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노인은 과연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가? 사회학에서는 노인에 대해 연령대로 구분해서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보통 65세가 그 기준이 된다. 하지만 각 개개인의 출생년도를 여쭈어보는데 있어 매우 조심스럽기 때문에 실제로는 얼핏 봤을 때 자기 기준에서 나이들어 보이면 노인이라는 칭호가 자동적으로 생긴다. 하지만 의학도 발달하고 장수노인도 존재하는 요즘 사회에서는 65세의 기준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사실 사회학에서 어떠한 현상을 관찰하고 평가를 하는 데 있어 기준점은 각 나라, 문화마다 상대적이기 마련이다. 이를 문화 상대주의라고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60대라는 연령층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긍정적인 메세지로 작용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65세의 기준은 정년 퇴직, 즉 공식적인 사회 생활의 단절을 의미할 뿐 노인으로의 인정을 받기에는 어느정도 불편함이 존재한다.
보통 노인이라 불릴 정도로 나이가 들면 뇌의 기능이 상당히 위축된다. 뇌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의 또는 아직 세상 물정에 무지한 어린 아이들로 다시 회귀함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퇴화가 심각하여 뇌의 기능이 갓난아기 수준과 비슷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의학계에서는 치매라 부른다. 치매에 걸린 어르신분들을 돌보기가 애보기만큼 힘들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중세 시대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불성실하게 삶을 살아온 자들에 대한 일종의 형벌로 보았다. 불교에서는 자연의 원초적인 상대(노인->유아)로 돌아가는 인간의 윤회 과정으로 보기도 하였다.
아프리카에서는 갓난아기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 노인은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부족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갓난아이는 세상을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자신의 죽음조차 의식하기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 만약 살았더라면 미래에 아주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 아기의 이른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노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노인의 사회적 지위는 그들이 생산기능에 따라 사회 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과 연관된다. 농업사회에서 노인은 존경받는 위치에 있다. 그들의 인생경험과 지식은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지식이 입으로 전해졌던 문자발명 이전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사회 내에서의 활동범위는 노인들로 하여금 계속 생산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존재하도록 한다.
산업화된 국가에서 노인의 지위는 사회·경제적 조건이 달라짐에 따라 변해왔는데, 사회가 좀 더 기술지향적으로 됨에 따라 노인의 지위가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산업국가에서는 육체적 약점이 생산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노인의 사회적 지위약화는 상호관련된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요인으로는 우선 육체적 능력이 있는 노인근로자가 그 사회의 가능한 고용기회보다 많은 경우를 들 수 있으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근로자의 활동을 줄일 수 있는 자영업의 감소, 또는 특별한 훈련이나 교육을 요하는 새로운 기술의 끊임없는 도입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비록 정치계와 같은 특별한 분야에서는 나이가 곧 자산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밖의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노인들의 생산능력이 다하지 않았는데도 점차 퇴직의 압력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며, 또한 이 점이 노인의 심리적 적응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퇴직이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노인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실상을 비롯해 늘어난 여가 및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활용방안 등은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퇴직에 대비한 경제적 준비문제에 개인이나 사회의 관심이 늘고 있다.
가족관계는 노인들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산업국가에서의 가족관계는 몇 세대가 가까이 모여살던 대가족제도로부터 부모와 어린 자녀들로만 구성되는 핵가족제도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다른 노인들로부터 고립되었다.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이가 듦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 계속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산업화된 국가에서는 젊은이들의 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에 노인들은 가족을 따라 옮겨다닐 것인가, 아니면 가족형태를 바꾸어 역시 변하고 있는 이웃과 함께 남아 있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노인들이 가장 가까운 자식과는 1시간 내의 거리에 살고 있다. 하지만 산업사회는, 가족과 떨어져 독립된 생활을 하는 노인들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이들을 수용할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노년의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는 노후세대 자신들의 가치와 교육에 관련된다. 농업사회보다 변화가 더 급격한 산업사회에서 자신들이 노년에 도달해 있는 현실 속에서 이미 지배적인 도덕률이나 기대, 인생의 특성에 대한 정의, 노인들의 역할 등이 상당한 정도로 변화했음을 발견한다. 공식적인 교육은 주로 어린시절에 집단적 견해와 도덕을 형성시켜 노년기적응의 문제를 더 한층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종종 노인들과 관련되는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저항은 변화에 대한 무능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을 인내하는 자세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인들 내부의 동향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노년의 수동성은 경험에 기초를 둔 선택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 경험은 노인들로 하여금, 변하지 않은 삶의 어떤 측면을 인식하도록 했을 수도 있다. 성인교육 프로그램이 세대간의 격차를 좁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특정한 편견 또는 선호를 가진 각 세대가 새롭게 노년층으로 옮아가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적 수용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지난 몇 년간 현대 사회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두면서 정책을 시행하자, 이에 반하여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복지에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는 시민들의 반정부적 성향을 지닌 데 주 원인이 있다고 보는 사회정치학자들의 개론 중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보다는 사회가 생물학적으로 점차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노인층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고령화 사회란 노인 인구가 증가하여 총인구 중에서 노령 인구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조금 더 전문적인 표현을 하자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고령화의 요인은 의학발달에 따른 평균수명의 증가와 출생률의 저하를 꼽을 수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감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회문제는 노동인구의 부족과 고령화, 빈곤, 질병, 고독 감 등의 노인문제 등이 있다.
국제연합(UN)이 정한 바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고령화 사회, 노인인구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1%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2020년경이면 노인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서서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