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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트자마자 예초를 시작 했습니다.
오랫만에 예초기를 짊어지니 무게감이 느껴졌지만.....
2시간 풀을 깍고나니 몸이 가뿐 해 집니다.
찬바람이 불 그런 계절에 팥죽튀듯 죽죽 땀을 쏟았습니다.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풀베기는 명상 하기 딱 좋은 작업.
수행의 도구처럼 무건몸도, 탁한 생각도 일순 정리됩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서귀포소장과 면담 약속이 있었기에
집 주변 예초와 넝쿨 걷어 내기로 4시간 작업을 하고
함께 일하는 아이들 참을 챙겨 잠시 쉬게 하곤 다녀오다.
#정현찬가농회장님께서 보내 주신 고구마가 달디 달다.
#마용운농부이자환경운동가 친구가 보내준 사과즙도
아끼고 아껴 냉동해 두었다 땀흘린 뒤 먹으면 꿀 맛이다.
면담과 병원(중병 아님) 다녀와 아이들, 가지와 고추전 부쳐
감자찌게 끓여 점심을 주었더니 사 먹는 것 보다 좋다 한다.
오후엔 하우스안 레몬 나무 심어둔 곳 예초를 했다.
빈공간이 많아 콜라비와 비트를 심을 요량으로 멀칭을
해 두고 풀을 깍았더니, 훨씬 수월하다.
봄에 피는 금귤(낑깡)꽃이 날씨가 이상해서 그런지 활짝
나무마다 하얀 꽃들이 피었다.
이미 손톱 보다 큰 열매가 다다다다닥 붙어 있는 곳에.
오후 참으론 감자를 구워 주고, 풀베고 지나간 나무 둘레
남긴 풀들을 뽑아 주었다.
손목 힘이 약해져 큰풀을 뽑자니 차라리 기계로 하는 것이
낫다.
낫으로 베고, 자르자니 앉았다 일어났다가 자유롭지 못하고.
농사도 정년을 도입해야 겠다.
정함이 없으니 혹사 한다.
어둑 해지며 청량 해지니, 풀벌레와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
금새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바닷속 한치잡이, 갈치잡이
어선들 불이 환히 빛난다.
밝을때는 보이지 않더니 조금 어두워 지니 불빛이 환하다.
잠깐 멈추고 먼 바다를 보고, 낚싯배를 보며, 풀밭 조화로운
오케스트라를 들으니 무상해 진다.
모처럼 장삿꾼이 아닌 농삿꾼이 되어 가슴도 편안하다.
#제주귀한농부
#레드키위
#하우스감귤
첫댓글 홍길동 같으신 차차로님.
건강 챙기세요.
귀한 농사 지어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추석때 귀한 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산문을 쓰셔도 좋을 만큼 글 솜씨가 좋으신 지기님의 글을 읽으면 바쁨 속에서도 평화를 누리시는 것 같아 더불어 평화로워지네요.
가을의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수고 많이 하신 어제였군요!
장정들도 견디기 힘든 제초작업을
하면서 수행의도구 처럼 생각하고
일을 하는 차차로님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본받고 싶습니다.
잠시도 쉴틈없이 바쁜 농사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즐겁게 임하시는
모습 보기 좋으네요.
힘든일도 긍정 마인드로 척척해내시니 대단하셔요.
제주밤바다가 평화롭네요.😊
차차로님 글솜씨 정말 멋지세요. 글을 따라가면서 풍경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쉴새없이 바쁘신 차차로님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마음이 가득한 날들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