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쉴 수 있다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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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복코리아 이경호씨가 호흡으로 작동이 가능한 전동휠체어를 시운전하고 있다. ⓒ미디어다음 신동민 | 지난 2월 23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오토복코리아 직원들이 전동휠체어를 시운전하고 있었다. 발은 물론 손도 쓸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들을 위해 호흡으로 조절할 수 있는 ‘꿈의 전동휠체어’였다.
“모스 부호와 비슷한 방법이예요. 한 번 불면 앞으로 가고, 두 번 불면 뒤로 가는 식이죠. 전심이 마비된 장애인도 숨을 쉴 수 있다면 조작이 가능합니다. 가격이 1500만원으로 비싼 게 흠입니다.” 이 회사 물류기술지원과 이경호씨의 설명이다.
“전동휠체어의 의자를 높이 올릴 수 있는 전동휠체어도 있어요. 간단한 단추 조작으로 의자의 위치를 올려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죠. 목 이하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을 위해 전동휠체어를 턱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전동휠체어도 있습니다.”
평생을 누워서 또는 앉아서 살아야 하는 전신마비 장애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전동휠체어, 간단한 조작으로 침대로 변하는 전동휠체어도 있다. 심지어 불을 켜거나 끄고, TV를 조작하고, 문을 여닫는 등 집안의 모든 가전과 기구들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콘이 부착된 전동휠체어도 생산 중이다. 이 정도면 전동휠체어 자체가 하나의 컴퓨터인 셈이다. 이경호씨는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눈동자 움직임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작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도 최근들어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산 전동휠체어 제작·판매업체 대세엠.케어는 노동부 산재의료관리원 산하기관인 재활공학연구소와 함께 ‘G7선도기술 의료공학 기술개발사업’이라는 전동휠체어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동스탠드업 전동휠체어, 초경량 전동휠체어, 수동/전동 전환형 전동휠체어 등이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앞두고 있다.
“다양한 기능은 삶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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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얀 빨대같은 것이 호흡 운전기. 하얀 공같은 것이 턱으로 움직이는 조이스틱이다. ⓒ미디어다음 신동민 | 전동휠체어 수입·판매업체 휠로피아 김윤제 사장은 “전동 휠체어의 다양한 기능은 사치가 아니라 삶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이라고 말한다.
“전신마비 장애인의 경우 신체조절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를 느끼고, 혈압이 불안정합니다. 이들은 휴식을 위한 침대 기능이 필요합니다. 피로하면 누워서 쉬어야 하거든요.”
오토복코리아 김수환 팀장은 “전동휠체어 등 보장구의 목표는 장애인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의 경우 최대한 사고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동휠체어의 다양한 기능은 삶의 질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것.
우리나라의 전동휠체어 보급과 기술개발은 아직 초보단계다. 시장의 필요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늦은 편이다. 대세엠.케어 김일호 기획팀장은 “시간이 갈수록 전동휠체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장애유형 만큼의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입니다.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 구입에 대한 건강보험의 지원이 현실화되는 등의 지원이 이뤄지면 수요도 늘고, 기업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전동휠체어는 붕어빵이 아닙니다” - 전동휠체어나눔운동, 의미 있지만 아쉬운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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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동스탠업 전동휠체어. 장애인마다 다양한 기능을 원하지만, 대부분의 전동휠체어 기증운동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세엠.케어 | 취재 중에 만난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전동휠체어 기증 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애의 종류는 장애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며 “장애의 정도를 따지지 않고 전동휠체어를 붕어빵처럼 찍어서 나눠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왼손만 쓰는 사람도 있고, 오른손만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손을 아예 못 쓰는 사람도 있죠. 이런 분들에게 몇 가지 종류의 전동휠체어를 구매해 나눠 주는 것은 사람을 기계에 맞추는 행위 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동휠체어를 기증 받고도, 개조할 여유가 없어서 집 안에만 ‘모셔두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리기도 한다고. 때문에 전동휠체어 나눔 행사를 한 단체들은 사후 방문 등을 통해 전동휠체어 소유여부를 체크하기도 한다.
그밖에 한 전동휠체어 수입업체 관계자는 “전동휠체어 나눔행사를 하는 지자체 중에 국산제품의 입찰만 받는 경우도 있다”며 “공정한 경쟁을 통한 기술발전과 장애인의 다양한 수요를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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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환장하겟네,, 이런게 나오다니,,,, 발명아이디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젠장... 전신마비장애인위한거,, 정말 끝내주는 호흡으로 어떻게 운전을할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