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연제구 중고차매매단지 다음 주 철거 시작
딜러들 위로금 23억 원에 합의, 완전 철거까지 한 달가량 소요
지난 4월 화재가 발생한 이후로 도심 흉물로 남았던 부산 연제구 A중고차매매단지가 철거된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일 A중고차단지의 건물주와 입주 상인들의 합의가 끝나 다음 주 중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A중고차단지는 건물주와 입주 업체, 차량 딜러(판매원)의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철거 작업을 한 발도 내딛지 못했다. 지난 7월 A중고차단지 관계자들이 철거하기로 합의했지만, 일부 딜러를 중심으로 위로금 배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철거 합의가 깨졌다.
당시 일부 딜러들은 건물주가 자신들에게 바로 위로금 등을 입금해달라고 요구했고, 건물주는 위로금 배분의 과정을 확실히 정해오도록 요구했다(본지 지난 7월 20일 자 8면 보도).
하지만 최근 딜러들이 총 23억 원에 달하는 위로금을 입주 업체를 통해 받는 것에 합의하면서 A중고차단지의 철거가 결정됐다. 총 13개 업체 중 이미 합의가 끝난 2곳을 제외한 11개 업체가 협상에 참가했다. 다만, 차를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진 11명의 딜러는 직접 위로금을 받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당사자 위로금은 차량 가격의 35~40%의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일 화재가 난 A중고차단지 주위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완전하게 철거하려면 한 달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현재 철거를 위해 연제구에 도로점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철거 합의까지는 원활히 진행됐지만,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는 적잖은 난항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화재가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났고, 그동안 장마와 불볕더위를 거치며 화재 현장이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화인을 밝히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도심 흉물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