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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돕는 디아코니아 사역
판교사랑의교회는 2009년 박준호 목사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소명을 받아 개척한 교회다. 모든 것을 하나님 말씀에 따라 시작한 교회였기에 목회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실천해 나가자는 목표를 세우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는 데 집중했다. 전임 교회에서 제자훈련의 DNA를 물려받은 박 목사는 제자 훈련을 사역의 중심에 두고 교회 본질을 회복하는 사역을 시작했다. 제자의 영성을 갖게 된 성도는 가정과 사회 생활에서 그 열매가 맺힌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교회는 지역 사회를 품고 세상에서 가장 고난당하는 이들을 돌보는 공동체이며, 이것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중요한 사역이라고 생각해요. 제자 훈련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지요. 교회는 예수님을 모르는 영혼을 복음으로 섬기는 동시에 고통당하는 이웃,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두고 그들을 섬겨야 해요. 우리는 말씀을 따라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섬기기로 하고 분당 성남 지역에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어요. 보육원, 미혼모, 이주민, 노숙인 돌봄 사역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지역 전문 기관의 협력을 통한 섬김 실천
판교사랑의교회가 섬김 사역을 위해 제일 처음 한 일은 지역 조사다. 지역 사회에서 이 같은 돌봄을 실천하는 기관들을 찾았다. 교회가 전문성도 없이 복지 기관을 운영하거나 복지 사역을 진행하기보다는 전문성을 지닌 관련 기관을 찾아 돕는 것이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목회 방향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지역 조사를 거쳐 반경 20㎞ 범위에서 관련 사역을 하는 기관들을 찾아냈다. 수지와 의왕에 위치한 보육원 두 군데(생명주는나무 보육원, 명륜보육원)와 성남이주민센터, 성남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결됐다.
판교사랑의교회는 이들 기관을 자원 봉사와 재정 후원으로 섬겼다. 10여 명의 교인들로 구성된 봉사팀은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보육 기관에 방문해 보육생의 방 청소와 세탁을 하고, 김장철에는 김치도 담근다. 특히 보육원 아이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한다. 박 목사가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유는 보육원 아이들이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봉투에 장학금과 함께 축복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넣어 직접 전달하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에요. 교회의 섬김으로 보육원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보육원 지원과 섬김 사역은 미혼모 가정을 돕는 사역으로 발전했다. 교회가 섬기는 보육원 중 수지에 위치한 곳은 미혼모, 미혼부에게 맡겨진 0-17세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자녀를 시설에 맡기지 않고 직접 돌보는 미혼모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미혼모 돌봄 기관과 협력해 미혼모와 그들의 자녀를 돕기 위한 후원 사역을 시작했다. 2021년 사회복지기관인 러브더월드와 함께 미혼모, 미혼부 가정을 돕는 사역을 진행했다.
판교사랑의교회는 이 땅의 나그네로 살아가는 이주민과 탈북 청소년을 섬기는 사역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이주민 기관과 결연해 후원하는 사역이지만 교회는 그들의 필요에 따른 도움을 주는 사역도 병행하고 있다.
성남에는 이주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많이 있는데, 교회는 이 가운데 주거 환경이 열악한 이주민 가정의 집을 고쳐 주는 사역을 함께했다. 한국어 교사 자격증이 있는 교인을 기관과 연결해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도 진행했다. 특별히 성탄절에는 이주민들을 교회로 초청해 함께 식사하며 성탄 축하 행사를 하고, 이주민 센터의 추천을 받은 이주민 가정을 교회 소그룹과 연결해 선물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자 자녀 섬김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역이다.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 자녀들을 돕기 위해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후원하고 있다. 도서관 설립, 냉난방기 지원 등 학교에 대한 후원뿐 아니라 선물 전달 등을 통해 탈북 학생 개인 후원도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긍휼 사역의 발전
활발했던 판교사랑의교회의 사역은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어려움을 맞았다. 또한 보육원 사역은 이미 많은 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펼치기도 하고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섬길 기회를 얻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박 목사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회 복지 공무원 교인들과 TF를 구성하고 의논을 거듭했다. 그 결과 보육원 사역에 두 개의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알게 됐다.
