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휴일에 내가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오늘 역시 회사에 나왔다. 이 회사가 본디 선거날에 쉰 역사가 없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서도 진짜 나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회사의 엄청난 배려로 인해 투표하고 오라면서 10시에 출근을 시켜줬다. 절라 좋은 회사당~ - - ;;
근데 다른 사람들은 안 나왔네... 어제 회식의 휴유증인가? 어제 내 입사 이래로 기술부가 첨으로 회식자리를 가졌다. 1차로 송도에 가서 성진아구탕집의 아구탕과 아구찜을 먹고, "한지예! 오늘은 나이트 가야지..?" 하시는 이사님의 권유로 힐탑호텔관광나이트에 끌려갔다. 20여명의 남자들 사이에 혼자서 있을라니까 정말 어색 그 자체였다. 내가 이래서 맨날 1차만 먹구 집에 갔었는데... 회식이 일찍 시작해 버리는 바람에...
호텔나이트에 가면 러시아 여인 둘이 비키니만 입구 춤춘다는 사실을 첨 알았다. 그래서 들어가다 얼결에 '뭐야, 이거'하고 멈춰섰다가 그래도 양팔이 붙들려서 견 끌려가듯 질질 끌려들어갔다. 그리고나선 테이블을 춤추는 한 여인의 바로 밑에다가 마련을 하고....하여간 이 회사에 와서 나도 남자에 대한 환상이 무너진지는 예전이었지만, 나중에 내 남편도 이렇게 살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어제가서 파악해 본 결과, 그 20여명의 사람들 중 춤 잘 추는 사람은 잘 봐줘야 둘 밖에 안되더만... 근데 다들 뭐믿고 그렇게 나이트에 미쳐서들 가는지... 춤출때도 하도 여기저기 끌려다녀서 오늘 목욕하는데 집에서 보니까 멍들어 있더라... 이 까맣고 강인한 피부에 멍이 갔으니 내가 어제 얼마나 시달렸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다.
분위기 적응이 안되서인지 뒷골이 땡겨서 도저히 있을수가 없어서 10시 10분 전에 나의 사수에게 보고를 하고 나왔다. 보고를 하기 전에 신입들을 바라보며 "내 밑으로 다 들어(안 믿어지겠지만, 기술부에서 내 밑으로만 10명은 되지롱~)!!하고 건배 시키고 도망나왔다. ^^*
그리고, 오늘 아침에 또 일어나서 출근을 한 것이지... 장하다~ 정말.. 근데 왜 난 술만 먹으면 다음날 눈이 붓는지... 지금도 눈 뜨기 힘들어 죽을 것 같다. 내 기억엔 4월 쉬는날 중 한 번도 쉰 적이 없으니... 기술부 사람들끼리 하는 소리가 특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맨날 '최고연봉'이라는 애칭을 불러준다. 불쌍하다는 소리지..또 보고서나 써야쥐... 오늘 정말 꽃 구경가기 좋은 날이던데... 친구 불러서 끝내 인터뷰 보러가기로 했다. 우리엄마 돌아온 후 한번도 일찍 맨정신으로 들어간 적이 없다. 오늘은 일주일만에 첨으로.. ^^* 영화 잘 보고 조용히 집에 들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