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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결혼
흥미로운 사진을 발견하고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사진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스님결혼’이라는 제목이 붙은 기사이었는데, 설명은 하나도 없고 단지 사진만 여러 장 걸려 있었다. 그런데 그 사진은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었다.
사진속에 변형된 알파벳과 한문으로 표기된 간판을 유심히 살펴 본 결과 ‘VIETNAM’이라는 문구를 발견하였다. 아마도 베트남의 어느 사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신랑은 스님인데 회색의 장삼을 입고 있고, 신부는 부케를 들고 베트남 전통의상으로 보여지는 빨간옷을 입고 있다.
이런 사진은 불자들에게 결혼중매를 전문으로 주선한다는 어느 스님이 운영하는 인터넷카페(스님결혼)에서 본 것이다.
사진에서 본 ‘스님의 결혼’은 일반인들의 결혼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불교식으로 진행된 것일 뿐, 신부가 부케를 들고 있는 모습이나 주례스님로 부터 주례사를 듣고 있는 모습을 보면 형식은 같은 것이라 보여진다. 더구나 결혼식에 참석한 친지들과 촬영한 전체사진을 보면 스님이 결혼하였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스님도 결혼을 하였으므로 일반인들처럼 ‘신혼여행’을 떠 났을 것이라 추측이 된다.
5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스님
스님도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불자들이 알고 있는 상식으로 볼 때 스님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평생 독신수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경우 스님의 ‘독신생활’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런 상식은 깨진 듯하다.
교계 인터넷신문에 따르면 지난 9월 초순경 전 거조사 주지스님이 은해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D스님이 결혼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 하였다(현소 스님, “은해사 A 스님 결혼사실 있다).
D스님은 출가하여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미국에서 교포여인과 결혼하여 1989년부터부 5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가 1993년 합의 이혼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대하여 전 거조사 주지스님은 D스님의 결혼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조계종 호법부에 제출하였고,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였으나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조계종의 법을 무시한 것임에 틀림 없다. 현행 조계종의 종헌에 따르면 승려의 결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려는 구족계와 보살계를 수지하고 수도 또는 교화에 전력하는 출가독신자라야 한다”
(조계종 종헌)
도척의 무리들을 보는 듯하다고
이처럼 승려는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조계종의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이학종 기자는 ‘단지불회’에서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성토하였다.
요즘 한국불교 장자종단인 조계종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막막하기가 그지없다. 양심은커녕 도덕이나 법의 규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지만, 왠지 종단의 구성원들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몰라서라기보다는 애써 모른척하거나 잘못된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 당장의 이해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옛 공자시절 도척의 무리들을 보는 듯하다.
(이학종기자의 불교이야기, 장자종단 조계종의 양심은 어디로, 단지불회, 2011-10-06)
이학종기자는 현재의 조계종단의 행태에 대하여 마치 ‘도척’의 무리들을 보는 것 같다고 하였다. 도척이란 무엇일까. 인터넷 국어사전을 찾아 보니 ‘중국 춘추시대의 큰 도적’을 말하고, ‘몹시 악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다”라는 화쟁위원장
조계종의 종헌종법에 따르면 스님의 결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호법부에서는 한 달 넘게 다음과 같은 조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이기자는 비판하였다.
