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지난 2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31일 열리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정치방침을 확정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울산지역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통합진보당 지지를 두고 찬반 갈등을 겪고 있다.
최용규 금속노조 세종공업지회장을 비롯한 민주노총울산본부 전현직 간부와 조합원 504명은 30일 오전 10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그대로 옮겨놓은 진보적 강령이고, 당의 구성에서도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이라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적극적 지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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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울산노동뉴스] |
이들은 "4월 11일 총선에서 울산지역 총 6개 선거구에서 5석을 목표로 총력매진할 것"이라며 "진보정치 1번지 울산에서 통합진보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뤄내 통합진보당의 20석 이상 의석과 원내교섭단체 획득을 견인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울산본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6일 산하 조합원 78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자동응답(ARS)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78.3%가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지난 6~7일 실시한 조합원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에 대해 '적극 찬성' 26.6%, '대체로 찬성' 31.1%로 57.8%가 찬성 입장이었고, 반대는 37.2%였다.
"노동탄압 세력과 함께 만든 통합진보당 절대 지지 못해"
한편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반대를 선언한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 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울산선언운동본부'(선언운동본부)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 유인물을 배포하고 "민주노총과 아무런 상관없이 노동탄압 세력과 함께 만든 통합진보당을 절대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언운동본부는 "통합진보당은 철저히 민주노총을 배제한 가운데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등 일부 상층 단위들이 모여 한달여만에 급조한 정당으로 분명히 민주노총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창당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수많은 열사를 낳은 노무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모여 있던 국민참여당과 통합한 통합진보당이 어떻게 노동자계급을 대표하는 진보정당이냐?"고 따져 묻고 "통합진보당이 총선을 앞두고 내세운 5대 의제를 살펴보더라도 '노동' 의제는 아예 포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광식, 박유기, 윤성근, 이상욱 등 전직 위원장을 비롯한 현대차지부 전현직 임원, 간부, 대의원 239명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전현직 간부 45명은 "지난 10년간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실패했고, 민주노동당은 결국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탄압하는 세력들과 손잡음으로써 노동자들을 배신하며 사라졌다"면서 "현장에서부터 통렬한 반성과 평가를 통해 진정으로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추진해나가자"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