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의 라몬 칼데론 회장은 자신의 공약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약 1달여에 걸쳐 카카를 영입하기 위한 적극 공세를 펼쳤고, 그 노력은 한 때 결실을 맺을 뻔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카카는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7년 여름에 있었던 일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카카 - '리버풀을 제압하고 06/07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순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였음을 직감했다. 당시 이탈리아 밖의 한 팀이 내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밀란은 이 세상의 모든 돈과도 나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고, 나는 결국 밀란이 내게 소속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밀란은 나의 집이었고, 밀란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은 내게 가족이나 다름이 없었다.”
“나는 이제 밀란과 함께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길 원하며, 클럽 역사의 일부분이 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밀란의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 위를 누비고 싶다. 나의 남은 축구인생을 모두 밀란을 위해 불사르고 싶다.”
AC 밀란의 갈리아니 단장 역시 07/08 시즌 도중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발언을 남겼다. “우리는 카카를 지켜내기 위해 2007년 여름 이적시장의 절반 가량을 소비했고, 잔류를 확정지을 때까지 좀처럼 이적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영입을 원하던 몇몇 선수들은 그 동안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재계약에 합의했다. 모든 계획은 여기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의 미야토비치 단장은 2007년 7월 31일에 밀란의 부회장 갈리아니와 직접 테이블에 마주앉았고, 밥티스타와 카싸노에 현금 5500만 유로를 더한 조건을 밀란 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마르카>에 의하면 레알의 오퍼에 대한 밀란 측의 대답은 “만약 카카가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공식 요청한다면 우리는 현금 9000만 유로의 조건에만 그것을 허락할 용의가 있다” 였다.
내년 여름에도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이 카카를 영입하기 위해 끈질기게 러브콜을 보낼 것이 유력시 되지만, 밀란에 충성을 맹세한 카카가 이적을 결심하게 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제라드가 레알로 갈 뻔했던 사연
리버풀이 04/05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이후, 제라드는 소속팀 리버풀과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고 “어쩌면 리버풀에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라드는 2005년 7월 4일, 에이전트를 통해 “다른 팀의 오퍼를 들어 볼 계획이며 리버풀과의 결별을 고려 중에 있다” 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기에 이른다.
제라드의 입장이 전달된 이후 전광석화처럼 영입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클럽들은 바로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 이전 해 여름 제라드 영입을 현실로 이룰 뻔했던 첼시는 약 3200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4800만 유로, EPL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의 이적료를 리버풀 측에, 약 10만 파운드의 주급을 제라드 측에 곧바로 제시했고, 레알 마드리드 역시 약 4000만 유로의 이적료 및 13만 파운드의 주급을 오퍼하며 첼시와의 ‘옥션’에 불을 지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적시장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처럼 보였던 첼시와 레알의 ‘제라드 옥션’은 24시간만에 잔류 쪽으로 갑자기 입장을 바꾼 제라드 본인의 변심으로 인해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후 제라드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으며 리버풀이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깨달은 직후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하기로 결심했다” 며 공개적으로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언론들은 이미 2004년 여름에 제라드 영입을 실현시킬 뻔했던 경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막강한 머니 파워를 등에 업고 있는 첼시가 레알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제라드는 훗날 인터뷰를 통해 “만약 그 때 리버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라이벌 팀 첼시보다는 해외 팀으로의 이적을 선택했을 것 같다” 는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겼다. 어쩌면 제라드 영입에 보다 가까웠던 클럽은 첼시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였을지도 모른다.
호아킨이 첼시로 갈 뻔했던 사연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일찍부터 스페인 출신 오른쪽 날개 호아킨 산체스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왔고, 2004년 여름부터 호아킨을 영입하기 위해 꾸준히 베티스 측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리고 2004년 11월, 베티스의 악명 높은 구단주 로페라는 “호아킨을 보내줄 때가 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결코 호아킨의 새로운 팀이 아닐 것이다. 잉글랜드의 첼시가 가장 큰 금액을 제시해 왔고 우리는 그들과 테이블에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 라며 마침내 첼시 측에 협상을 허락하기에 이른다.
2005년 1월, 첼시의 피터 케년 대표이사는 베티스와 담판을 짓기 위해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첼시는 무려 4200만 유로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티스 측에 제시했고, 협상은 곧 마무리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호아킨은 며칠 간의 심사숙고 끝에 첼시의 오퍼를 단호히 거절했고, 이 모든 협상을 백지화시켰다. 결국 호아킨을 데려오는데 실패한 첼시는 몇 개월 후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숀 라잇 필립스를 대신 영입하기에 이른다.
훗날 호아킨은 <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무리뉴 감독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고, 그들은 베티스에 4200만 유로라는 거액의 오퍼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나는 심사숙고 끝에 베티스에 잔류하기로 결심했으며, 그 결정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라고 언급했다. 04/05 시즌 당시 베티스는 챔스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고, 고향팀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아보는 것은 호아킨의 축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 다음 시즌, 첼시의 오퍼를 거절하면서까지 그 꿈을 이루는데 성공한 호아킨은 공교롭게도 자신의 새로운 팀이 될 뻔했던 첼시와 조별예선에서 격돌하게 된다.