더 기가 막힌 일은 조계종단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비록 결혼을 했더라도,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 한 것이니 경우가 다르며, 정말로 사실혼 관계였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조계종단의 존립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반응이 아닐 수 없지만, 종단을 구성하는 책임 있는 출가자들은 아무런 말이 없다. 화쟁위원회를 대표한다는 승려조차도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고 보면, 조계종이 점차 존립의 근거를 상실해가고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이학종기자의 불교이야기, 장자종단 조계종의 양심은 어디로, 단지불회, 2011-10-06)
명백히 결혼 증빙서류를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더 따져 보아야 된다느니, 진짜 함께 산 증거가 있는지, 정말 부부생활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더 조사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조계종 화쟁위원장’은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다”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승려들의 결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진짜 스님의 결혼이 대단한 일도 아닐까. 그렇다면 스님도 결혼을 해도 되는 것일까. 이런 우려에 대하여 이학종기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자세한 내용을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조계종단의 입장이라면, 정말로 조계종단이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면, 더 이상 조계종은 귀의의 대상으로 존립하기 어렵다.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이유를 대면, 결혼해도 괜찮고, 결혼한 사실이 발각 나도 사실혼 관계만 아니면 괜찮다는 것이 공식화되면 앞으로 어떻게 소속 승려들의 혼인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학종기자의 불교이야기, 장자종단 조계종의 양심은 어디로, 단지불회, 2011-10-06)
만일 스님의 결혼을 그냥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앞으로 스님의 결혼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삼귀의에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듯이 어떻게 그런 스님들이 귀의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우려이다.
절을 다시 빼앗길지 모를 수도
스님의 결혼이 허용된다면 조계종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누구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정화운동 이전단계를 말한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어떻게 될까. 이기자는 글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혼인을 했다는 이유로 절을 ‘빼앗긴’ 쪽에서 혹여 사찰 반환소송이라도 걸어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럴 경우 어떤 논리로 대응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학종기자의 불교이야기, 장자종단 조계종의 양심은 어디로, 단지불회, 2011-10-06)
사실 이학종기자는 이 말을 하기 위하여 글을 썼는지 모른다. 조계종스님들이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었을 때 이는 ‘대처승’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과거 정화운동을 하였던 명분이 사라져 버림을 말한다. 그래서 정화운동당시 대처승들로 부터 빼앗은 절을 다시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이다. 그런 정화운동은 어떤 것일까.
스님의 자식
정화운동은 다수의 대처승과 소수의 비구승의 다툼이었다. 해방후 모든 사찰에 대처승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는 절에서 가정을 꾸려 아이들을 낳고 살림을 하고 있었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 볼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작가 조정래로 부터 들을 수 있었다.
조정래는 불교TV사이트 (전무송의 나의 삶 나의 불교, 제6회 조정래 편)에서 말하기를 자신은 ‘스님의 자식’이라 하였다. 그런 조정래는 선암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형제들과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스님의 자식으로 태어났을까. 그것은 일제시대 일본의 불교정책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제시대 일본은 그때 당시 교세가 가장 컷던 불교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군대조직과도 같은 ‘교구본사제도’를 만들고 또 한편으로 ‘승려의 결혼’을 강제하였다고 한다. 승려도 목사처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수 있는데, 그런 제도를 한국의 승려들에게도 강제로 적용시킨것이다. 그결과 조정래의 부친도 승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여덥살에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하여 조정래는 ‘일본의 은혜로’ 이 땅에 태어 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정래는 일본의 은혜를 자신의 소설 ‘아리랑’으로 되갚았다고 말한다. 그 아리랑에는 일제의 잔학상이 모두 포함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정래는 방송에서 자신의 출생과 작가로서의 삶에 대하여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하였다.
비구와 대처승의 싸움
이처럼 해방당시 우리나라 불교는 일제의 잔재라 볼 수 있는 ‘대처승불교’이었다. 이는 모든 절에서 결혼한 승려가 부인과 자식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에 대하여 소수의 비구승들은 개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일제의 유산이라 볼 수 있는 일본식 불교의 잔재를 청산하여 일제 이전의 불교로 되돌려 놓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소수인 비구승들이 다수인 대처승들을 상대하려면 정권의 도움이 필요하였다. 그것이 길고 지리한 ‘비구-대처승 싸움’의 시발이라고 볼 수 있는 이승만의 불교정화에 대한 ‘대통령의 유시발표(1954년 5월 20일)’이다.
