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루페 성모 발현
중미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 입구 오른편, 무빙로드에는 오늘도 순례객들로 붐빈다. 벽면에 높이 걸린 ‘과달루페 성모님’을 쳐다보고 기도하는 신자들이다. 우리 일행들은 무빙로드를 몇 번이나 되돌아가서 성모님께 기도한다. 과달루페의 청년 후안 디에고는 읍내에 있는 프란치스코 성당으로 가기 위해 페테약 언덕 길을 걸어간다. 그때, 천상 음악 소리가 들리는 찬란한 빛속에서 ‘아름다운 부인’의 모습이 나타난다.(1531년 12월 9일) ‘나는 하느님의 영원한 동정 성모 마리아다. 나는 이곳에 성당을 세워 나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겠다. 내 말을 주교에게 전하여라.’ 하신다. 이것이 바로 성모 발현 사상 첫 발현 인 ‘과달루페 성모 발현’ 사건이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주교님은 믿지 못하고 증거를 가져오라고 한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4-29)는 복음말씀이 생각난다. 며칠 뒤, 후안 디에고는 다시 그 언덕에서 성모님을 만나 주교님의 말씀을 전한다. 후안은 성모님이 시키는 대로 장미꽃을 모아온다. 성모님은 후안의 망토에 그 장미꽃 송이들을 가지런히 놓아주면서 ‘주교에게 가져가라’고 한다. 후안은 곧장 달려 주교 앞에 망토를 펼치는 순간! 후안의 망토에 성모님의 모습이 찍히는 것이 아닌가? 주교는 그제서야 무릎을 꿇고, 성모님을 무시한 죄에 대하여 용서의 기도를 한다. 지금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 입구 벽에 걸린 성모상이 당시 후안의 망토에 찍힌 그 원본 성모상이라고 한다.
‘과달루페’란 ‘뱀의 머리를 짓밟는 분’이라는 뜻이다. 사실 성모님은 원주민들을 위해 뱀의 머리를 짓밟으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이곳 원주민들은 뱀과 콘도르(독수리), 제규어 등 온갖 잡신들을 섬기고 그 신들에게 사람들을 산 제물로 바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페테약 언덕에 성당이 세워졌고, 현재 중•남미 주민 대부분(83%) 로마가톨릭교인 것을 보면, 성모님의 ‘사랑과 자비’가 충만하게 베풀어졌다고 생각된다.
후안 디에고는 이곳을 직접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305대)에 의해 시성(2014년 4월 27일)되었다. 성모 발현이후 실로 477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