앙굴로가 아스널로 갈 뻔했던 사연
2004년 여름, 아스널의 벵거 감독은 피레스와 륭베리의 역할을 폭넓게 뒷받침 할 수 있는 발렌시아의 앙굴로를 영입하길 원했고, 당시 앙굴로는 발렌시아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었다. 당시 발렌시아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라니에리 감독은 자신의 애제자 중 한 명인 앙굴로를 잔류시키길 희망했지만, 앙굴로의 마음은 점차 아스널 쪽으로 기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적시장 마감일, 앙굴로는 발렌시아에 이적을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발렌시아 역시 아스널 측의 550만 유로 오퍼를 수락하며 이를 허락하기에 이른다. 앙굴로는 라니에리 감독 및 발렌시아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었고, 아스널의 스페인 출신 동료들인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가벼운 조언을 구했다. 모든 준비를 끝마친 이후, 앙굴로는 아스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이적시장 막판에 앙굴로의 아스널 입단 절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앙굴로는 1차 메디컬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했고, 벵거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과의 짧은 미팅 후 아스널과의 계약서에 정식으로 사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무슨 일 때문인지 갑자기 마음을 바꾼 앙굴로는 아스널 측에 정중히 사과한 후 발렌시아로 돌아가 이 모든 협상을 백지화시켰다.
앙굴로는 그 이유와 관련하여 노 코멘트로 일관했고, 앙굴로의 에이전트는 “정확한 이유는 나도 알 수 없다. 아마도 런던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자신과 맞지 않을 것이라 느꼈던 것 같다. 아스널 측에는 정말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라니에리 감독은 “나의 아들이 돌아왔다” 며 앙굴로의 믿기 어려운 컴백을 공개적으로 반겼다.
이적시장 마감일에 2억 7천만 유로를 오퍼했던 맨시티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 <아부다비 그룹>의 구단 인수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액 이적료(4200만 유로)에 호비뉴를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던 맨체스터 시티가 같은 날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카카(AC 밀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인터 밀란)에게도 거액의 오퍼를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르카>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맨시티는 비야, 카카,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한 영입 의사를 각 구단에 팩스로 전달하는 한편, 무려 2억 7천만 유로에 달하는 영입자금을 준비해놓고 있었으나 이 모든 오퍼를 거절당했다고 한다.
EFE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다비드 비야에 대한 오퍼가 실존했음을 확인시켰다. 약 7천만 유로에서 9천만 유로 가량으로 추산되는 맨시티의 제시액은 레알 마드리드가 오퍼했던 5500만 유로를 훨씬 상회하는 액수이며, 이는 맨시티의 머니 파워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케 한다. 이외에도 맨시티는 퍼거슨 감독이 황급히 발벗고 나서기 이전까지 베르바토프와 ‘계약 직전 단계’까지 도달하며 이적시장 마감일에 각종 속보를 쏟아내기도 했다.
맨시티의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 행보, 그리고 벌써부터 들려오는 대형스타들의 영입 루머는 내년 여름 불어 닥치게 될 거대한 폭풍을 예고하는 일종의 ‘복선’일지도 모른다.
레알의 내년 여름 타겟은 호날두, 카카, 파브레가스?
내년 여름 폭풍을 준비하는 팀은 비단 맨체스터 시티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엘 문도>를 비롯한 스페인 언론들은 2010년 회장 선거에 입후보 할 계획을 갖고 있는 후안 비야롱가 전 텔레포니카 회장이 벌써부터 마드리드 팬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칼데론 현 회장에게는 이미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인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비야롱가 후보는 레알 마드리드에 프리미어리그식 경영기법을 도입해 어마어마한 마케팅 수익을 창출해낸 후, 그 수익을 거물급 스타 영입에 투자하여 ‘뉴 갈락티코 군단’을 완성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는 주인공이다.
이에 스페인 언론들은 칼데론 회장이 2009년 여름 이적시장을 잃어버린 팬들의 신임을 회복하기 위한 ‘최후의 기회’로 간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점을 일제히 강조하고 있다. 칼데론 회장은 지난 여름 무위에 그쳤던 호날두 영입을 끈질기게 재시도하는 한편, “카카와 로벤, 그리고 파브레가스를 레알로 데려오겠다” 는 자신의 공약을 끝끝내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카카와 파브레가스의 행보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재정이 최근 2~3년 동안의 무리한 지출로 인해 호날두나 카카의 영입을 시도할 만큼 안정적인 상태에 놓여 있지 않을 것이란 의혹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칼데론 회장의 부임과 동시에 <미디어프로>와 역대 최고액 TV 중계권 계약(7년 간 약 12억 유로)을 체결하며 막강한 ‘머니 파워’를 거머쥐는데 성공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난 3년 간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구단으로 이름을 올리며 그 과소비 행태를 꾸준히 지적받아 왔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칼데론 회장과 미야토비치 단장은 최근 3년 동안 마마두 디아라(2600만 유로), 파비오 칸나바로, 에메르손(이상 2300만 유로), 루드 반 니스텔로이(1500만 유로), 페르난도 가고(2000만 유로), 곤살로 이과인(1300만 유로), 마르셀루(700만 유로), 페페(3000만 유로), 로이스톤 드렌테(1400만 유로), 아리엔 로벤(3600만 유로), 가브리엘 에인세(1200만 유로), 웨슬리 스나이더(2700만 유로), 라파엘 반 더 바르트(1500만 유로), 에세키엘 가라이(1000만 유로), 하비 가르시아(400만 유로), 루벤 데 라 레드(470만 유로), 클라스 얀 훈텔라르(2000만 유로), 라싸나 디아라(2000만 유로) 등의 영입을 위해 근 3억 유로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이는 첼시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무리뉴 감독의 재임 기간(2004~2007) 동안 새로운 선수 영입에 투자한 총 액수와 거의 맞먹는 수치다.
그럼에도 칼데론 회장은 여전히 ‘역대 최고액 이적료’를 호날두나 카카의 영입을 위해 선뜻 투자할 용의가 있어 보인다. 맨유와 밀란의 변함없이 거센 저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모든 스토리는 과연 어떠한 엔딩을 맞이하게 될까? 내년 여름에도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는 분명 우리에게 수 많은 이적시장 뒷이야기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사커라인(www.soccer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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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맨시........
맨시........
앙굴로..
ㅋㅋ 재밌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