이 발표의 요지는 무엇일까. 불교신문에 특집으로 연재되어 있는 기사에 따르면 “교단과 사찰은 독신 비구승이 담당하여 운영하고 대처승은 사찰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이승만정권의 도움을 받은 소수의 비구승들은 다수의 대처승들을 절에서 ?아내기 위하여 새로운 종단을 같은 해 출범시키고, 가장 첫 번째로 한 일이 그 때 당시 ,태고사(현 조계사)를 접수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 간 것이다.
“정화하러 간다”의 의미는
그 때 부터 정화가 본격화 되었는데, 불교신문에 따르면 그 때 당시의 정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 하였다.
정화가 남긴 또 하나 상처는 분규의 상설화, 무자격 승려의 양산으로 인한 폭력 난무다. ‘정화하러 간다’는 말은 이후 ‘사찰을 뺏으러 간다’는 뜻으로 변질됐다. 1970년대 이후 문화재관람료, 국립공원입장료 수입이 생기면서 절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고질화 된다. 이는 대처측 사찰을 접수하던 관행이 굳어져 생긴 병폐였다. 정화가 외형적으로는 종권 다툼, 사찰 쟁탈전, 소송 등으로 나타나면서 종단은 대처승들이 물러난 뒤에도 이 세 가지를 놓고 끊임없이 다툼을 벌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삼보정재가 사라지고 분규에 절망한 신도들의 이탈을 불러온다. 이 모두 정화가 남긴 상처인 것이다.
(불교신문, 정화를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 정화는 끝 아닌 시작, 오늘날까지 운동 지속. 불교신문 2610호/ 2011년 3월31일자)
소수의 비구들에 의한 가 다수의 대처를 상대로 정화하는 과정에 대하여, 정화라는 말은 결국 대처가 장악하고 있는 “절을 빼앗으로 간다”는 다른 말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학종 기자가 자신의 글 말미에 표현한 “절을 ‘빼앗긴’ 쪽에서 혹여 사찰 반환소송이라도 걸어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승려자격 8대 원칙을 보면
소수의 비구들에 의한 정화운동은 이승만 정권의 1954년의 정화유시와 박정희 정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라 한다. 정권은 소수의 비구승을 자원하기 위환 충분한 명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1954년에 작성된 ‘승려자격 8대 원칙’이라는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신, -삭발염의, -수도, 20세 이상, -불주초육, -불범사바이(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비불구자, -3년 이상 승단생활을 해온 자’
(출처; 정화운동과 통합종단 출범, 불교신문 2591호/ 2011년 1월20일자)
더 상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 검색한 결과 여덟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독신자, -삭발염의자, -불구가 아닌 자, -백치자가 아닌 자, -3인 이상의 승려 단체 생활을 하는 자, -4대 범계(살, 도, 음, 망)를 하지 않는 자, -술과 고기, 담배를 하지 않는 자, -25세 이상인 자
(출처: 근대 불교의 이해(불교계의 분규)(1954~1960)
여기서 중요한 내용은 ‘독신’이다. 이런 독신에 대한 내용은 현 조계종 종헌종법“승려는 구족계와 보살계를 수지하고 수도 또는 교화에 전력하는 출가독신자라야 한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대처승은 재가불자?
이렇게 조계종의 스님들의 정체성은 독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이 결혼을 하였다면 이는 종헌종법을 어기는 ‘범죄행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불자들은 그런 승려에게 피난처를 삼고 공양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사는 승려들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이에 대하여 불교신문의 기사에 다음과 같이 적절한 설명이 되어 있다.
이로써 비구 측은 이승만 대통령 유시 후 4개월 만에 대처 측을 배제한 새로운 종단을 출범시켰다. 비구 측은 대처 측에 대해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재가불자로 들어오라고 제안했다. (출처; 정화운동과 통합종단 출범, 불교신문 2591호/ 2011년 1월20일자)
정화운동을 추진한 비구들은 대처측에 대하여 비구로 인정하지 않고 ‘재가불자’라 하였다. 스님이 결혼하여 부인과 자식을 거느리고 산다면 이는 비구가 아니라 전형적인 재가불자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비구측의 대처승에 대한 태도는 이후 정화운동과정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활용되어 대처승을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차례 내 비추어 결국 비구승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조계종단이 탄생된 것이다.
