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수 문학박사·풍수지리학자 우선 형기와 이기를 나누어 설명하고, 형기와 이기의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땅의 형세로 생기 있는 곳을 찾아 길흉을 구분하는 것이 형기이다.
생기를 찾는 법 중에서는 세(勢)로 찾는 것이 가장 어렵고 다음은 형(形)이고 그 다음은 향(向)이다. 체(體,形氣)가 있으면 向(理氣)은 용(用)인데 오로지 처음에 用만 찾으면 體를 잃으므로 우선 형기를 터득한 후에 이기를 갖추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선 형기에 대하여 설명하면, 앞에서 인용한 ‘산수의 형상은 모두 음양오행의 기로 인하여 형성된 것으로 理는 음양오행의 이치이고, 氣는 음양오행의 氣運이고, 形은 산이 솟은 것과 물이 흐르는 모양이다. 산이 솟은 것이나 물이 흐르는 것은 음양오행의 기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속에 이치가 있는 것이다.’ 즉 음양오행론은 형기의 기본이다.
세간에서는 형기풍수를 말할 때 능선의 폭이 약4-50자(1자=33.3cm)면 왕릉이고 30자내외면 장군터라고 형세를 보고 말하기도 한다. 또는 형국(形局)을 보고 연화부수형(연꽃이 물위에 떠있는 모양)이니 와우형(소가 누워있는 모양) 등등으로 비유해서 말하는데 이는 애매하다. 수년전에 K대통령이 돌아가셔서 국립묘지에 안장하는데 모 대학 교수가 자리를 잡았다. 묘터에서 둥근 돌이 나왔다며 학이 알을 품은 자리라고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거의 사기수준이다. 땅속에 둥근 돌이 덩그러니 어느 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이없기 그지없지만 현실이 이렇다.
음체인 산이 陽을 만나 陽化하여 생기를 얻어 혈을 만들고 기를 축적하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 형기론이다. 이 양화의 과정을 形勢와 砂水, 穴로 논하여 용혈사수론(龍穴砂水論)으로 설명을 하기도 한다. 形氣書 가운데 최초로 문자화한 『청오경(靑烏經)』에서는 童山 · 斷山 · 石山 · 過山 · 獨山 · 핍산(偪山;위협하듯이 달려오는 산) · 측산(側山;한쪽으로 기울어진 산)에 장사지내면 자주 흉화를 생기게 하고 이미 있던 복도 사라지게 된다고 하였다. 이 의미는 홀로 있어서 음양을 갖추지 못한 것을 나타낸다.
『장경(葬經)』에서는 승기소래(乘氣所來; 용이 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양)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것이 음양으로 짝을 이루었는지 아닌지를 살핀다. 그 강약(强弱)과 순역(順逆), 완급(緩急), 생사(生死), 부침(浮沈), 허실(虛實)등은 가감(加減)이나 요차(饒借)로 정하는데, 안으로는 생기(生氣)를 접하고 밖으로는 거친 氣를 털어내면 내외가 부합하고, 전후가 막힘이 없어 비로소 참된 穴이 된다’고 하였다.
서로 반대되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해서 형기론은 음양에 기초한 것을 설명하고 있다. 『감룡경』에서는 穴을 설명하기를, ‘새둥지 안이나 손바닥의 오목한 것이 음이 양을 싸고 있는 모양이나, 평평한데 유두(乳頭)처럼 솟은 것은 양이 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여, 형기는 음양론에 기본을 둔 것임을 역시 알 수 있다.
『지리담자록(地理啖蔗錄)』의 제1권 「추원(推原)」에서도 지리는 음양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지리는 陰陽이고 요(凹)는 양이 되어 氣가 밖으로 뜨고 철(凸)은 음이 되어 기가 속으로 숨어서, 양기의 형태는 오목하고 음기의 형태는 볼록하다(일반적인 음양과 풍수의 음양의 모양은 반대임). 陰陽의 두 글자는 지리의 권형(權衡)으로 形氣의 조화를 이룬다. 形으로 氣를 모으고 氣로 形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형기는 음양을 기본으로 한 음양오행론으로 말할 수 있다. 그 음양오행의 살(殺)을 버리고 生을 찾는 것이 풍수가가 하는 일이다. 용을 보는 데는 모름지기 煞을 버리고 生을 찾는 법을 알아야 한다. 큰 용이 곧게 나가 강(剛)하고 급(急)하며 거칠고 완고하면, 용의 정신(正身; 제대로 생긴 산)같으나 그것은 煞氣이다. 진용(眞龍)은 이미 한 쪽으로 숨어 미미하게 나와서 간다. 그 숨은 맥은 生氣이다. 음체(陰體)인 용이 陽氣를 받아 음살(陰煞)이 양화(陽化)하는 과정이 있어서 부드럽게 숨은 듯이 나타나는 것이다. 양화을 이해하여 혈을 찾는 것이 형기풍수이다. [출처] 풍수의 형기(形氣)와 이기(理氣)의 관계(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