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서 놀다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왔다.
무얼 먹을까?
그러나 딱히 먹고 싶은 것은 없었다.
내 발길은 중앙시장 A동으로 향했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곳, 그러나 지금 미래를 꿈꾸는 그곳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강화 중앙시장은 한때는 잘 나가던 때도 있었다.
16년 전 내가 강화에 이사왔을 때,
그때는 강화읍에 큰 마트도 없었고 이웃 도시로 나가는 교통도 지금만큼 발달하지 않았다.
읍내 경기는 나름 잘 돌아갔던 것 같다.
잠시 일년간 읍에 살았던 나도 중앙시장 A동 아래에 있는 중앙마트를 곧잘 이용했다.
그때 중앙시장에는 사람들이 들끓었다.
두부집도 순대국밥집도 장사가 잘 되었다.
중앙시장 뒤에 있는 '우리옥' 식당에도 가서 밥을 먹기도 했다.
주인 할머니가 참 정겹게 대해주셔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옥은 입소문을 탔던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십자매', 즉 한겨레신문 기자이셨던 김선주 선생을 따르는 열 명의 여성들,
이유명호 한의사, 제주올레의 서명숙 이사장, 가수 양희은, 여성학자 오한숙희, 한비야, 등등의 걸출한 여성들이 강화를 찾을 때마다 이 우리옥을 빠지지 않고 들렀다.
그때 우리옥은 지금의 모습이 아닌, 정겨운 모습의 옛날 집이었다.
그래서 이곳은 알게 모르게 유명세를 탔다.
우리옥 앞을 지나다가 문득 옛날이 생각나서 들어가봤다.
빈 자리가 있길래 자리에 앉아 주인장이 와서 뭐 먹을 것이냐 묻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도시에서 온 듯한 차림의 가족이 들어왔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 살짝 당황을 하는 모습이었다.
"여기 앉으세요. 저는 혼자라서..."
하면서 자리를 양보했더니 괜찮다 한다.
나는 꼭 밥을 먹을 심산도 아니었기에 그냥 자리를 양보하고 밖으로 나왔다.
솔터우물 앞의 정자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었다.
ㅎㅎ, 떠들지 말라, 쓰레기 버리지 마시오 라는 경구가 재미있어서 찍어봤다.
빙빙 돌다가 중앙시장 안으로 들어가봤다.
최근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의(?)들이 궁금해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폐업중인 가게들이 여럿
보인다.
비어있는 가게를 얻어서 중앙시장, 아니 나아가서 강화읍을 밝게 살려보고자 하는 청춘(?)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계획,
바야흐로 이곳은 지금 변화의 첫 발자욱을 떼고 있다.
중앙시장 안을 빙빙 돌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 바로 저곳이다.
내가 찾던, 그이들의 꿈의 작업장이 바로 저곳이구나.
일이 아니라 놀이로~~~.
중학생들이 여럿 와서 일이 아닌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 '모든 일을 놀이처럼 하자' 그게 내가 꿈꾸는 삶인데 여기가 바로 놀이터구나.
쭈글쭈글 힘이 빠져있던 내 가슴에도 다시 빵빵하게 꿈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돈, 그것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보다는 재미다.
꿈꾸며 신나게 살다보면 나는 영원히 청춘이다.
내 삶의 키도 꿈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
꿈은 꿈꾸는 사람의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청춘이다.
청춘은 움직이는 것이니, 움직이는 자여, 그대들은 영원히 청춘이다.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누워서 잠을 자는 분도 있고
건어물전의 어머니 역시 앉아서 주무시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재미있게, 신나게 놀 사람들이 이곳 중앙시장에 찾아와서
꿈을 꾸고 삶을 빵빵하게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골목들이 좋다.
강화읍 대로변 뒤의골목들.
한때는 잘 나갔던 시절도 있었을 게 분명한 이곳.
짜장면집, 냉면집, 팥죽집, 떡집, 여관...
거뭇거뭇 수염이 돋기 시작한 여드름 투성이 학생들이 짜장면집 뒷방에 앉아 어른 흉내를 내던 곳.
빼갈과 담배를 배웠던 곳일지도 모를 이곳,
나는 이 짜장면집에서 그때를 본다.
도무지 갈무리가 되지 않던 여드름쟁이들의 청춘을 본다.
이제는 50을 넘어 60으로 향하고 또는 육십도 넘어 칠십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곳에 오면 그들은 여전히 여드름쟁이의 서투른 청춘이 되는지도 모른다.
첫댓글 20몇년전 강화맛집이라하여 우리옥을 찾아 갔던 적이 있어요
그때 누구랑 갔더라?
그래요?
그녀는 잘 있을테니 걱정마세요~~~.ㅎㅎ
중앙시장은 안가봐는걸요!
재밋겠어요. 담에 가야 겠어요~~~~
앗! 문촌장님도,,,,,
재미있을 것 같지요?
재미있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분명 재미있을 거예요.
@미감 한편의 대하소설입니다.
과거가 있어 지금 내가 있는 저곳
중앙시장A동
그립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또
그리워지네요
새로움
기대
여러감정이 올라오는 오늘 화이팅 합니다.
중앙시장b동
청년들의 힘이 모아지는곳
과거의명성 미래의가치
강화의 볼거리
그리고 치없는거리
신나는 거리되겠지요~~
강화나들길 14코스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