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s, Irish flock to Thailand for a World Cup on the cheap
월드컵 주최는 한국과 일본이 하고 있는데 그로 인한 재미는 태국
이 보고 있다는 우리에겐 다소 김새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서구관광객들이 월드컵이 열리는 요즘 태국으로 몰려들
고 있다고 4일 방콕 발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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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
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월드컵 기간 동안 태국여행이 크게 늘고 있
다.
서구 관광객들, 특히 영국과 아일랜드 관광객들이 태국의 활기찬 수
도와, 태양과 아시아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해안 리조트에 몰리고
있다. 아시아 대륙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켜
보는 스포츠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이 시점에.
그 숫자가 놀랍다.
영국과 아일랜드 출신 관광객들이 이 달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명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태국관광청 영국지사 크리스 리의 설
명이다.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관광객들 역시 대거 태국행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에 엄청나게 많은 상품들이 있다. 그러나 태국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그것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방콕 남부 자
유방임의(laissez-faire) 리조트 파타야출신의 그가 말했다. 월드컵 경기
를 보기 위해 모인 수천명의 목이 다 쉰 팬들이 몰려 있는 그곳에서.
다른 많은 여행사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월드컵을 직접 관전하
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 갈 정도의 헌신적인, 또는 부자인 팬들을 소수
에 불과할 것이란 사실을 꿰뚫고 있었다.
Like many travel agents, he realised there would be a minimal
number of committed -- or rich -- enough to go to Japan or Korea
to watch the matches live.
그는 "일반팬들의 경우, 반드시 경기장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경기 당일 손에 맥주를 들고 (TV를 통해)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말
했다.
리씨는 지난해 영국의 동료 및 여행사 직원들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축구에도 어느 정도 관심은 있지만 주머니 사정을 중시하는
사람들, 즉 여성에 대한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영국의 "한 달 미망인(widows for a month)"들에게 친구와 함께 태
국여행에 나서라는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축구와 즉석볶음요리 이상의
것을 제공하는 바로 이 태국에 남자파트너와 함께 오라는 광고도 함께.
리씨는 "태국은 남자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데도 문제가 없다"면서
유명 관광나이트클럽들에 배어있는 활발한 성적 분위기를 언급했다.
그러나 축구에 최고의 관심을 쏟는 유럽 팬들에게 경기관전을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 끔찍한 것이었다.
"그 해답은 그들을 아시아로, 그것도 적정한 시간대를 가진 지역에
보내는 것이었다,"고 코맥 월시가 설명했다. 더블린의 조 월시여행사
이사인 그는 태국월드컵관광투어에 200명 가량의 아일랜드팬들을 보냈
다고 설명했다.
한국이나 일본관광상품은 5,000유로에 판매된다. 반면 파타야 패키
지의 경우 1,229유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데본 출신의 영국인 벽돌노동자 스티브(28세)씨는 아시아의 월드컵
관전을 위해 5년 동안 저축을 했다. 하지만 그와 두 친구는 영국팀 경
기가 벌어지는 일본에 갈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으지 못했다. 그래서
휴양지로서의 명성에서 뒤지지 않는 이곳 태국에 왔다.
세 사람은 방콕의 유명한 유흥가 파트퐁 거리에서 가짜 영국팀 유
니폼을 200바트에 구입한 뒤 다른 팬들과 함께 영국-스웨덴의 F조 첫
경기를 지켜봤다.
성을 밝히길 꺼린 스티브는 "많은 영국 남자들을 이곳에서 만나고
있다. 그들은 주변 명소와 저렴한 술값과 숙박비, 그리고 다른 문화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라면서 "우린 마치 조직폭력배들 같아 보인다. 팔
에 새긴 문신들 때문에. 하지만 우린 훌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태국 당국은 런던경찰국으로부터 해변에서의 훌리건 난동에 대비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런던경찰국으로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인물 20명을 통보받았을
때는 이미 그들이 태국에 입국한 뒤였다. 파타야에서 작은 소동이 지난
주 벌어지기도 했다.
리씨는 "그것은 늘 걱정되는 문제"라면서 "그러나 우린 부정적인 측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마케팅은 분명히 훌리
건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개막경기를 관전하던 영국팬들을 흥분하게 만든 불상사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수천명이 즐겁게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250명이 넘는 주로 영국팬들이 모인 지하 선술집 런더너(Londoner)
에서 TV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폭력이나 욕설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태국 국가를 방영해야 하는 1분의 시간이 후반전 중간과 겹치는 바람
에 잠시 야유가 나온 것을 제외하고는.
재수가 없었던 팬들도 있었다. 화려한 영국클럽에 모인 팬들은 갑작
스런 천둥번개로 정전사태가 발생, 거친 욕설을 감추질 못했다. 방송은
--그리고 진정이--5분뒤에야 재개될 수 있었다.
이밖에 작은 소동들이 벌어지긴 했지만 태국은 일부 영국 여행사들
이 "대안월드컵(alternative World Cup)"이라 광고한 훌륭한 여행지로
서의 진가를 과시했다.
방콕에서 유명한 아이리시펍 세너니건(Shenanigans)을 운영하는 케
이스 놀란씨는 "많은 사람들은 단지 이곳(태국)에 와서 월드컵을 즐기
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TV는 월요일 얌전한 영국관광객들이 방콕의 유명한 배낭여행
객지구 카오 산가에 모여 영국-스웨덴 경기를 관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금요일 밤 당국은 비상에 들어갈 것 같다. 영국이 F조 선두
인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