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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총체적 대미종속 패키지’, 거부하고 시간끌며 파기해야
정성희 자주연합 집행위원장
120년 전 1905년 을사늑약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일본 통감을 통한 식민지 지배통치를 강화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에는 무능한 봉건왕조와 약화한 의병 세력, 청일-러일전쟁에서의 일본 승리, 그리고 미국이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묵인하고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승인한 카쓰라-테프트의 합의로 한반도에 대한 일제의 배타적 지배를 피할 수 없었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8월 24일 뉴욕 1차, 10월 29일 경주 2차의 한미 정상회담과 11월 14일 공동 발표한 사실 자료(팩트 시트=Fact Sheet)에서는 한국의 대외 전략과 주요 정책 집행에 대해 미국과의 긴밀한 사전 협의와 승인 체계가 강조되고, 대규모 투자와 안보·경제 연계가 미국 주도의 지배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역사적 유사성을 가진다.
그러나 지금은 한반도 남쪽의 ‘빛의 혁명’과 북쪽의 전략국가화, 중국·러시아의 부상 등의 세계 다극화 추세이다. 미국이 약화되는 패권을 고수하기 위해 일본과 공조해 한국에 대한 신식민지 지배 체제를 강화하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0년 전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늑약이나 60년 전 단돈 3억 달러에 온갖 식민지 피해와 고통을 청산했다는 한일굴욕협약 때와는 오늘의 주객관적 조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의 한미 정상 합의 사실 자료(팩트시트)가 경제·산업·일자리·재정·국방·외교·남북관계 등 ‘총체적인 대미 종속 패키지’를 담고 있더라도, 정부 여당과 대다수 언론이 ‘다른 대안 있나’ ‘선방했다’는 식으로 자화자찬, 자족자만 하더라도, 이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진보개혁정치와 노동시민사회운동의 힘이 아직 약하더라도,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주권자 국민의 ‘자주의 함성’을 바탕으로 미국에 끊임없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미국 내부의 분열 갈등과 국제적 힘의 약화에 맞추어 계속 투자와 출자의 시간을 끌며, 경제개혁과 평화협력과 무역 다변화를 통한 대안경제를 착실히 준비하면서 결국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한미 경제-안보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 정부와 국민이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먼저 한미 정상 합의 사실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자.
대규모 대미 투자: 산업정책 자율성 위협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 총액은 3,500억 달러도, 6,000억 달러도 아니다. 최소 7,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 명목 1조 8,500억 달러(2025년 추정치, 국제통화기금)의 약 37.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1년 200억 달러 한도의 현금 분할 투자 2,000억 달러 + 조선업 투자 1,500억 달러(현금과 보증) + 미국 에너지 상품 구매 1,000억 달러 + 8/25 워싱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체결된 주요 재벌 대기업의 대미 투자 11개 MOU 1,500억 달러, 이상 6,000억 달러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보잉 차세대 항공기 103대(약 362억 달러)와 GE 예비 엔진 구매와 정비 서비스 계약(약 137억 달러), 한국가스공사의 2028년부터 10년간 미국산 LNG 장기 도입 계약(연간 330만 톤 규모)이 포함된다 하더라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국 리엘리먼트의 희토류 분리·정제·자석 생산 단지 건설, LS그룹의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 인프라 30억 달러 투자, 그리고 현대, 삼성, LG 등 재벌들의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기타 에너지, 의약품, 핵심광물, AI/양자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투자가 제외되어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미국산 무기 250억 달러, 주한미군에 대한 포괄적 지원 330억 달러 등의 추가 부담이 예고되었다. 한국 방위사업청이 “AEW‑II(2차 항공통제기)” 사업으로 명명하고 4대 도입하는, 팩트시트의 한국 공군과 L3해리스의 공중조기경보통제 항공기 계약은 미제무기구매에 해당한다. 아무튼 이러한 대미 투자와 미제 무기 구매와 주한미군 지원금까지 합산할 경우, 최소 7,000억 달러 이상이다. 트럼프의 한국 9,000억 대미 투자 주장이 농담이 아니라 실제에 가깝다 할 것이다.
