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리벤지 게일 - Monologue 1 나는 이혼남, 바람둥이 조이섭이다 (9) < 연재소설 < 문화 < 기사본문 - 경상일보
* 신문사에서 제목 오타가 났네요. 리벤지 게일 - 리벤지 게임
* 이번 주 두 번째 총 9화가 진행됩니다. 사이트 들어가 재미 있는 삽화도 보면 좋겠습니다.
* 이 소설은 경상일보와 울산일보에서 동시 연재됩니다.
monologue 1 나는 이혼남, 바람둥이 조이섭이다(9)
여자는 내가 조수석에 타자마자 아무 말 없이 휴대전화 한 대를 내게 건넸다.
짙은 화장에 마스크를 한 여자의 자태는 고혹적이었다. 은은한 향수 냄새가 차 안에 진동했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릴 때 그녀는 시동을 걸었다.
“어디 갑니까?”
하고 물었지만, 그녀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앞으로 내게 전화할 때 그 전화로 하세요. 회 좋아하세요?”
‘회?’
세상에 회를 싫어할 남자, 아니 백수가 어디 있을까. 나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바닷가 근처에 왔을 때 그녀는 차를 후미진 곳에 세워두고 날 내리게 했다. 그녀는 차에서 무엇을 하는지 한참 후에 내렸다. 옷차림이 바뀌어 있었는데, 아까와는 달리 그녀가 입은 옷은 운동복이었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는 여전히 착용하고 있었다. 몇백 미터 앞에 휘황찬란한 조명을 한 횟집들이 보였다.
“좀 걷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내 팔짱을 끼었다. 짙은 향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무엇보다 당황한 것은 그녀의 물컹한 가슴이 내 오른쪽 팔에 닿았다는 사실이었다. 아! 나는 나도 모르게 탄식을 자아내었다.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나는 눈앞이 아득했다.
“왜 흥분돼요?”
그러자 여자가 그렇게 말하고 혼자 까르르, 하고 웃었다.
이상한 건 그녀의 웃음소리마저 너무 예뻤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오른팔을 그녀에게 내어주고 어쩔 줄 몰랐다. 얼굴은 화끈거렸고 가슴은 벌렁거렸다.
“이혼하고 아직 혼자시죠? 그렇다면 몇 년을 굶었겠네요.”
그 말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 나는 남자답게 화를 내었다.
“아니! 왜 남의 뒷조사를 하고 다니세요? 그러면 누가 좋아할 줄 압니까? 너무 하시네. 일만 잘하면 되었지, 내가 이혼한 것하고 이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리고 몇 년 아니거든요! 올봄에도 어떤 여자랑 했거든요.”
나는 말을 해놓고 아차, 했다. 그런 게 무슨 자랑이라고 올봄에 그 여자와 잠자리 이야기를 한 것인지 내가 생각해도 한심했다. 여자는 재미있는지 연신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나는 남자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오른팔을 그녀에게 과감하게 뺐다. 그런데 여자는 그런 나를 자신 쪽으로 당기더니, 이번에는 더 깊게 자기 팔과 얼굴을 내 쪽으로 묻었다.
“놀렸다고 생각하시면 미안해요. 그리고 뒷조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의뢰인과 피 의뢰인의 신뢰 때문에 이섭 씨의 과거를 간단히 알아봤다고 생각하세요. 네? 이섭 씨.”
여자는 자기 가슴을 더욱 내 쪽으로 밀었다.
육감적인 그녀의 가슴 때문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색하지 않고 그저 헛기침만 해대었다.
- 다음 화(목)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