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義士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1909년 하얼빈역에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세 발의 총탄은,
원한이나 증오심을 넘어
패권장악에 혈안이 된
제국주의 침략정책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였다.
안중근의 동지이며 공법인
우덕순이라는 인물이 있다.
마나베(일본재판장)는 우덕순에게 물었다.
“그대는 안중군과 나랏일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없다.”
“그대는 안중근과 한국의 독립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없다.”
“그대는 안과 동행하기로 약속했는가?”
“나는 이토를 죽일 목적이었다.”
“안은, 왜 이토를 죽이려 했는가?”
“그것을 안중근에게 들을 필요가 없었다.
모든 한국인이 ‘이토’를 증오하고 있다.”
“안의 제안에 대해 그대는 의견을 말하지 않았나?”
“그 어떤 상의도 하지 않았다.”
“안중근은 의병으로서 한 일이라고 하는데,
그대는 의병과 관련이 있는가?”
“나는 다만 일개의 국민으로서 했다.
의병이기 때문에 하고, 의병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
“그대는 ‘안’의 명령에 따른 것인가?”
“아니다. 나는 ‘안’에게 명령을 받을 의무가 없다.
또 명령을 받을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명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내 마음으로 한 것이다.”
“‘이토 공’은 고관高官으로 수행원과 경호원이 많은데,
그대는 암살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가?”
“그것은 사람의 결심 하나로 되는 일이다.
결심이 확고하면 아무리 경호가 많아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
“그것은 사람의 결심 하나로 되는 일이다”
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정말 ‘마음먹기 아닌가’
‘一切唯心造’아닌가.
사실 죽기로 마음먹으면,
무서울 게 어디에 있을까.
김훈 작가의 글 중에,
“안중근은 체포된 후
일본인 검찰관이 진행한 첫 질문에서
자신의 작업이 ‘포수’라고 말했다.
기소된 후 재판정에서는 ‘무직이라고 말했다.
(…)
우덕순은 직업이 ’담배팔이‘라고 일관되게 말했다.
(…)
포수, 무직, 담배팔이,
(…)
이 세 단어는, 생명의 육질로 살아 있었고, 세상의 그 어떤 위력에도 기대고 있지 않았다. 이것은 청춘의 언어였다. 이 청년들의 청춘은 그 다음 단계에서의 완성을 도모하는 기다림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는 에너지로 폭발했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 놓을 수는 없다. ’무직‘이며 ’포수‘인 안중근은 약육강식 하는 인간세의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 오고 있다. 안중근은 말하고 또 말한다. 안중근의 총은 그의 말과 다르지 않다.”
안중근은 서른 살의 청년이었다.
그의 멋진 빛나는 청춘의 생에 나는 정말 부끄러워진다.
내 삶에서의 추상적인 관념적인
생각을 뽑아내고, 새로 날아가는
비상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오늘 2월 14일은,
안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다.
“안 의사는 사형을 앞두고,
‘우리의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 주길 바란다’
는 유언을 남겼다.
앗, 하는 사이에 벌써 100년이 지났다.
-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