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버스나 기차를 한 번 타기만 하면 돈을 내었다.
목적지가 멀어서 한 번에 가는 차편이 없을 땐 도중에 갈아타기도 했는데 차를 갈아 타면 다시 차비를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배를 타고 카나다 뱅쿠버에 입항한 적이 있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노스 뱅쿠버 부두에 계류하고 나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운 타운으로 쇼핑을 나갔다. 당시만 해도 차장이 있어 버스내에서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차비를 받고 티켙을 끊어 주었다.
버스는 노선이 정해져 있어 목적지가 다르면 도중에 하차하여 다른 노선 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데 30분 이냐면 다시 차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바다를 가로 지르는 수상택시(보트)도 있는데 수상버스도 환승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나라도 환승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노선버스,마을버스,지하철,경전철 모두 환승이 된다.
환승을 해야 하는 경우 다음 교통편이 곧장 연결되면 기분이 좋다. 반면에 바로 눈앞에서 떠나버리면 한 참동안 기다려야 되므로
기분이 상한다. 동해선 경전철의 경우는 인터발이 27분 정도 되므로 거의 반 시간을 대기하는 데 허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젊은 학생들처럼 그 시간에 영어 단어를 외울 수 있는 입장도 못된다. 그냥 우두커니 서 있거나 자리에 앉아 타임킬링을 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환승시간을 알아놓고 어느 위치에 타서 달려가면 바로 탈 수 있게끔 프로그래밍을 만들어 운용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친구의 권유로 금년부터 주식에 손대기 시작하였다.
'내로 남불'이라고 주식도 내가 하면 투자이고 남이 하면 투기라고 할 수 있다. 국가에서 인정을 했으니 노름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노름이나 마찬가지다. '돈 놓고 돈 먹기'니까 말이다.
주식에도 전문 꾼들이 설친다고 들었다. 대개 물주와 작전세력들이 짜고 주가를 끌어 내렸다가 때가 되면 주가를 뻥튀기하여
끌어올리면서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해서 끌어들이고 주가가 목표치에 근접하면 자기들은 팔고 빠진다는 것이다. 멋도 모르고 달려들었다가 주가가 꼬꾸라지면 팔 수도 없어 개미들만 낭패를 본다고 한다.
얼마 전에 사 놓았던 주식이 밑도 끝도 없이 떨어져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다른 종목들은 다 올라도 내가 갖게 있는 이 놈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손절을 하고 팔았다. 그냥 물려 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운용하는 펀이 나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팔고나니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는 것이 아닌가?
'재수 없는 넘은 뒤로 자빠져도 코 깬다'더니 내가 그 맛제비인가? 오늘도 환승할 종목을 미리 골라놓고 갖고있는 주식이 일정치까지 오르면 매도할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물밑에 노는 고기처럼 낚시에는 걸리지 않고 물밑에서만 놀고 있으니 환승은 물건너 간 것 같다.
친구들중에는 주식을 30~40년 한 친구들이 수두룩하다. 개중에는 성공한 친구도 있으나 대부분은 다 털어 넣고 말았다.
그 중에는 아파트 한 두채 팔아 넣은 사람도 있고, 집 팔고 이혼한 친구도 있으며 주변의 친지들로부터 돈을 꾸었다가 갚지 못하고 낭인신세로 전락한 이도 있다.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주식투자에는 고도의 심리전술이 따른다. 재무제표는 커녕 이평선이 뭔지도 모르고, PER, PBR이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덤벼들었다가 크게 낭패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싶다. 손자병법이라도 한 번 읽어보고 전선을 재정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