반면 미국 측의 약속은 일부 관세 완화, 면제 가능성, 조건부 심사 수준에 그친다. 특히 한국산 제품에 대해 ‘FTA 또는 15% 중 높은 세율 적용’이라는 조항은 FTA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며 사실상 한국만을 위한 별도 고율 관세 체계이다. 2024년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전체 해외투자의 약 40%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번 합의로 이 비중을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산업정책의 자율성을 급격히 축소시키는 방향이다.
결정은 미국, 부담은 한국: 극단적 수익 배분과 경제주권 위협
결정권과 통제권이 미국에 집중되고, 비용·위험·재정 부담이 한국에 전가되는 구조라는 점은 이번 합의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처 선정, 운용, 감독 권한이 대부분 미국 측 기관과 민간 투자기구에 귀속돼 있어 한국은 실질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채 자금 제공자 역할만 맡게 되는 구조이다.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 한도의 재정 투입은 단일 연도 기준 국내 총예산의 약 3.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0년 누적 시 27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장기 부담을 발생시킨다. 이는 한국이 미국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자국 재정을 쏟아붓는 기형적 형태이다. 미국의 산업보조금을 한국이 대신 내주는 셈이다.
더구나 약정 송금 기한을 45일로 못박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 인상, 수익배분 후퇴 등 불이익을 제공하도록 설계한 부분은 사실상 경제적 강제조항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IRA·칩스법 등을 통해 이미 자국 중심의 산업보호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는 한국의 산업·통상 정책을 더욱 제약하는 효과를 강화한다. 특히 수익 배분 구조는 원금 회수 이전 50:50 배분조차 매우 불리한데, 이후 미국 90%·한국 10% 배분이라는 극단적인 불평등 구조는 사실상 미국 측 투자기관의 단독 수익 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향후 투자 배분에서 수익이 보장되는 유망 분야—반도체 제조 장비, 방산, 원전, 우주·AI 플랫폼—는 미국 자본이 선점하고, 수익성이 낮거나 실패 확률이 높은 분야—폐기물 처리, 중간재, 인력·교육, 인프라성 투자—를 한국 측 지분으로 떠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투자 기구의 의사결정권이 미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한국은 투자 손실 위험을 통제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재정이 손해를 떠안고 미국 기업은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
이러한 합의 구조는 한국 경제에 세 가지 심각한 후과를 낳는다. 첫째, 국내 산업정책 왜곡이다. 대규모 대미투자 의무는 국내 전략산업 육성 예산을 잠식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국내 투자 수요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둘째, 통상협상력 약화이다. 한국이 미국에 구조적으로 종속된 투자 의무를 지게 되면 향후 관세·무역 협상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경제주권 제약이다. 한국의 재정·산업·투자 정책이 미국의 전략산업 로드맵에 종속되며, 향후 정부가 바뀌어도 계약 구조 자체가 족쇄처럼 남아 정책 선택권을 제한하게 된다.
무역·규제 체계의 미국 종속화: 산업·농업·디지털 주권 위협
미국산 자동차 연간 5만 대 상한 폐지는 단순한 무역 규제 완화가 아니라, 양국 간 자동차 시장 접근 구조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사실상 포기한 조치이다. 이 상한은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끊임없이 확대를 요구해 온 조항이며, 이번 합의로 미국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무제한 진입이 가능해졌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해서는 기존의 최대 15% 관세 상한이 유지되고 있어 경쟁 환경이 대칭적이지 않다.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최근 둔화하고 전기차 보조금 차별이 겹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조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판매 전략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구조이다.
식품·농산물·생명공학 규제 완화 조항은 미국 기업의 농업·생명공학 이해관계를 거의 그대로 반영한 형태이다. 이미 한국 농식품 시장에서 미국산 농축산물 비중은 약 24%(미국 농무부 발표), 특히 쇠고기 등 주요 품목에서 미국은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GMO 표시 기준, 축산물 항생제 관리, 식품 수입검역 기준 등에서 한국의 안전·위생 기준이 미국의 요구에 종속될 여지를 크게 넓힌다.
