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T’는 텔로머레이스 역전사효소의 약자이고 ‘h’는 '휴먼(human·인간)'의 앞글자에서 가져왔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특정 염기서열 구조인 텔로미어를 복구하는 효소다. 인간의 체세포는 분열을 거듭하면서 마디가 잘려나가고, 더는 분열할 수 없는 ‘헤이플릭 분열한계’에 도달해 텔로미어가 있는 끝부분까지 모두 잘려나가면 죽는다.
그런데 텔로머레이스는 자연적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체내에서 텔로머레이스가 움직이게 만들려면 hTERT 같은 유전자 치료제가 필요하다. 텔로머레이스가 발현되면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고 따라서 세포 노화를 방지하므로 신체 노화도 막을 수 있다. 리벨라의 ‘20년 회춘’도 이런 근거를 댄다.
문제는 ‘텔로미어의 역설’이다. 암세포에서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고 무한증식한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암세포의 90%는 TERT가 과발현된 결과다. 윤채옥 한양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노화를 막으려면 텔로미어가 길어야 하는데, 암세포를 없애려면 텔로미어가 짧아야 한다”며 “텔로미어를 잘못 조작하면 정상세포가 암세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텔로머레이스를 이용한 노화 방지용 유전자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진입한 사례는 없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비바의 엘리자베스 패리시 대표가 2015년 콜롬비아에 가서 직접 자사의 노화 방지용 유전자 치료제를 투입했고, 이듬해 자신의 텔로미어가 길어졌다고 발표한 적은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지 않은 데다 시험 대상이 한 명뿐이었다는 점을 들어 공식적인 임상시험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술지에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하다는 점도 학계로부터 정신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