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니 이는 예수께서 그리로 지나가시게 됨이러라”(눅19:4)
여리고 시내(市內) 러시아정교회 예배당 앞마당에서 오래된 돌무화과나무(Sycamore Tree)를 볼 수 있었습니다. 높이 10m가 넘는 돌무화과나무는 우리나라의 마을 입구나 중앙에 있었던 정자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듬직한 나무였습니다. 열매 모양이 무화과를 떠올리게 하는 짝퉁 무화과가 열리는 돌무화과나무는 선지자 아모스가 재배했다는 뽕나무이기도 합니다(암7:14).
‘돌무화과나무 들보의 도시’로도 불리는 여리고는 돌무화과나무가 많았고, 좋은 목재와 열매를 제공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 지역에 돌무화과나무를 심겨준 이는 이집트였을 것입니다. 이집트는 정복한 지역 곳곳에 하토르(Hathor) 여신이나 이시스(Isis) 여신 숭배와 연결되는 거룩한 곳에 돌무화과나무를 심어놓았기 때문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돌무화과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여신 하토르나 이시스의 임재가 가득한 나무였습니다. 돌무화과나무 자체가 하토르나 이시스 여신의 임재를 뜻하는 그림 언어이기도 했고, 이집트 자체를 뜻하는 것으로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신화와 전승에 따르면 돌무화과나무는 생명의 나무였고, 지혜의 나무였습니다. 하토르 여신이나 이시스 여신이 강림하여 파라오(Pharaoh)나 거룩한 왕족이나 귀족에게 ‘생명’의 물을 부어주거나 채워주곤 했습니다. 이집트는 ‘돌무화과나무가 꽃피는 땅’으로 불렸고, 돌무화과는 ‘파라오의 무화과’로 불렀습니다.
그날 유대 지방 세리장으로 여리고의 로마식 고급 빌라에 머물던 삭개오가 돌무화과나무에 올랐습니다. 대제사장의 추천을 받아 로마 황제가 임명한 세리장 삭개오는 막강한 권력과 부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을 주목하여 보고자 여리고를 지나 예루살렘 방향으로 올라가려는 예수님의 진행 방향으로 앞서 달려가서 그곳에 있던 돌무화과나무에 올랐습니다.
여리고 성 밖 어느 길목에 듬직하게 서 있었을 돌무화과나무 위에는 삭개오 한 사람만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무 위에는 자신의 마을로 들어오는 슈퍼스타를 보려는 듯 예수님을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들 중에 삭개오는 화려하고 눈에 띄는 로마제국 귀족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삭개오를 즉각 발견했을 예수님께서는 그를 불러세우십니다.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눅19:5).”
예수님께서 삭개오의 집을 방문하는 일은 엄청난 이슈였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친로마 세력의 상징적인 존재였을 세리장의 집으로 찾아가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특히 반로마적인 사람들에게 엄청난 분개의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삭개오는 모든 것을 걸고 예수님을 맞이해야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재산의 상당 부분을 환원하겠다는 가히 혁명적인 조치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게 됩니다. 당당하게 예수님 편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혁명적인 결단이었습니다. 삭개오와 예수님의 만남은 그저 그런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우리는 어떤 결단으로 예수님 편에 서 있나요? 동화같은 낭만이 아닌 실천적 삶의 굳은 결심으로 예루살렘의 십자가를 향하는 예수님을 당당하게 따르고 있나요?
*사진1) 여리고 러시아정교회 예배당 앞마당의 돌무화과나무(Sycamore Tree)
사진2) 여리고 돌무화과나무 열매, 굵은 나뭇가지 가득 짝퉁 무화과가 풍성하게 맺혀있다.
사진3) 갈릴리 게네사렛(Ginosar) 돌무화과나무 열매, 열매 모양만 보면 그야말로 ‘무화과’같이 생겼다(by.김동문).
사진4) 갈릴리 게네사렛 선착장 돌무화과나무에 올라 삭개오를 생각한다.
사진5) 이집트의 여신 하토르(Hathor)가 돌무화과나무 사이에서 생명수를 제공하고 있다(데이를메디나 무덤 벽화, 이집트 룩소, 19왕조)
여리고 러시아정교회 예배당 앞마당의 돌무화과나무(Sycamore Tree)
여리고 돌무화과나무 열매, 굵은 나뭇가지 가득 짝퉁 무화과가 풍성하게 맺혀있다.
갈릴리 게네사렛(Ginosar) 돌무화과나무 열매, 열매 모양만 보면 그야말로 ‘무화과’같이 생겼다(by.김동문)
갈릴리 게네사렛 선착장 돌무화과나무에 올라 삭개오를 생각한다.
이집트의 여신 하토르(Hathor)가 돌무화과나무 사이에서 생명수를 제공하고 있다(데이를메디나 무덤 벽화, 이집트 룩소, 19왕조)
첫댓글 예수님 편에 서서
당당하게 예수님을 따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