한국 농가의 소득 기반은 계속 약화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농업 총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수입 농식품 의존도가 상승하는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시장 개방이 아니라 한국의 식품 안전 기준과 농업 주권이 미국산 제품 중심의 국제규범에 재편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서비스와 데이터 이전 분야에서 ‘미국 기업 차별 금지’ 조항이 포함된 것은 특히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 조항은 플랫폼 기업의 책임 규제, 데이터 보관과 접근 관리, 공정경쟁 규제 등 디지털경제 시대의 핵심 정책 도구를 미국식 규범에 맞추도록 압력을 가하는 장치이다.
현재 미국 플랫폼 기업들은 검색·SNS·클라우드·애플리케이션 마켓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 이용자 데이터와 시장 점유율을 독점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의무가 강화되면, 한국 정부나 국회가 추진해 온 플랫폼 갑질 규제, 이용자 보호 강화, 데이터 국외 이전 제한 정책 등이 실질적으로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데이터 주권 약화는 장기적으로 금융, 의료, 국방, 공공행정 등 국가 핵심 인프라의 정보체계를 미국 기업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의 전체 데이터 트래픽 중 약 70% 이상이 글로벌 플랫폼을 거쳐 이동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 클라우드 의존도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규제 권한이 축소되면 한국은 이용자 정보 보호와 디지털 주권 확보라는 전략적 과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외환·금융 구조의 미국식 규제 종속과 리스크 심화
외환·금융 부문의 제약은 이번 합의에서 가장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이다. 합의문은 한국이 달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장 개입이 아닌 다른 방식’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안정화 개입을 제약하는 조항이다.
외환시장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이 발생할 때 한국은행은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규정은 그러한 조치를 “비시장적 개입”으로 간주할 여지를 남기며, 통화정책·환율정책 전반의 재량권을 축소하는 효과를 낳는다. 특히 한국처럼 교역의존도가 70%를 넘고 외환시장의 일일 변동폭이 큰 경제에서는 정책 여지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직접적인 금융 리스크 확대 요인이다.
또한 한국이 ‘연간 200억 달러 이상 달러 조달 요구를 받지 않는다’고 명기한 조항도 비용 부담을 축소하는 표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 의미는 다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2024년 기준 약 4,20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조달은 외환보유액의 약 4.7%를 고정적으로 외부 수요에 투입하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 환경 악화, 금리 변동, 위험자산 회피 국면에서는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특히 달러 조달은 단순 차입이 아니라 비용이 수반되는 금융거래이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1%p만 상승해도 연간 수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국가부채·기업부채·가계부채 모두가 높은 한국 경제에 즉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달러 조달 비용 상승은 국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기업 투자·가계 신용 등 경제 전반의 취약 고리를 자극한다. 환율이 불안정해질 경우 기업의 수입 원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압력도 커지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금리·환율 두 축 모두에서 정책 선택지가 좁아지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외환시장 개입 제약과 조달 비용 증가가 결합되면, 환율 안정성은 시장에 더욱 크게 의존하게 되고 외부 충격에 대한 방어력이 약화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번 합의의 외환·금융 관련 조항은 한국의 통화주권을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요소이다. 외환보유액 규모와 무관하게, 조달 의무·시장 개입 제약·금리 상승 압력이라는 삼중 효과는 한국경제가 이미 고금리·고부채·저성장 구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구조적 리스크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문제는 외환정책의 자율성뿐 아니라 경제안정성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국방비 급증과 미국산 무기 구매: 자주국방 아닌 종속 국방 구조화
국방비 확대와 미국산 무기 구매의 제도화는 이번 합의의 핵심이자, 향후 10년간 한국 재정운용에 가장 큰 압박을 가할 요소이다. 국방비를 GDP의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은 단순한 증액 수준을 넘어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 2025년 한국의 국방비가 약 61조 원대임을 감안하면, 3.5% 목표는 매년 국방비를 90~100조 원 수준으로 고정시키는 조치로, 최소 35~40%의 급증이다. 이는 한국 재정규모와 인구구조, 복지지출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지속가능성 논란이 불가피하며, 사실상 다른 공공재정 영역을 축소해야 충당할 수 있는 액수이다.
