비교적 일관되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다.
따라서 관용성을 측정하려면 일관성 없는 샷들을 친 후 결과가 어떤지 봐야 한다. 그러나 용품업체들의 로봇 테스트는 어택 앵글, 헤드 패스, 임팩트 시 페이스의 수직 정렬 정도가 모두 ‘완벽한’ 스윙에서 힐이나 토 쪽을 때려 실험한다.
골프클럽의 주요 소비자인 일반 골퍼들은 그렇게 스윙하지 않는다. 페이스 정가운데를 맞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스윙 궤도, 페이스 각도 등도 들쭉날쭉이다.
그러니 관용성 테스트로는 스윙 머신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스윙을 통한 테스트가 낫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에는 프로들의 클럽 리뷰가 많다. 그러나 관용성 중시 클럽은 미숙련자를 위한 제품일 테니 멀리 똑바로 치는 프로보다는 주말 골퍼의 스윙으로 하는 테스트가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골프인사이드는 2024년 신제품 드라이버 4개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테스트 클럽은
-테일러메이드 Qi10 맥스
-핑 G430 맥스 10K
-캘러웨이 패러다임 Ai 스모크 맥스D
-젝시오13이며
평균 타수 80대 후반에서 105타의 남성 세 명이 테스트했다.(자세한 스펙 및 실험 방법 기사 후반 첨부)
클럽 테스트 장면. 성호준 기자
실험을 하면서 젝시오를 비교에서 제외했다. 젝시오13은 다른 세 드라이버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가진 제품이란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젝시오에 대한 테스트 결과는 기사 후반에 별도로 설명한다.
▶거리
젝시오를 제외하면 샷 거리는 캘러웨이(241야드), 핑(237), 테일러메이드(236) 순이었다.
스피드만 보면 테일러메이드와 핑, 캘러웨이는 매우 비슷했다. 클럽스피드는 모두 시속 93마일대였고 볼스피드는 모두 135마일대였다. 스매시팩터는 테일러메이드가 가장 높은 1.45였으며 핑과 캘러웨이가 1.44였다.
핑은 가장 높이 떴다. 평균 30야드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졌고 캘러웨이가 24야드, 테일러메이드가 22야드였다. 높이는 캐리 거리와 비례했다. 핑이 213야드로 가장 멀리 갔으며 캘러웨이가 209야드, 테일러메이드가 201야드였다.
런을 포함한 전체 거리는 캘러웨이가 241야드로 1위였다. 핑이 237야드, 테일러메이드가 236야드로 뒤를 이었다. 런만 따지면 테일러메이드가 34야드, 캘러웨이가 32야드, 핑이 28야드였다. 핑은 높이 띄우는 대신 런이 적어 거리 1위를 내줬다.
위 기준으로 어떤 클럽이 가장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각기 다른 스피드를 가진 세 골퍼는 가장 멀리 친 클럽이 각각 달랐다.
핑 G430 맥스 10K
-클럽스피드 88마일 A골퍼 : 핑
A는 핑으로 208야드를 쳤다. 캘러웨이(199야드), 테일러메이드(194야드)보다 결과가 좋았다. 클럽스피드는 핑이 가장 느렸지만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냈다. A의 클럽스피드와 볼스피드는 테일러메이드가 가장 빨랐다. 평균 스핀양도 2832rpm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백스핀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어(1620~4570) 거리 손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핑으로 친 샷들의 백스핀은 1530에서 4180으로 비교적 편차가 크지 않았다.
테일러메이드 Qi10 맥스.
