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체험일기에 손을 대본다.ㅋㅋ
음.. 그냥 그래 체험일기라는 타이틀이 딱 들어맞는 글같아 이곳을 찾았는지도..
외국생활을 하면서 다들 한번쯤은 경험해볼 일이 아닌가 싶다.
----------- Don't look down!!
자, 오늘은 요즘 내가 격고 있는 상황을 쪼개고 내가 느끼는 심정을 종합해 나열해 보도록
하자. 머릿속에 가슴속에 너무 많은 단어들이, 문장들이 돌아다녀 그걸 어떻게 꼬집어
이 공간에 옮길지 내심 걱정은 되지만, 머리 좋고 이해력 빠른 당신은 충분히 내가 하고자
하는 핵심을 파헤치리라 본다.
이곳 시드니에 온지 이제 약 두달이 되어간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 여기서 내 모습은 달라져있었다. 외향적이고 사교성 짙은 내가 이곳에선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어졌으며 의기소침해지기까지 했었다.
그 이유를 파악하기까진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왜?
-_- 난 스마트하니까~ㅋ
아무튼 그 변화의 이유를 살펴보자면 우선 첫 번째는 두려움이였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틈에 섞여 나를 소개하고 내 모습이 읽혀진다는 부담감이 조금은
나를 위축하게 만들었던 것일 수도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작아져버린 자신감이였다.
여기선 웃기게도 영어를 잘하면 우월감을 느낄 수 있고 영어를 못하면 위축되기 일수다.
어쩜 당연한 일 일수도 있지만 내 상식으론, 그리고 내가 여태껏 가지고 있던 마인드에선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나또한 그렇게 된건 어쩔 수 없는 환경탓이다.
영어가 안되니 사람들 앞에서도 목소리가 작아지고, 왠만해선 말을 아끼게 되는게
무지의 결과다.
예를들어 시부랄시추에이션 하나를 꼽아보도록 하겠다.
내가 여기온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격은 일이다.
수업시간이 좀 남아 잠깐 커피나 한잔 하겠다는 생각에 어느 커피숍을 들었다.
테라스가 있길래 앉아있다보면 웨이터나 웨이츄리스가 오겠지 하며 무턱대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날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쪽으로 올 기미가 없어 보였다.
결국 내가 안으로 들어가 ‘여기서 주문해야 하나요?’라고 물었고, 역시나 그랬던거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난 최대한 공손한 표정과 말투로 ‘커피한잔 주세요’를 외쳤지만 시부랄 종업원은 연거푸 왓~?을 외쳐대싸는데 순간,
정말 귓구멍을 뚫어주고 싶었다.
그녀의 표정이 썩어갈수록 그리고 더욱더 커지는 ‘What?’ 소리는 내 목소리를 한없이 작아버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결국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키며 ‘This one, 씨발아’로 마무리 졌지만
왠지 모르게 자존심상하고 기분나빠지는건 내 돈내고 마시는 커피가 졸라 썼다는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인종차별쯤으로 여겨지는건 내가 너무 오버한 걸까?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만가지 인상을 찌푸리며 손님을 개무시했다. 근데도 난 그녀에게 단 한마디, 약간의 컴플레인도 하지 못한채 쓰디쓴 커피한잔에 모르는 게 죄라며 내 자신을 탓해야만 했다.
이렇듯 환경이 이렇고 상황이 저렇다보면 전엔 그렇지 않았었을지언정 점차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어 한없이 작아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물론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겠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넌 한국말 할줄알아 띠바야!
암튼 그렇다.
어깨는 쳐지고 시선은 밑으로 향해버리는 이 암울한 세상속에서 난 구원의
빛을 보고 말았던 거다.
이제부터 본론이 시작된다.
얼마전 시드니에 ‘비’군이 왔었드랬다. 뭐 월드투어니 어쩌니 하면서 이곳에서도 공연이
잡혔던 모양인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비군의 모습이다.
물론 잘났다-_-
아, 그게 아니라 비군을 본 순간 왠지모르게 광채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뭔지 모를 자신감과 우월감이 그의 주변을 맴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의 모습을 보고 그동안 내가 왜 그렇게 위축됐고 사람들사이에서 빛을 잃고있었
는지 알았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타인의 눈으로부터 확인된다는 사실!
그가 만약 스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모든사람들이 느낄만큼 그에게 뿜어져나오는
당당함이나 특별함을 연출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 그 또한 알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자신은 지금 특별한 위치에 서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스스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그 특별함을 발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복잡하지만 어찌보면 간단한 결과다.
내가 한없이 위축된모습을 하고 작아진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면 그사람이 느끼는
내모습은 시들어버린 꽃이다. 그렇게 난 죽은꽃으로뿐이 대접받지 못한다. 그러나 내스스로가 나 자신을 높게 여기고 특별하게 생각한 후 낯선 상대를 대할때면 상대방 또한 날 특별하게 바라봐주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준다.
누군가 자신을 무시했다거나 하찮게 여길 때,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을 탓하기보단 먼저 나 자신이 얼마나 나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었는지를 파악하면 그 결과가 당연시하게된다.
내가 만약 그 커피숍에서 당당한 목소리로 거리낌없이 커피를 주문했다면 그녀의 황당한
표정에 답답하다는듯한 말투에 기분나쁠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내가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작고 분명하지 못한 목소리로 주문을 한 결과일 뿐이다.
잡설이 길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가슴 활짝펴고 당당하게 걷자.
그리고 그동안 작아져있던 내안에 나에게 말해주자.
누구보다도 멋지고 훌륭한 나라고!
그 아무도 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이다.
By。Hyun_Soo
첫댓글 말이 넘 거칠어요~ㅋ 근데 읽어보니깐 맞는말인거 같아요~
시부랄? 씨발아? 띠바야... 이거 영어아닌가요?..ㅎㅎ 난 영어로 착각했잖아요 처음에...ㅋㅋ 자비로운새뽀얀수님 이름도 이쁘고 특이하고 멋진 카리스마 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커피 한잔에 그렇게 인종차별 이 느껴지면않되요 .. 당당한 자세로 임하세요 비록 커피 한잔이라도
당당함이 마구 느껴져요...저도 꼭 기억해둘께요...난 소중하니까~ 이러고 다녀야지ㅋㅋ
저두 시부랄시츄에이션할때 영어인지알았어요 근데 읽으면서 욕이라는걸 알았죠 ㅋㅋ 나두 소중하니까 특별하게 나자신을 생각해야겠어요 ㅋ
열심히 하세요^^
표현이 조금 리얼했지만 생생한 글 잘읽었습니다. ^^
ㅎㅎ 왠지 옆에서 제가 겪은 것 같은...... 그럼요~~ 아무도 무시할 수 없죠!
아~커피숍 스토리 너무 재밌어요~~~나 막 웃었음~!진짜 저도 초기때 여러번 격은 일들이예여~완전 안습...지금은 저따구로 나오면 당장 매니져 불러야죠~하하하 난 당당해!!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