여기에 미국산 무기 구매가 명시적·제도적으로 포함된 점이 추가 부담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합의문에는 2030년까지 미국산 무기 250억 달러(약 34조 원) 구매 계획이 포함되었고, 특히 원하는 무기의 연구개발비까지 부담하라는 형편이다. 이는 장기 패키지 형태로 구성돼 있어 조정 가능성이 거의 없다. 미 방산업체의 시장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조항이며, 국산 무기 개발·자주기술 축적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미국은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 전략정찰자산, 우주·사이버 방산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공급 지위를 확보하게 되고, 한국은 기술 접근권조차 제한된 상태에서 의존적 구매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된다.
또 하나의 대규모 항목은 주한미군 포괄적 지원 330억 달러(약 45조 원)이다. 이 항목은 기존 방위비분담금(SMA)을 넘어, “작전운용·기지 현대화·전력 신증강” 등을 명목으로 사실상 주한미군의 역외작전 능력까지 한국 재정이 지원하는 형태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미군 재배치와 전력 전개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번 구조는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이 부담하는 효과를 만든다. 한미동맹의 ‘상호성 확대’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 유지 비용을 한국이 떠안는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국방비 증액이 자주국방 강화를 위한 투자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방비가 증가하지만 그 돈이 국내 연구개발(R&D), 국산 전력화, 군 구조 개편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산 무기 구매와 주한미군 지원에 집중된다면 이는 ‘자주국방’이 아니라 ‘예속 국방’, 미국 군사산업과 전력구조에 종속되는 국방체제로의 전환이다.
더구나 주한미군의 작전영역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남중국해·대만해협 등으로 확대되어 왔는데, 이번 합의는 이 역외작전의 재정적 기반을 한국이 제공하는 구조를 사실상 제도화했다.
국방비 증가와 미국산 무기 구매의 패키지화는 한국의 재정 여력을 압박하고, 산업·기술·전략 주권의 공간을 축소하며, 동맹의 균형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는 국방비 증가가 ‘안보 강화’가 아니라 ‘종속 심화’로 연결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대목이다.
전작권 전환 왜곡: 미국 무기 구매에 종속된 군사주권
전작권 전환 문제는 본래 한국군이 전쟁 지휘권을 스스로 행사함으로써 군사적 자율성을 회복하려는 역사적 과제였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노골적으로 명시된 ‘미국 첨단 무기 체계 도입’ 조항은 이 핵심 취지를 사실상 왜곡한 조치이다. 전작권 전환이 일정한 군사 능력 구비를 필요로 한다는 논리는 그동안 미국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나 이번 합의는 그 능력의 기준을 한국군의 실제 전력 구축 계획과 독자적 평가가 아니라 미국산 무기 구매 여부에 종속시키는 형태로 굳혀 버렸다.
그 결과 전작권 전환 과정은 군사주권 강화의 단계가 아니라 미국 무기 구매를 확대하기 위한 통로로 기능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F-35A, 글로벌호크, 패트리엇 PAC-3 MSE, SM-6 등 주요 방공·정찰·타격 체계의 상당 부분을 미국 의존적으로 확보해 왔다. 2020~2024년 5년간 한국의 대미 무기 구매는 누적 40조 원을 넘어섰으며, 최근 방위사업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만 해도 FMS(대외군사판매) 방식 계약이 11조 원을 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미국 첨단 무기 추가 도입’으로 못 박는 것은 한국군의 자주적 방위력 건설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무기 의존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더 큰 문제는 전작권 전환이 군 사령부 구조와 전략 결정권을 정상화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미제 무기 패키지 구매와 연동된 행정 절차로 축소된다는 점이다. 전작권을 환수하려면 ‘한국군이 독자적 ISR·미사일 방어·지휘통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기준 자체는 타당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능력은 미국산 무기만으로 충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L-SAM, 국산 정찰위성, AESA 레이더, 장거리순항미사일 등은 충분히 대체적 전력으로 인정될 수 있음에도 이번 합의에서는 사실상 배제되었다. 이는 군사 능력 평가를 객관적 군사 기준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경제적 이해에 따라 재단한 조치이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 전작권 전환은 ‘조건 충족’이 아니라 ‘미국 무기 구매량 충족’ 여부로 판별되는 구조에 갇히게 된다. 다시 말해, 전작권은 주권 회복의 문제에서 멀어지고, 미국이 원하는 무기체계·방산기업·획득 절차를 충족시켜야만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거래적 권한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전작권을 통해 한국군의 전략적 판단권을 확보하고자 했던 원래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결과이다.
