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매과정
그러니까...작년 8월...어머니께서 아우디 매장에서 네일 케어 해준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던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서글서글한 영업사원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어머니 네일 받으시는 동안 시승이나 한 번 해보시겠냐고 물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제가 낚인 듯 합니다.
A4 TDI 콰트로 운전석에 앉아마자 콕핏이 너무 아름다워서 어허~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더랬는데, 센터페시아에 있는 버튼을 만지는 순간, 촉촉한 느낌(!), 그거슨 싸구려 날광 푸라스틱이 주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버튼 하나하나가 오와 열을 맞춰 유격없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감탄을 했습니다.
운전도 하기 전에 벌써 마음이 흔들렸는데, 이제 달려볼 차례. 동부간선도로를 80~120km로 달리면서 디젤 토크빨에 그만... 마음이 무너져내리고 말았습니다. '엉엉엉...날 가져요...ㅠㅜ'
밟는 족족 쭉쭉 밀고나가는 가속력에 쉽게 늘어지지 않는 브레이킹도 일품이었으며 단단한 하체가 주는 안정적인 핸들링도 역시 독일장인이 만든 자동차 다웠습니다. (요건 독일 3사 모두 공히 해당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30분에 걸친 시승을 마치고 매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도 모르게 가격을 덜컥 물어봤습니다. (아아...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좋은 차는 이래저래 말로 백마디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몰아보게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이 인상 좋은 영업사원은 알고 있던 것이었지요. 8월 비수기 폭풍할인에 가족구매 추가 할인까지 얹으니 저~멀리 있던 가격이 손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지더군요. 저는 마지막 힘없는 저항(그래도 C클이랑 320은 함 타보구 결정할께요)을 하고 매장을 나왔습니다.
일주일 후, 목동 KCC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미끈하게 빠진 아름다운 신형 C클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시승도 하기 전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정말 흠잡을데 없을 만큼 훌륭하게 나왔습니다. 아름다운 곡선이 왈츠를 추는 실내는 럭셔리의 끝판왕이었습니다. C220 블루텍 시승을 하는 내내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A4 대비해서 실내소음은 좀 거슬리더군요. 시승 후 반 쯤 넋이 나가있는 상태였는데 가격 얘기하니 현실로 확 돌아왔습니다. 안 그래도 비싼데 할인도 없습니다. 2% 얘기하더군요. 눈물만 흘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마...이번 생에 못 만날거야...ㅠㅜ'
그리고 찾아간 영등포 신호모터스에서 320D ED를 시승해보았습니다. 핸들링이 명불허전이라는데 시승코스가 상시 정체구간인지라 잘 모르겠구요, 기억에 남는 것은 BMW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싸구려틱한 실내와 구색만 갖춘 편의장비였습니다. ED 모델이라 분명 한계가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구매를 하려면 Navi등급은 사야겠더라구요.
3사 시승을 마치고 달리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익스테리어 : C220 >>>>A4>320
인테리어 : C220 >A4>>>>320
안전 : C220>320>A4 ('14년식 스몰오버랩 Poor등급, '15년식은 설계보강했으나 테스트 아직 미실시)
옵션 : C220>A4>>>>320
뒷좌석 : C220=320=A4 (등받이 각도, 착좌감, 레그룸 모두 비슷합니다)
트렁크 : A4=320>C220
실내소음 : A4>C220>>>>320
진동 : C220>A4>>>320
가격 : C220>>>>>>A4=320
모든 부문에서 C220이 우수했습니다. 돈이 있다면 C클을 사야합니다! 하지만 저는 돈 때문에 A4를 샀습니다. 눈에 보이는 가격차이는 800만원 정도지만 할인금액을 넣으면 1,300만원으로 벌어지는데, 이 차이를 무시 못하겠더라구요.
자, 이제 A4를 사기로 결정했는데, 동력계로 콰트로냐 전륜 멀티트로닉(CVT)이냐 결정이 남았고, 옵션으로는 다이나믹 (벤츠로 치면 아방가르드)이냐 아니냐가 남았습니다. 콰트로와 멀티트로닉은 500만원 차이가 있고, 다이나믹 옵션은 (휠 18인치, 후방카메라 등등) 300만원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제 선택은 멀티트로닉 다이나믹이었습니다.