첫째는 보육원 퇴소 청소년 지원 사역이다. “보육원 섬김 사역 스터디를 하면서 고아 돌봄 사역은 이미 많은 교회와 기관에서 참여하는 반면, 18세가 넘어 보육원에서 퇴소한 청소년들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알았어요. 지난 8월, 전 보육원 퇴소 대학생이 홀로서기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어요. 그래서 우리는 보육원 퇴소 청소년 사역을 하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박 목사는 이 사역 역시 전문 사역 기관과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성남시청 사회복지과 공무원들을 통해 관련 기관을 찾았고, 성남시 퇴소청소년자립관과 연결됐다. 보육원 퇴소청소년 자립기관은 퇴소 청소년이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 데려다 주고, 도시락과 후원 물품을 전달하며, 고민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기관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차량 지원이었다. 이에 교회는 퇴소 청소년기관에 필요한 차량을 구입해 후원했다.
둘째는 긴급위기아동청소년 사역이다. 이들은 부모가 없는 가출 청소년들로 성남시 아동청소년공동생활가정과 연결해 섬기고 있다. 성남시에 위치한 10여 개의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동청소년에게 방한복 등의 필수품을 전달하며 이들의 필요에 적합한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노숙자 돕기 사역도 하고 있다. 노숙인 무료 급식 사역을 하는 참좋은친구들과 협력해 정기적으로 봉사자를 보내 노숙인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교회는 쌀과 대형 밥솥과 국솥을 구입해 노숙인 섬김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역주민센터와 연결해 지역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사역, 사랑의 쌀 나누기 사역, 연탄 나누기 사역도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
미자립 교회 난방비 지원 사역, 수해민 지원 사역, NGO 단체와 함께 한 아프리카 우물 파기 사역,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미얀마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의약품을 제공하는 사역 등 판교사랑의교회의 나눔 사역은 그 범위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
나눔과 실천을 이루는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 훈련
이렇게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의 목회 방향에 따르는 박 목사의 신앙 훈련이 그 배경에 있다. 제자의 영성이 세워질 때 이웃 사랑의 열매가 맺힌다. 또한 이웃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자기만을 사랑하는 옛 본성을 죽이고 그리스도 중심의 변화된 영성이 함양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설교와 제자 훈련을 통해서 이러한 영성을 이끌어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즉 설교는 하나님 말씀의 전달, 제자 훈련은 실천을 강조한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양과 염소의 비유가 나옵니다. 양과 염소는 둘 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에요. 염소는 예수님이 아프실 때 찾아오지 않았고, 굶주리실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았으며, 헐벗으셨을 때 옷을 주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외형으로 나타나지 않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는 것이 예수님의 결론이십니다. 결국 믿음이 어떻게 삶으로 나타났는지를 보신다는 점을 성도들에게 강조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제자도의 실천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성도의 긍휼 사역 참여에 대한 박 목사의 뚜렷한 생각 중 하나는 자원하는 마음이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사역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강요나 의무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또 자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오고, 기쁘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섬김 사역 중에는 고아 사역처럼 사역팀에서 담당하는 것도 있지만 노숙인 사역처럼 소그룹에서 주관하는 사역도 있다. 박 목사는 해당 사역을 담당하는 교인뿐 아니라 모든 성도가 섬기는 사역을 통해 제자도를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한 말씀을 통해 이웃 사랑 실천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자발적으로 돕고 헌신하는 것에 대해서 자긍심을 느낍니다. 우리 교회가 제자 훈련을 하면서 나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균형 잡히고 건강한 교회라는 소문이 나서인지, 교회를 찾는 새신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질을 추구하는 목회를 해 왔는데 그 결과 교회는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역을 위해
최근 한국 교회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불신을 받는 것이 박 목사는 너무나 안타깝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교회가 과거처럼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사회적인 구제 선교를 하기보다는 공개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회가 관련 사역을 직접 챙기는 것보다는 지역 사회 기관을 통해서 그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교회가 반사회적인 곳으로 인식된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역 사회 기관을 돕는 사역을 지속하니까 그들의 반응도 호의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개교회가 하기 어려운 사회적 나눔의 경우는 교단을 초월해서 지역 연합회가 도움을 함께 주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박 목사는 교회가 디아코니아 사역을 할 때 주의할 점을 말한다. 우선 목회의 방향을 긍휼에만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긍휼 사역은 목회의 일부분이며,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워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교회 형편에 따라 돕되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 가령 고아 돌봄 사역은 보육원이 전문적으로 하기에 교회는 이들의 필요를 찾아서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셋째 개척 교회의 경우 긍휼 사역에 관심이 있다면 가까운 구청 사회복지과를 찾아서 협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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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눔과 실천을 이루는 아름다운 교회네요~^^
많은~~한국교회가 따뜻한 섬김을 실천하는 곳이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