이번 합의는 군사주권의 길을 여는 것이 아니라, 미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구조적 예속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군사적 자주성 확보보다 동맹의 무기시장 종속성이 강화되는 이 흐름 속에서 전작권 전환은 ‘주권 회복’이라는 국가적 목표가 아니라 ‘예속동맹의 확대 재생산’으로 귀결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군의 전략적 자립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산업적 이익이 우선되는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는 전작권 전환은 결코 실질적 군사주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의 근본적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핵 추진 잠수함 승인과 전략 자율성 제약, 군비경쟁 심화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 승인과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농축 절차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표면적으로는 자주국방 역량이 확대되는 진전처럼 보인다. 핵 잠수함은 장기 잠항 능력과 은밀성을 갖춘 전략자산으로 평가되며, 핵추진 기술을 확보한다면 한국이 독자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의 핵심 요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전략적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라 보기 어렵다. 특히 핵연료 조달과 재처리 절차의 최종 승인권이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운영이 본질적으로 미국의 통제 체계 안에 묶여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기술과 플랫폼의 일부를 확보한다 해도 전략적 운용 권한이 독립적으로 확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더욱이 핵 추진 잠수함 보유는 동북아 군비경쟁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은 한국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며, 북한 역시 SLBM 전력 강화와 잠수함 건조 계획을 고속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은 핵·재래식 잠수함 70여 척, 북한은 신형 '신포급'을 포함한 잠수함 전력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에 진입하게 되면, 역내 주요국의 잠수함 전력 경쟁은 질적·양적 확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은 한미일 협력이 자신을 겨냥한 전략적 포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핵잠 보유는 주변국의 해군력 확대와 견제 행동을 더욱 노골적으로 자극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군비경쟁 심화는 한국이 부담해야 할 안보적·경제적 비용을 크게 늘릴 것이다. 핵 추진 잠수함 1척의 건조비는 최소 30조~5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유지·보수·연료관리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생애주기 비용은 그 두세 배에 달한다. 전력투자 부담이 증가하면 기존의 재래식 전력 강화나 국산 무기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잠식할 가능성도 발생한다. 또한 주변국 군사태세 변화에 따라 한국은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 강화, 대잠초계 전력 확대, 해군력·우주정찰 능력 증강 등 새로운 비용을 감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군사적 긴장 고조가 장기화되면 에너지·물류 비용 상승, 투자 감소 등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뒤따르게 된다.
결국 핵 추진 잠수함 승인은 단순히 자주국방을 강화하는 조치가 아니라, 미국 승인 구조에 묶인 제한적 기술 확보와 동북아 군비경쟁의 가속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는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부담과 긴장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
동맹 임무 확장: 한반도 방어에서 역내 전략 지원으로
동맹 임무의 외연이 한반도 방어에서 ‘역내 모든 위협’으로 공식 확대되었다는 점은 이번 합의의 가장 구조적 변화라 할 수 있다. 미국이 발표한 팩트시트에는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포함한 동맹에 대한 모든 지역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한국이 사실상 전면 동의한 것이며, 주한미군이 더 이상 ‘한반도 방어’를 목적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대만해협·남중국해·동중국해 등 미중 경쟁의 주요 분쟁 공간으로 작전 범위를 넓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는 한국의 방위전략이 한반도를 넘어 미국의 ‘역내 억제체계’를 뒷받침하는 구조로 재편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군사·안보 정책이 미국의 지역 전략과 긴밀히 연결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을 ‘중간축’ 혹은 ‘전진 거점’ 국가로 명시적으로 규정해 왔고, 이번 합의는 한국이 이러한 요구를 제도적·정책적으로 승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군사력, 외교정책, 경제적 리스크 관리가 미국의 지역 전략과 동기화되면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 급격히 좁아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이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현 국면에서는 한미동맹의 ‘역내 임무 확대’가 곧바로 중국의 안보 패러다임에 중대한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 합의문에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항행의 자유”, “국제법 준수” 등이 포함되었는데, 이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미국의 입장과 논리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핵심 이익 중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영역이며, 한국이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미국 편에 서는 것 자체가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안보 보복 가능성은 이미 경험으로 확인된 바 있다. 2017년 사드 배치 당시 한국의 대중 수출은 2018~2019년 연간 약 200억 달러 이상 감소했고, 관광·소비·문화 산업까지 연쇄적 타격을 받았다. 그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반응이 재현될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또한 “항행의 자유”, “국제법 준수” 등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동맹에 반복적으로 요구해 온 문구이다. 한국이 이를 공식 합의문에 처음 명시적으로 포함한 것은 중국이 한국을 ‘미국 해양전략의 일부’로 규정할 명분을 제공하는 결과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압박뿐 아니라 군사적·외교적 거리 두기, 공급망 조절, 기술 협력 축소 등 다양한 형태의 반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동맹 임무의 외연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으며, 이는 한국이 스스로의 전략적 이해보다는 미국의 역내 전략을 중심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반도 방어를 넘어서는 ‘지역 임무 수락’은 단순한 표현상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의 군사·외교·경제 리스크를 장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임을 직시해야 한다.
