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각 구단 불펜투수 30명의 올 시즌 간단 기록입니다. 선수들은 각 구단에서 홀드 및 세이브 숫자가 가장 많거나 제일 많이 던진 투수 위주로 뽑았습니다. 두산과 KIA는 3명, 나머지 구단은 4명씩 골랐고, 보기 편한 '줄맞춤'을 위해 이닝수는 반올림 따라 잘랐습니다.
순서는 올 시즌 해당 투수들의 평균자책을 단순 나열한 것으로, 이들의 기량을 그대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다만, 팬들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숫자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선에서 사용할까 합니다.
박희수 56이닝 1.44 20홀
봉중근 23이닝 1.57 16세
프록터 40이닝 2.01 29세
안지만 49이닝 2.02 15홀
오승환 40이닝 2.25 26세
유원상 64이닝 2.25 17홀
홍상삼 46이닝 2.31 17홀
손승락 36이닝 2.32 22세
홍성민 36이닝 2.52 02홀
이명우 41이닝 2.61 08홀
권ㅡ혁 37이닝 2.89 11홀
김성배 43이닝 2.91 13홀
이동현 45이닝 3.00 05홀
최향남 15이닝 3.00 07세
김사율 34이닝 3.15 25세
엄정욱 50이닝 3.24 12홀
정우람 33이닝 3.27 17세
최대성 51이닝 3.31 13홀
박지훈 48이닝 3.40 10홀
이상열 38이닝 3.49 10홀
한현희 50이닝 3.93 02홀
정현욱 45이닝 3.97 03홀
문성현 38이닝 4.23 03홀
안승민 58이닝 4.63 07세
임경완 29이닝 4.66 02홀
이정훈 31이닝 4.84 05홀
송신영 21이닝 5.57 02홀
이혜천 28이닝 6.28 06홀
마일영 43이닝 6.60 06홀
박정진 29이닝 7.36 08홀
올 시즌 이글스 투수진 전력 구상의 핵심은 <바티스타와 송신영, 그리고 배스>였습니다. 지난해 불펜에서 바티스타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갖기에 충분했고, 최근 2년간 무리한 박정진의 페이스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송신영을 영입해 힘을 보태게 했죠. 외국인 선발이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안승민이 성장하면 김혁민과 유창식 두 영건 중 한명이 스윙맨 역할을 맡으면서 투수진이 양적으로 충만해질거라 믿었습니다.
시즌 전, "김혁민과 유창식 중 누구를 불펜으로 보낼 것이냐", "박찬호는 선발이 좋으냐 불펜이 좋으냐" 이런 문제를 두고 논의가 많았지만 송신영-박정진-바티스타 라인으로 필승조가 구성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박정진의 하락세를 송신영이 메워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고 바티스타는 든든한 뒷문이 될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시범경기에 부진했던 배스는 결국 개막전을 앞두고 식중독에 걸리며 페이스를 완전히 잃었고 바티스타는 불펜에서 헤맸으며 박정진의 하락폭은 기대보다 훨씬 컸습니다. 거기다 송신영이 무너지면서 불펜이 완.벽.하.게 무너졌습니다. 배스가 '부도수표' 판정을 받으면서 김혁민이 선발로 올라갔는데, 그것도 불펜 입장에서 보면 악재였죠. 외국인 투수 둘, 모처럼 영입한 FA, 그리고 뭔가 불안했지만 그래도 '설마'했던 필승조가 부진하면서 투수진이 붕괴된겁니다. 정리하면, 한화는 투수진을 보강했다고 믿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별반 보강된 게 없는겁니다. 류현진-김혁민-박찬호가 비교적 괜찮았고, 바티스타가 뒤늦게 선발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대세를 뒤집지 못한 이유도 저거고요.
투수진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때, 누군가 버텨주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김광수는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했고 마일영은 노련미를 살리지 못했으며 부랴부랴 안승민을 불펜으로 돌렸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필승조(?) 4인방은 현재 KBO 주요 중간계투-마무리 투수들의 평균자책 순위에서 24위-27위-29위-30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우리 임경완 나오면 왠지 역전을 기대합니다. 이혜천 나오면 만만하게 보고 '불쇼'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불펜이 임경완-이혜천의 포스라는거죠. 박찬호와 김혁민이 기대보다 잘 던졌고, 송창식이 감동적인 호투를 보여줬고, 김태균이 4할을 넘나들었지만 최하위에서 한번도 벗어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기에 있습니다. 주루와 수비가 흔들리는 게 눈에 확 보였습니다만, 상대팀과 접전을 벌이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저 허약한 투수진입니다.
후임 감독으로 여러 후보군이 거론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초보감독'은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초보 감독은 야수쪽에서 센스를 발휘할 확률은 있어도 투수진 운용을 잘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잘 갖춰진 투수진을 쓰는 것도 어려운데 무너진 투수진을 다시 세우려면 굉장히 노련한 감독이 필요합니다.
올 시즌 후 어느분이 감독을 맡을 지 지금으로선 전혀 가늠할 수가 없는데, 이 부분을 최우선순위로 잡고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유원상 불펜으로 옮기니 볼을 너무 자신있게 던지네요. 선수마다 맞는보직이 있나봅니다. 안승민도 그렇고 바티도 그렇고 보직변경후 다 날라다니네요
다소 늦었지만 투수코치로 송진우코치가 온 뒤로 이글스의 마운드도 안정적으로 돌아가니... 좀 더 빨리 결정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