-클럽스피드 94마일 B골퍼 : 테일러메이드
B도 클럽스피드가 가장 느린 클럽으로 가장 멀리 쳤다. 평균 94마일을 기록한 테일러메이드가 250야드, 95마일을 기록한 핑이 245야드, 96마일의 캘러웨이가 242야드였다. 테일러메이드는 클럽스피드와 볼스피드가 3개 드라이버 중 가장 느렸으나 스핀(2408rpm)과 탄도(최고 높이 25야드)를 가장 효율적으로 컨트롤해 캐리 거리와 총거리 모두 가장 멀리 보냈다. 캘러웨이는 스피드가 가장 빨랐음에도 탄도가 너무 낮았다. 최고 높이가 20야드가 되지 않는 샷이 3번 나와 스피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캘러웨이 패러다임 Ai 스모크 맥스D
-클럽스피드 99마일 C골퍼 : 캘러웨이
C는 캘러웨이로 281야드를 쳤다. 테일러메이드가 262야드, 핑이 252야드였다. 캘러웨이는 클럽스피드에서는 핑에 이어 2위였으나 볼스피드는 가장 빨랐고 스핀은 1624rpm으로 가장 낮았으며 이로 인해 캐리 거리(248야드)와 총 거리(281야드)가 가장 길었다. 각 샷의 거리는 277야드에서 286야드로 편차도 작았다. 테일러메이드는 좌우로 휘어지는 샷이 나와 거리에서 손해를 봤다. 핑은 클럽스피드가 가장 빨랐으나 스핀이 3422rpm 나와 너무 높이(43야드) 떴다.
▶방향
세 골퍼 평균으로 보면 캘러웨이는 평균 6야드 오른쪽에 떨어졌고 표준편차는 31야드였다. 반면에 핑은 평균 14야드 오른쪽에 떨어졌고 표준편차는 27야드였다. 평균은 캘러웨이가, 표준편차는 핑이 더 좋았다. 캘러웨이 탄착점의 중심이 가운데에 가장 가깝고 탄착점 원의 크기는 핑이 가장 작다는 뜻이다. 테일러메이드는 20야드 오른쪽에 떨어졌으며 표준편차는 33야드였다.
박경민 기자
-클럽스피드 88마일 A골퍼
A는 캘러웨이로 평균 오른쪽 3야드 지점에 떨어뜨렸고 분산은 25야드였다. 핑으로는 평균이 20야드 오른쪽이었으나 표준편차는 7야드로 좁았다. 테일러메이드로는 21야드 오른쪽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는 34야드였다.
박경민 기자
-클럽스피드 94마일 B골퍼
B는 핑의 정확도가 제일 나았다. 왼쪽 8야드 지점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는 31야드였다. 테일러메이드는 평균 17야드 오른쪽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는 31야드였다. 캘러웨이는 30야드 오른쪽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 18야드를 기록했다.
박경민 기자
-클럽스피드 99마일 C골퍼
C는 캘러웨이로 평균 0.4야드 왼쪽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 23야드였다. 그러나 다른 두 클럽의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 핑으로는 30야드 오른쪽에 떨어뜨렸고 표준편차가 19야드였다. 테일러메이드로는 22야드 오른쪽에 떨어뜨렸으며 표준편차는 44야드였다. 왼쪽으로 56야드에서 오른쪽 60야드까지 칠 정도로 탄착점이 분산됐다.
-OB는?
좌우로 40야드 이상 벗어난 샷은 총 10번 나왔다. 이를 OB로 가정한다면 A와 B가 2개씩, 스윙스피드가 빠른 C가 6개를 냈다. A는 OB 2개가 모두 테일러메이드를 쳤을 때 났다. B는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하나씩 냈다. C는 테일러메이드로 3개, 핑으로 2개, 캘러웨이로 1개를 냈다. 합쳐서 핑과 캘러웨이가 2개씩, 테일러메이드는 6개였다.
골프인사이드는 공정성을 위해 용품사마다 하나의 스펙으로만 실험을 했다. 각 용품사에 헤드스피드 시속 80마일대 후반에서 90마일대 후반의 주말 골퍼에게 보편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낼 클럽을 추천받아 사용했다. 각 업체들은 “스윙스피드와 스윙 패턴에 따라 정교하게 피팅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슬라이스 골퍼에 좋은 젝시오
젝시오13.