대북 정책: 북한의 대화 재개 조건에 정면 역행
이미 효력을 상당 부분 상실한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했다고 하나, 그 내용은 선언적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 빈껍데기 재확인에 불과하다. 당시 합의의 핵심은 북미 관계 정상화,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라는 세 가지 축이 상호적·단계적 조치를 통해 추진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는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상응 조치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제재 완화 가능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 등 싱가포르 정신의 실천 요소는 완전히 빠져 있다.
더구나 미국은 다시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했다. 북한만을 일방적 비핵화 주체로 규정한 접근이다. 이는 북측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온 ‘비핵화 프레임’을 반복한 것이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대북 전략을 “핵을 먼저 포기하면 이후에 보상하겠다”는 방식의 기만적 접근으로 규정해 왔고, 이번 합의 역시 그 인식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상호주의가 배제된 대북 접근은 현실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북 제재는 정전 이후 70여 년 유지되고 있으며, 북한은 제재에 적응한 자립형 경제체제를 강화해 왔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 역시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아,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의 대화 조건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 실패가 아니라 대화의 문 자체를 구조적으로 좁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싱가포르 합의를 ‘재확인’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 정신과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핵심 요소를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북미-남북 관계의 교착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질적 상응 조치 없는 ‘만남 애걸’, 제재 유지와 압박을 우선시하는 접근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미 지난 10여 년 동안 반복적으로 증명되었다. 내년 3~4월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도 미국의 북핵 보유 인정, 한미군사훈련 대폭 축소, 대북 제재 완화에 달렸다.
한국의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일까?
종합하여 이번 한미 정상 합의는 한미동맹의 새 장을 연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용은 한국의 경제·산업·규제·통화·안보 전반의 자율성이 축소되는 구조이다. 한국의 투자 약속은 금액과 일정이 구체적이며 대규모이다. 반대로 미국의 약속은 ‘검토·심사·조건부’가 대부분이다.
