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요결 나눔
2)경청하는 법
①말하는 사람이 잘되기 바라는 마음, 응원하는 마음, 축복하는 마음으로 듣습니다. 밝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눈을 맞추고 듣습니다.
②모니터를 보거나 자료를 이리저리 넘겨보지 않습니다. 기록하기보다 듣는 데 집중합니다.
무슨 소리가 나도, 누가 일어서거나 드나들거나 지나가거나 다가와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눈을 돌리지 않고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합니다.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주고받지 않습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으면 먼 저 양해를 구합니다.
③말하는 사람이 약자일수록 더 예를 갖추어 더 정성스럽게 경청합니다. 어린아이, 지적 약자, 치매 증상이나 취기가 있는 사람, 어눌한 사람이 말할 때 더욱 집중하여 경청합니다. - 복지요결 90쪽
‘경청만 잘해도 사회사업 괜찮게 할 수 있습니다.’
평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를 돌아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의 말을 정말 집중해서 듣는다면 ②처럼 하는 게 맞습니다. 제게는 이런 부분이 필요하고 부족합니다. 오광환 선생님은 당사자를 만나는 시간만이 아니라 “모든 시간에 그런 훈련을 해야 해요.”라고 말하셨습니다. 맞습니다. 경청 잘 하고 싶습니다.
혼자 지역사회를 만나다.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잼 대신 과일 청을 만들어보자고 권유 안하고 무작정 움직였습니다. 아이들과 금일 회의했을 때, 과일 청을 만드는 건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이들은 과일 청을 모르고 있었을 뿐 아니라 잼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섣불렀습니다. 당사자가 바라지도 않는 활동을 할 뻔 했습니다. 사장님이 된다고 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상콤한 미선 씨 수제 청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부탁을 할지 연습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제사회복지관에서 동계 실습하며 공부하고 있는 장태웅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번 겨울 아이들과 일상생활기술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아이들이 잼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제는 마트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방법을 배우러 다녔습니다.
“처음 하고 싶은 활동을 정할 때 맛있는 과일 고르기 말고도 아이들은 과일 잼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홈마트에 갔을 때 홈마트 사장님께 아이들이 과일 잼을 누가 잘 만드는지 여쭸는데 여기를 추천해주시더시라고요.”
“아 근데 여기는 잼이 아니라 과일 청만 만드는데...그리고 지금 설 주문이 벌써부터 밀려서 혼자 하는데 알려주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아 과일 청도 괜찮은데 혼자 운영하시면 바쁘시겠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리바게트에 방문하여 인사할 겸 주변 지인 중에 과일 잼을 만드시는 분이 있다면 추천을 받으려고 방문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제사회복지관에서 동계 실습생 장태웅이라고 합니다.
“어, 방금 안경 쓴 친구도 왔다갔는데?”
“네? 아 진석이요?”
“응 그 카메라 친구”
“같이 좀 오지, 왜 따로와~”
“죄송합니다. 겹칠지 몰랐어요. 다음엔 같이 올게요.”
“사장님, 이번에 아이들이 과일 잼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요. 혹시 주변 지인 중에 딸기 잼을 잘 만드시는 분이 계실까요?”
“음...아마 카페로 가는 게 좋을 거야 저기 시청 쪽인가 교육청 쪽에 한 번 가봐”
“넵 감사합니다!”
“잠깐 있어봐 추운데 고생하는데 커피 하나 줄게”
“아...아닙니다!”
“기다리고 있어~”
“감사합니다...!”
사장님이 주신 커피로 힘이 났습니다.
뜨개질 공방 방문 흔쾌히 허락하셨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시청과 교육청은 너무 멀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본 뜨개질 공방을 생각했습니다. 뜨개질 공방에 가서 인사하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했습니다.
무지개 털실
“안녕하세요. 김제사회복지관 동계 실습생 장태웅이라고 합니다.”
“응~”
“네 어르신 다름 아니라, 이번 겨울 아이들과 일상생활기술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뜨개질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요. 혹시 부담되시지 않으시다면 이따 아이들이 직접 와서 뜨개질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하면 아이들이 부탁하는 것을 들어봐 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여기서 어디를 가지를 못하는데...?? 근데 오면 알려줄 수는 있어~”
“아 저희가 가게로 올 거예요. 그럼 이따가 4~5시 사이에 방문해도 될까요?”
“그래 그럼 이따 연락줘”
“넵 그러면 오기 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준비물은 없을까요?”
“그냥 와~”
사장님은 떡을 하나 쥐어주시며 잘 가라고 하셨습니다.
