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아다시피
무설재 쥔장의 시부모님-신선의 부모님-께서는 세상 구경 나오신 날이
해만 달리 할 뿐 같은 날이다.
더불어
무설재 쥔장의 친정 부모님-신선의 처가-은
세상 구경 끝내는 날을 같은 날로 잡으셨다.
참으로
기가 막힌 운명들이 아닐 수 없다.
일부러 맺을래야 맺을 수도 없는 생존의 인연과
굳이 저 세상에 같은 날 갈래야 갈 수도 없는 세상 하직 인사...하지만
불가사의 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일들 속에
양가 집안의 어른들이 계시다.
엊그제...시어른들의 생신이자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첫 생신제사를 치르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하늘도 맑고 겨울 치고는 날 서지 않은 좋은 바람이 곁을 훑고 지나간다.
대구 시어머님댁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 일손은 늦도록 진행이 되지만
그중에서도 밤치기 만큼은 대표주자의 손을 빌려야 한다.
해서
선발 주자로 밤치기에 골몰 중인
첫재 딸 대표, 막내 며느리대표, 둘째 아들 대표가 칼을 휘두르기 시작하니
그야말로 그림 좋은 한 컷이다.
늘상 하는 일이라
그야말로 모였다 하면
소 한 마리 잡는 것도 끄떡 없다지만 기름 냄새는 이제 면하고 싶다 아으...
항상 같은 날 생신이다 보니
케익은 하나요 촛불 켤 일은 두번이라
이번 만큼은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의 케잌을 따로 준비하고
시어머님의 온전한 생신날을 기대한다.
이틑날 아침,
세상 하직 후 첫 생신을 제사 겸하여 치르기로 하면서
자식들의 마음과 정성과 인사를 받으시노니
그 아버지의 그 자식들이라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모님 존경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나
살아 생전에 좋아하섰던 음식들로 채워진 상 한켠에
수줍은듯 숨어있는 과자 "맛동산"을 보면서
다들 마음 자락 울컥이나 참으로 다복하고 행복한 인생을 마무리 하신
시아버님을 편히 모시고 기리는 마음을 받는 시아버님은 마음 또한
사진 속의 웃음 만큼이나 거칠 것 없음의 호탕 그 자체 일 것이나.
시아버님의 행복한 생일상이 끝나고
시어머님의 온전한, 오롯이 맞는 생일 세레머니.
함께 할 수 있는 5남매의 아낌없는 애정과
시간이 맞는 손주들과 며느리들의 찬사가 어우러져
참으로
빛나는 생일상의 하루가 마감되었다.
시어머님, 김진현 여사의 오래도록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자식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셨음 하는 간절한 기도 바침을 끝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살아 생전에 늘 글을 쓰셨던 시아버님으로서는
시어머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시나 수필로서 표현하시곤 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요즘에도 놓지 않고 시어머님께서 읽으며 위로받는다는
글 한자락을 빌려 왔다.
잠시 그속으로 들어간다.
.....................
"아내의 칠순에"
여보!
오늘이 당신의 칠순
벌써 칠순이라니
허덕여 허덕여 오던
숨 가쁘던 지난 일들
그 많던 고생살이가
새록새록 생각이 나고
오늘을
당하고 보니
만감이 오간다오
당신과 내가 만나
오십여년 되었소만
지루하던 오랜 세월이
찰나의 꿈만 같고
높낮고
험하던 길에도
찾아가는 그리움이
없는 살림 다독이며
층층시하 봉양하고
사대봉사 책임 지며
오남매 기른 고생
지금 와 돌아보아도
숨이 차는 길이었소
고맙소
고맙소라는
말 밖에는 무슨 말을
화려하다 함박꽃은
장미꽃은 곱드라고
모두들 탐을 내는
꽃이라지만
나는 그런 꽃에는
관심 없소
열매도 못 맺으며'화려함만 내세우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가시를 안았으니
부드러운 꽃가루에
달콤한 꿀샘이라
가느런 줄기지만
커다란 열맬 달아,
그래서
나는 좋아라
내 꽃이
골목에도 길에도
구르는 게 사랑이라
우리 사이 깊은 마음을
사랑이란 말로는!
사랑의
오염을 씻고
사랑이면 어떻소
내 사랑 사랑이여
여보 당신 당신이여
우리는 생일이 같아
천정이라 하오마는
오십이 년 오십회의
생일을 빼앗았소
이 마당
칠순 잔치로
억울함을 풀구려
돈 많고 권력있으면
좋다고들 하지만은
불안 초초 따르는 것
그 모두
환상인 것을
보고 있질 않으오
돈 없고 권력 없이
살아 온 한 평생이
어떻게 생각하면
아깝기도 하오마는
여보소
우리 앞에는
오남매 있질 않소
효성 깊은 오남매요
우애 있는 그들이라
우리들 한 평생의
자랑스런 수확인걸
오륜이
떨어진 세상
이 아니 자랑이오
부처님 가호를 입어
앞길이 열리리라
조상의 음덕으로
숭조 효제 이어지리
우리의
백년의 길은
마음 놓고 가겠소
여보!
또 부르오
부르고 또 불러도
싫지 않은 이 호칭
당신은 날 부르고
나는 당신 부르며
같이 가는 맺음을
여보소
나의 사랑아
건강하게 여생을!
......................
한참도 전에
시어머님칠순 잔치 행사에 낭독되어 친 인척 하객들에게
눈물 바다를 이루게 했던 글귀이기도 하나
요즘 들어 뼈속 깉이
가슴 아리도록
시어머님의 마음을 달래주고 위안해 주는 글귀이기도 해서
길지만 함께 느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둘째 며느리 ,
시아버님을 기리는 마음으로 한 자 내려 놓았습니다....
첫댓글 두 분의 이 생의 절절한 사랑이 보입니다. 인연 이란게 이리도 간절하고 절절 하다면 어찌 쉽게 인연을 놓을 수 있을지요. 살아 생전 인연인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러게요. 인연이란 쉬운 일이 아니죠. 더구나 부부의 인연이란 만만하게 볼 일도 아니구요. 오래 오래 사랑하시구요 오케이님 부부 궁합은 음양의 조화 그 자체 입니다 ㅎㅎㅎㅎ
그렇지 않아도 요즘 옆지기가 요가 배우더니 남자들은 허벅지 안쪽이 튼실 해야 한다고 발뒤꿈치로 눌러 보더군요. 아픈 소리내면 이미...졸졸졸 이랍니다. 아직은 괜찮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어제부터 매일 108배 시작했습니다. 조화란 만들어가는거 같습니다. 에궁~~~힘들다~~~퀙~퀙~~~
아하하하하...그림이 보입니다. 하지만 108배 잘하면 공덕은 물론이요 뱃살 빠지는데도 최상인 것은 아시죠? 당연히 하체 튼튼해지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구요. 헉헉..
참으로 다복하신 가족사에 축하 드립니다.좋은 인연으로 회로하시고 구구절절 가슴 따뜻한 칠순 편지글에 삶이 무엇인지를 가슴뭉클 하게하내요.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시어머님에 생신을 축하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새삼스레 삶을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겠습니다.
^ ^ ~!
ㅎㅎㅎ
고마워요 그리고 수고 많았어요.
잘 가셨남? 늘 건강하고 나머지 인생도 행복하기를...
눈물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