국방비 확대와 미국산 무기 구매는 한국의 재정 부담만 증가시키고 군사주권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환·규제·무역 분야는 미국식 기준에 한국 경제를 맞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국익외교’이자 ‘자주국방’이라면, 국민이 이해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따라서 한국의 바람직한 대안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경제·투자 주권 강화이다. 대규모 대미 투자 의무와 미국 중심 수익 배분 구조는 한국 산업정책과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 대미 투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권을 확보하고, 전략산업·신기술 분야의 국내 투자 우선순위를 유지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투자 배분과 수익 구조에 대한 장기적 협상 재검토, 조건부 재협상, 손실 위험 최소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무역·규제 체계의 균형 회복이다. 자동차, 농식품, 디지털 서비스 등 분야에서 미국 중심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한국은 시장 접근의 비대칭성을 줄이고, 국내 규제와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농업·식품 안전 기준, 데이터 주권 정책, 플랫폼 규제 등을 독자적 기준으로 확립하여 미국 규범에 종속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셋째, 외환·금융 주권 확보이다. 달러 조달 방식 제한과 외환시장 개입 제약은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축소시킨다. 한국은 외환보유액 운용, 금융시장 안정화, 금리·환율 정책 결정권을 강화할 수 있는 자율적 체계를 마련하고, 외부 충격에 대비한 다층적 대응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국방·군사주권 회복이다.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 전작권 전환 조건 등은 한국군의 전략적 자율성을 제한한다. 따라서 국방비 증액을 자주국방 중심으로 재편하고, 미국 무기 의존도를 줄이면서 국산 기술 개발, 첨단 전력 확보, 독자적 전력 운용 능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군사능력과 전략적 판단권에 근거하도록 조정하고, 예속적 무기 구매와 연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외교·안보 전략의 균형화이다. 동맹 임무 확대와 미국 주도의 역내 억제 전략 종속은 중국·북한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긴장과 경제적 보복 위험을 높인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적 외교 채널을 활용하여 북미·남북 대화 재개, 지역 평화체제 구축, 다자외교 강화 등 균형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여섯째, 북 핵 보유 인정과 적대 정책 폐기이다. 일방적 비핵화 요구와 대북침공 시나리오에 입각한 한미-한미일 연합 훈련과 경제제재 유지 중심의 접근은 민생경제와도 직결된 평화협력 복권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북미-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북 핵 보유를 인정하고 군사연습, 경제제재, 인권 공세 등 대북 적대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종전 선언-평화협정 체결 촉구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다.
일곱째, 전략적 주권 확보를 위한 사회적·정치적 합의이다. 장기적 경제·국방·외교 부담과 위험을 관리하려면 정부, 국회, 민간, 산업계가 참여하는 전략적 합의와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단기적 압력과 장기적 구조적 불균형을 조율하고, 재협상·수정·철회 가능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대안은 경제·외교·군사 분야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고, 장기적 부담과 전략적 종속을 최소화하는 균형 외교·산업·국방 전략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단순한 ‘협력국’ 위치를 넘어, 주권과 전략적 선택권을 유지하며 역내 안정과 자주적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미국 강압에 맞선 주권 수호-민생 보호의 광장으로
현재 이재명 정부는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의 자주성과 국익을 강화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번 한미 합의를 통해 경제적·안보적 종속이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길을 강요받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대규모 투자와 무기 구매, 주한미군 지원 등은 동맹 협력 차원을 넘는다. 한국의 재정·산업·군사 역량을 미국 중심의 전략과 기업 이익에 종속시키는 조치다. 이러한 합의는 한국의 산업정책, 국방 계획, 외교 전략을 미국 요구에 맞춰 조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국민 경제와 민생, 국가 주권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막대한 자원과 기회를 제공하는 굴욕적 협상의 산물이다. 대규모 투자, 무기 구매, 외환 조달 제한, 규제 완화 등 모든 조항에서 한국의 부담은 막대하지만, 미국의 약속과 대응은 제한적이며 조건부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적·군사적 자율성을 제약하고, 국가 전략 선택권을 미국에 종속시키는 전형적 구조다.
한국은 미국의 강압과 요구에 순응할 수 없다.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한국은 왜 탈미 중인 인도, 브라질 등은 물론, 미국의 안마당이라는 캐나다, 멕시코 만큼도 줏대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가. 한국의 국민과 정부는 이번 합의를 철저히 분석하고, 경제주권과 산업 주권, 군사주권을 회복하는 전략적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민생을 보호하고 국가 자원을 자국 이익과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이번 합의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와 산업 구조, 외교·안보 정책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재정과 전략적 선택권을 미국의 요구에 종속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 국민적 감시와 적극 대응이 필수적이다.
국민과 정치인, 활동가들은 미국 중심의 굴욕적 한미 정상 합의를 단호히 거부하고, 대미 종속을 심화시키는 모든 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 경제주권과 산업·군사 주권을 회복하고, 민생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자주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국의 강압과 수탈에 맞서,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자율적 선택권과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결국 국민이 나서서 한국의 주권과 자주성을 수호하고, 경제적·군사적 종속을 거부하며, 민생과 평화를 지키는 길만이 한반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미국의 일방적 요구와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한국의 국익을 중심으로 한 자주적 결정을 강력히 실현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