변속 충격없이 쭉 밀어주는 가속감이 일품이라 부우웅~척 부우웅~척 하는 콰트로의 듀얼클러치보다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전에 타던 마이비도 CVT 미션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전륜모델이라 딱히 동절기를 염두에 두고 콰트로를 살 필요도 없었구요.
2. 5,000Km 까지
길들이기는 2,000rpm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1,000km 주행을 했고 이후에는 2,500rpm, 3,000rpm에서 30분 정도 고속주행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오일교환은 신차에는 엔진마모를 대비한 특수한 오일이 들어있어 10,000km는 타줘야 된다는 요상한 풍문을 듣고 아직까지 교환없이 타고 다닙니다. (설명서에도 10,000km 이후 교환하라고 적혀있더라구요)
다만 우리나라에는 고급경유가 없고, 매번 리퀴몰리를 넣기도 부담이 되어 디젤클린이라고 세탄부스트가 있는데 S-Oil에서 주유한 후에 한 컵씩 추가해서 타고 있습니다.
5,000km인 지금 시내연비 10~15Km/l, 고속도로연비 18~24km/l 정도 나옵니다.
마이비랑 비교해서 아하~했던 점은 내리막길 주행시 rpm이 쫙 올라간다는 것과 오르막길에서 정차 후 출발할때 뒤로 사정없이 밀린다는 것(오토홀드 기능을 쓰면 됩니다)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CVT 미션의 특성이니까 다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마이비와 비교하여 아우디 멀티트로닉 변속기의 차이점이라면....
1. 저속에서 악셀 off시 뒤에서 잡아 끄는 느낌
- 1단에서 2단 넘어가는 시점정도에(CVT니까요^^) 악셀에서 발을 떼면 타력으로 기존 속도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속도가 뚝 떨어져서 누가 뒤에서 잡아 끄는 것 같습니다.
- 신기하게도 60km 정도 넘은 시점부터는 악셀에서 발을 떼도 속도 유지가 됩니다.
2. 악셀쪽 잡음+미세진동
- 악셀 밟고있는 발 끝에 기계체인이 걸리는 듯한 (챠륵챠륵) 작은 소음과 미세 진동이 느껴집니다. (ABS 센서 작동하는 소리랍니다)
3. D일때, 차가 안 가려고 합니다.
- 주차할 때, 그동안은 악셀 밟지 않고 차가 슬슬 움직이는 것으로 주차를 해왔던 바, A4는 아주아주 천천히 움직이니 꼭 악셀을 밟게 됩니다.
이런 차이점도 2,000km쯤 타고나니 제법 적응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뭐 이질감 없이 잘 타고 다닙니다.
3. 타면서 느낀점
전 개인적으로 디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신차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소음, 진동이 점점 심해지고요),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며 (뭐 하나 나가면 100부터 시작이죠), 특히 동절기 운행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추운날 시동걸면 엄청 딸딸거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비, 토크때문에 디젤모델을 샀습니다만....지금은 다시 후회합니다 ㅎㅎ. 하지만 일단 마음을 주었으니 잘 닦고 기름치면서 오래오래 애정을 갖고 타려고합니다.
아, 그리고 A4는 최상위 모델을 제외하고는 뒷좌석 송풍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베이에서 부품사서 공임주고 따로 달았습니다. 추가로 순정 네비게이션은 사제품을 장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내용도 없고 길기만 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다인아빠님! 약속 지켰습니다!
첫댓글 아포 구입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정말 좋은 비교시승기도 눈에 쏙쏙 들어오게 잘 써주셨네요~
디젤은 고급유가 없어서 기름관리와 별도로 좋은 첨가제 병행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앞으로도 종종 사진 올려주시고~ 독일차동호회도 오셔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너무 주관적인 글이라 벤츠, BMW 오너이신 분들이나 구매를 고민 중인 분들께 폐가 되지는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
마이비도 돈주고 뒷자리 송풍구 달수 잇나요?
