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귀족, 향의 진객 ‘송이’가 제철을 맞았다. 강원도내 7곳의 산림조합 공판장에서 연일 송이 작업이 한창이다. 송이 채취꾼들이 송이를 따오면 공판장에서는 경매사의 숨 가쁜 경매 전쟁이 펼쳐진다. 일단 출발이 좋다. 강원도 대표 주산지인 양양 송이 가격이 추석을 앞두고 1㎏당 60만원에 최고가가 형성되는 등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작황이 좋아서 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1·2등급 송이가 부족, 평균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비싸게 형성되고 있다. 강원도의 송이 생산지를 찾아 그 특색과 변화상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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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홍석범 |
양양송이 체계적 품질관리
양양 송이는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에서 명품 송이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 송이 채취 농가는 물론 관계 기관의 숨은 땀방울이 한 몫했다.
양양군은 2006년 임산물로는 최초로 양양송이를 산림청의 지리적표시등록 제1호 품목으로 등록했다. 유통되는 양양송이에는 한글로 ‘양양송이’,영문으로는 ‘Yangyang Pine-mushroom’이라는 문구가 부착돼 생산지와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본부도 송이를 이용한 가공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이를 이용한 가공 품목도 다양하다. 송이주,산꿀자연송이,송이장조림,송이식초,송이과자 및 캔디 등은 사계절 상품으로도 유통·판매된다.
매년 수십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양양 송이 축제는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양양송이축제는 내달 1~4일까지 4일간 양양 남대천 둔지 및 송이밸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약리효과 뛰어난 ‘송이’
송이는 소나무 뿌리 끝 부분인 세근에 붙어사는 외생균이다.
소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고 땅속 무기 양분을 흡수해 그 일부를 소나무에 공급하고 소나무와 공생하며 자란다.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공해 임산물로 성인병 예방에 특효가 있는 대표적인 신토불이 농산물이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저지방,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물질을 함유,성인병 예방에 탁월하고 비타민 B1,B2는 물론 비타민 D가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암 발생을 억제하는 크리스탄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항암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1등급 평균 최고가 ‘50만원’
올해 작황이 좋아 채취량이 많아도 송이 값이 금값인 이유는 1·2등급 송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본부가 지난 20일 기준 도내 7개 산림조합 공판장의 등급별 1㎏ 평균 단가를 조사한 결과 △1등급 34만원△2등급 25만원△3등급(생장정지품) 19만원△3등급(개산품)17만원△등외품 12만원으로 나타났다. 1등급 송이와 등외품 송이 가격은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도내에서 송이 1등급 평균가격이 가장 높은 조합은 양양속초산림조합으로 50만2800원을 기록했고 이어 고성군산림조합(38만3700원),인제군산림조합(32만3700원) 순이었다.
송이가격이 높은 만큼 송이 채취 농가도 많다.
도내 7곳의 산림조합 공판장을 찾는 일일 평균 송이 생산농가는 △양양 200명△삼척 100명△고성 75명△인제20명△홍천16명△강릉15명△양구 8명 순이었다.
송이 생산량 감소 추세
매년 송이 생산량과 종사자는 줄어들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본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송이가 생산되는 대표지역은 강원도(양양·홍천·양구·고성·인제·강릉·삼척·동해·태백) 9곳과 경상북도(포항·안동·상주·문경·의성·청송·영덕·청도·예천·봉화·울진) 11곳, 경상남도(거창) 1곳 등이다.
강원도의 경우 7개 산림조합 공판장에서 유통되는 송이가 지난해(9월20일 기준) 8215㎏에서 올해는 7209㎏으로 1000㎏ 넘게 줄었다.
송이 생산량이 줄어들다 보니 공판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억6100만원 늘었다.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본부 관계자는 “기후 온난화와 중국산 수입 등의 영향으로 도내 송이 채취 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올 추석 선물로 송이와 가공품 등을 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kwwin@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