점심시간
점심시간이 되어 복지관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시간은 12시가 됐습니다. 평소에는 30분 전에 와서 세팅하고 도와주는데 지역사회에 나가있어 늦어지느라 같이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반찬은 콩나물과 시금치 된장국 김치가 있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는 날입니다.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설거지하기 쉬우라고 애벌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설거지를 40분까지 끝내고 동료들이 있는 기관장실로 갔습니다. 기관장실에는 동료들과 광환 선생님이 있었는데 기타를 치고 있었습니다. 같이 노래 부르고 놀다보니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회의를 할 내용을 정리하고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오기 전 방에 불을 넣어두고 대본을 쓸 수 있게 노트북과 적을 수 있는 수첩을 준비했습니다.
4차 회의
아이들이 도착했습니다. 재이, 유준, 아인과 함께 간단한 얘기하다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어제 홈마트를 들려서 잼 만드는 곳을 아인이가 질문했는데 기억나나요?”
“네 검산동 주민 센터요.”
“맞아요. 검산동 주민 센터 주변에 있다고 했죠? 근데 선생님이 미리 간단하게 알아본 결과 잼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과일 청을 만드는 곳이었어요. 재이, 유준, 아인 과일 청은 어때요? 과일 청과 과일 잼 중에 하고 싶은 거에 손 들어봐요."
아이들은 전부 딸기 잼에 손을 들었다.
아이들은 회의를 하면서 딸기잼 만들어줄 어르신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직 진행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뜨개질로 목도리 만들기를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물어봤습니다.
“뜨개질을 알려줄 어른이 있을까?” 아이들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선생님이 어제 지나가면서 본 뜨개질하는 곳을 발견했는데 거기에 한 번 부탁해보는 게 어떨까요?”
“좋아요!!”
그럼 전화로 부탁할 내용을 작성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네!”
아이들은 노트북으로 부탁할 대본을 만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제사회복지관 일상생활기술학교 2학년 팀입니다. 목도리 뜨기 배우고 싶은데 시간 있으세요? 그리고 지금 가도 되나요?”
“네 지금 오세요~”
“감사합니다.”
재이는 침착하게 말하면서 부탁했습니다. 뜨개질을 배우고 싶은 말을 전달했습니다.
뜨개질은 어려워
아이들과 저는 뜨개질 공방으로 걸어갔습니다. 아이들은 들어가서 인사를 드리고 다시 소개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까 연락드린 일상생활기술학교 2학년 팀이에요.”
“어이구 이렇게 어려?? 배우기 어렵겠는데?? 일단 저기에 앉아~”
아이들은 마음에 드는 색을 가진 털실을 가지고 와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선생님은 첫코 뜨기가 어려우니 먼저 코를 10수정도 떠줬습니다. 아이들은 많이 어려워했습니다.
순간 제가 실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맞는 과업을 살피지 않았던 느낌을 가졌습니다. 선생님은 첫코를 떠주시고 다음 방법을 적용하여 짜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리고 힘들어 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알려주시다가 일이 많으시다면서 제게 알려주시고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다른 어른이 한 분 오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시면서 옆에 앉으셨습니다.
“아유~~몇살이야??”
“초등학교 2학년이요.”
“어른들도 어려워서 잘 못해”
재이랑 아인이 옆에 선생님은 앉아서 알려주셨습니다. 유준이는 제가 첫 코를 뜨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알려줬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우선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계속 잡고 뜨개질 했습니다.
뜨개질 비용은 들지 않았습니다. 사장님께서 아이들이 이쁘시다고 그냥 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은 감사인사를 하고 시간이 다 되어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집에서도 할 것입니다.
아이들 하원을 시켜주면서 즐거웠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어려워서 재미없을 것 같았던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아이들은 끝나고도 계속 밝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행입니다.
슈퍼비전
오광환 선생님
감사인사 드렸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잘 배웠든 안 배웠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한 가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과업인지 한 번 체크해야 하겠어요.
나머지 사업은 소박한 것에 중점을 두죠.
내일은 회의를 짧게 하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정수현 선생님
물어보고 싶었던 것과 해야 할 것들의 내용을 물어보라하셨습니다.
나는 ‘때’의 핵심은 “관계”라고 했던 말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이번에 사회사업을 위해 이웃에 둘러 돌아보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보니 ‘때’의 핵심은 ‘관계’라는 말을 알 것 같았습니다. 실수한 것이 있다면 감사하는 주간 때 찾아다니면서 결례를 행했던 것 같다, 실수를 했다, 좀 아닌 것 같았다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