젝시오는 좌편향이었다. A, B, C 세 골퍼 모두 젝시오로 스윙하면서 임팩트 시 페이스앵글이 닫혔고 볼은 타깃보다 왼쪽에 떨어졌다. 페이스가 열리는 경향이 있는 C에게 젝시오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페이스가 평균 0.2도 닫혀 맞았고 평균 13야드 왼쪽에 떨어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페이스가 약간 닫히던 B에게 젝시오는 무리였다. 페이스가 평균 6.5도 닫혔다. 젝시오로 친 5개 중 3개가 OB(40야드 이상 벗어나는 샷)가 났다. 72야드 왼쪽으로 간 샷도 나왔다.
젝시오는 다른 클럽과는 장르가 달랐다. 참가자 모두 젝시오로 휘두를 때 평균 헤드스피드가 다른 클럽에 비해 시속 2마일 이상 빨랐다. 테스트에서 나온 헤드스피드 100마일 이상 수치는 모두 젝시오 클럽으로 낸 기록이었다. 부드러운 샤프트를 이용해 헤드스피드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스핀도 낮은 편이어서 A와 B는 젝시오로 가장 멀리 쳤다. 젝시오는 세 골퍼의 평균 거리가 249야드로 네 개 브랜드 중 가장 길었다.
그러나 젝시오의 빠른 헤드스피드가 완벽하게 볼스피드로 연결되는 건 아니었다. 젝시오의 평균 스매시팩터는 1.42로 다른 클럽에 비해 낮았다. 스윙스피드가 빠른 C가 가장 큰 손해를 봤다. C는 젝시오로는 스매시팩터가 1.41, 나머지 클럽 평균은 1.48이었다. 젝시오로 칠 때 C의 헤드스피드는 4개 클럽 중 가장 빨랐지만 볼스피드는 가장 느렸다. 젝시오는 스윙스피드가 빠르지 않고 슬라이스 때문에 고민하는 골퍼에게 좋은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참가자, 클럽 스펙, 테스트 방법
실험 참가자
A 42세 175㎝ 구력 3년 평균 헤드스피드 87마일 평균 타수 105타 최저타 90타
B 60세 179㎝ 구력 30년 평균 헤드스피드 94마일 평균 타수 90타 최저타 75타
C 53세 176㎝ 구력 20년 평균 헤드스피드 99마일 평균 타수 88타 최저타 75타
2024년 출시 드라이버
테스트 클럽.
테일러메이드 Qi 10 맥스. 9도 헤드, 맥스 디아마나 50 S 테일러메이드 전용 샤프트
핑 G430 맥스 10K 10.5도 헤드, 알타 J CB 블랙 D SR 45.75인치 샤프트
캘러웨이 패러다임 Ai 스모크 맥스D 10.5도 헤드, 텐세이 디자인드 바이 캘러웨이 SR 45.5인치 샤프트
젝시오13 9.5도 헤드. 젝시오 전용 샤프트 42g S
+세 명의 골퍼는 브랜드당 한 클럽을 사용했음. 각 용품사에 헤드스피드 80대 후반에서 90대 후반의 주말 골퍼에게 보편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낼 클럽을 추천받아 사용했음.
+볼은 모두 타이틀리스트 프로V1으로 사용.
트랙맨으로 측정한 클럽 테스트 장면. 성호준 기자
테스트 방법
1인당 한 클럽당 5번씩 총 20번 스윙.
충분히 몸을 푼 후
A가 각 클럽을 한 번씩 친 후 B와 C가 이어받음. 총 5회 반복.
좌우로 40야드 이상 벗어나는 샷은 OB라고 가정함.
스매시팩터 1.25 이하의 미스 샷 폐기. A골퍼 2차례 기록 버림.
샷 데이터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YJ 골프아카데미에서 론치 모니터 트랙맨으로 수집.
에디터
관심
중앙일보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