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들이 게시돼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2.4.26/뉴스1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입주를 앞둔 김모(36)씨는 최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방안(1·10 대책)’ 발표를 보고 허탈했다. 정부는 향후 2년간(2024년 1월 10일~2025년 12년 31일) 준공하는 전용면적 60㎥ 이하(수도권 6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 소형 신축 비(非)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를 취득하면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김씨는 이 오피스텔 전용 50㎡를 2억8000만원에 샀다. 전용면적과 가격 모두 규제 완화 대상 기준에 부합하지만, 준공 승인이 작년 9월에 나는 바람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씨는 “아직 입주도 못 했는데 ‘신축’이라는 기준 때문에 몇 달 차이로 혜택을 전혀 못 보게 됐다”고 했다.
정부가 1~2인 가구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규제를 완화했지만,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택 수 배제와 세금 감면 혜택이 새로 매입하는 오피스텔에만 적용되고(2년 한시), 이미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주에겐 전혀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금도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고금리와 시장 침체, 세제·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거래 절벽’ 상황에 놓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피스텔은 종부세 등을 계산할 때는 주택으로 간주돼 중과 대상이지만, 대출을 받을 때는 아파트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대출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이 때문에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도 지난해 8552건에 그쳐 2022년(1만5321건)에 비해 절반가량 급감했다. 그런데 이번 제도가 시행된다면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최근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전 분기보다 0.56% 하락했다. 올해 오피스텔 기준 시가도 지난해보다 4.77% 하락했다. 오피스텔 기준 시가가 하락한 것은 2005년 고시가 시작된 후 19년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