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인애란
청명한 아침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울었던 적이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 물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였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내게 두 눈이 있어 눈부신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넘칠 듯이 감사해서 울음이 쏟아졌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다.
'내가 살아있구나! ' 하는 느낌이 절절해지는 날이 있다.
자칫 무감각하고 습관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삶에서 잠자는 의식을 깨우는
치열한 그 무엇이 일어난다는 것,
분명 감사하고도 남을 일이 아닌가.
감동으로 세차게 흔들리는 것,
열심히 생활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것,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를 감지하는 것,
생기 발랄하게 타오르는 것,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벅찬 감격이 아닌가.
살아있는 일은 심장이 뛰고
생생히 호흡하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일,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한 줄의 글귀에 감명 받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려오고,
향기로운 꽃들에게 매혹되고,
좋은 느낌 좋은 생각을 향유하고,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늘 같은 나무의 모습이 아님을 발견할 때,
계절마다 맛과 윤기가 다른 과일을 먹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실 때,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살아있음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첫댓글 내가 살아있음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좋은글에 머물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