저도 주변에 설치한 분을 본 적이 없어서요...죄송합니다!
상세한 비교 감사합니다~^^
아우디의 감성을 글이나마 느끼고 싶었어요ㅋ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재미없는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뭐니뭐니해도 내가 타는 차가 최고다 보니 본의아니게 아우디를 띄워서 부끄럽습니다. ㅎㅎ 나중에 벙개나 정모때 끌고가겠습니다.
솔직담백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베니 구입할 때 A4와 끝까지 고민했던 기억도 납니다 ^^; 저는 사실 반대로 베니가 딜이 더 잘되어서 구입했습니다 ㅎㅎ A4 착좌감은 지금도 환상으로 기억됩니다 ㅎㅎ
베니 구매하신 결정이 틀리지 않으셨습니다. 아우디 TFSI엔진은 오일 많이 먹기로 악명이 높죠. 만약 제가 미국에 있었다면....음...그때는...토요타 벤자를...ㅎㅎㅎ (저도 C클래스 샀을겁니다. 라고 적으려다...그만..ㅎㅎㅎ)
@헬노(나승진) 벤자! 그런 차가 있는 줄 그때 알았었으면 저도 -ㅋ
@데이비스(김상단) 벤자는 지금봐도 토요다에서 가장 가치있는 차인데 4륜에 3500cc이다보니 우리나라 실정에는 좀 안맞지 않았나 싶어요~
가끔씩 길에서 보면 한번더 눈길이 가는 그런 차량입니다^^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신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 색깔 예쁘네요~~~ 비교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수고 하셨어요~~
A4는 흰색이 진리라고들 하는데, 전에 타던 진주색 마이비가 5~6년 지나니까 누렇게 변색이 되어서요...때타도 티 잘 안나는 색을 고르다보니...ㅎㅎㅎ
@헬노(나승진) ㅜㅜ 변색이라... 제차는 흰색인데 아직 괜찬던데.. 사람들이 외관상으로는 연식을 가늠하지 못해요 ㅋ 근데 속은 만신창이... 라는...
@허니(이재헌) 표현이 누렇다...였는데 실제로는 2% 노르스름해진 것 이었구요, 만신창이 내부는 오너의 애정으로 극복가능한 부분이니 건승을 빌겠습니다. ^^
@헬노(나승진) 내부의 기계적 결함을 견디지 못하고.. 조만간 우리 허니씨를 입양 보내고.. 새로운 아이를 입양해야 할거 같아요.. 입양하면 번개?? ㅋ
@허니(이재헌) 새로 아이를 입양하실때는 제가 쓴 글 따위 잊으시고, 마음이 가는 아이로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제 글은 제 선택이 옳았다고 자화자찬하는 성격의 글입니다 ㅎㅎ)
@헬노(나승진) ㅎㅎ 본인의 선택이 옳았다고 주장하시는 글에 근거가 많아 무시할수 없겠는데요? ㅋ
전 4월 말에 똑 같은 고민으로 w204 아방가르드 에디션 c 포메틱을 구입했습니다. 320, A4와 고민하다가 결정한거라서
그때 받았던 고민과 걱정들이 생각나네요. 열심히 잘 관리하세요^^
벤츠나 아우디나 4륜은 디젤만 나오는게 아쉽네요 ㅎㅎㅎ
오프모임에서 한번 뵈면 A4 구경한번 하고 싶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저는 W205 시승을 해봤는데, W204 역시 명불허전 최고의 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부럽습니다~
이렇게 긴글을 쉬지않고 읽게 만드시네요....^^
이렇게 긴글을 쉬지않고 읽어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옆에 계셨으면 차라도 대접해야 하는데...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좋은 안목을 가지시고 차를 잘 선택하신 거 같네오~~항상 안운하시고 a4자~~아알 관리해주세용ㅎ
감사합니다. 좋은 안목이라기보다는 예산의 압박이 더 컸던게 사실입니다. ㅎㅎㅎ
ㅎㅎ 네일케어 ..
a4와 고민하다 c220선택햇는데
후회는 없네요.다만 디젤이라 소음이 약간거슬렷으나 지금은 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