관속에 들어가기전에는
스님도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스님도 인간이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님들이 결혼하였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 경우 승복을 벗은 경우를 말한다. 환속하여 결혼하는 케이스이다. 그런 류의 이야기를 순례법회에서 어느 스님이 들려준 모 교구본사 주지스님의 환속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있게 들었다.
어느 스님은 불교방송 불교강좌시간에 ‘스님의 사춘기’는 40세 부터 라고 말하면서 60세가 되어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더 나아가 또 어느 스님은 ‘관속에’ 들어가기전에는 안심할 수 없다고 불교TV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수행자의 재난
이와같은 이야기들은 스님들이 한 평생 독신을 고수하며 수행자로 살아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초기불교 경전에 비구가 여인에 대하여 조심을 해야 하는 이유가 매우 많이 언급되어 있다.
여기에 어떤 비구가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러 마을에 간다. 생각과 말과 행동을 절제하지 않고, 마음챙김에 머물지 않고, 감각기관을 절제하지 않을 때, 그는 거기서 가볍게 옷을 걸친 여인을 보게 되면 욕정의 마음이 그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상윳따니까야 19, 오빰마상윳따- Opamma Sa?yutta, 10- Bi??ro - A Cat,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그들과의 만남의 결과 그는 욕망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갈애에 휘말리고, 그들을 부러워하고, 다시 출가전의 사치함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수행자의 재난이다.
(맛지마니까야:122 마하순냐따경- Mah?su??atasutta 24, M122,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한적한 숲에 있더라도 마치 불꽃의 혀처럼 날름거리며 크고 작은 감각을 유혹하는 대상들이 나타난다. 여인은 홀로 있는 성인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대는 여인이 유혹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숫따니빠따 3편11, 703번 게송,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부처님 당시에도 수행자의 재난이 있었다. 탁발을 나갔을 때 가볍게 옷을 걸친 여인을 보고 욕정이 그를 공격할 수 있고, 재가자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그들의 사는 모습을 부러워 하여 ‘속퇴’한다거나, 심지어 여인의 유혹을 받아 수행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 번 꺽어야 겠다”고
이처럼 주변의 환경은 출가자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데, 특히 ‘성자’라 불리우는 수행자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꽃을 보면 따고 싶어 하는 심리와도 같고 무엇이든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심리와도 같다. 이런 심리현상을 영화배우 ‘신성일’로 부터 들었다.
불교TV사이트에서 신성일(이상벽의 이야기쇼 붓다야 붓다야, 제73회 신성일 편 1부)은 데뷔 당시 인기 절정의 영화배우 엄앵란을 보고서 “건방 떠니까 한 번 꺽어야 겠다”라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때 당시 신인배우로서 무명이나 다름 없던 신성일은 자신 보다 한 살이 더 많고 더구나 도도해 보이는 엄앵란을 보고서 “남자들은 야망이 있고 야심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우쭐대는 사람을 한번 보면 꺽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때 당시 인기절정의 배우 엄앵란과 결혼하게 된 것이라 한다.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된 이유
마찬가지로 출가수행자들도 여인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대표적인 이야기가 ‘황진이’와 ‘지족선사’ 이야기일 것이다.
16세기 조선시대에 십 년간을 오로지 수도에만 전념하여 송도에서는‘생불(生佛)’이라 일컬어질 만큼 유명한 고승이 있었다. 그가 지족 선사로서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 십년 공부가 하루 밤 사이에 수포로 돌아간 이야기이다. 이를 두고 나온 속담이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라 한다.
이처럼 어느 여인들은 수행자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신성일이 말하는 것처럼 꺽어 버리려 하는 것이다. 그런 여인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환속하여 재가자의 삶을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는 계를 어긴 것으로서 ‘바라이 죄’를 지었다고 볼 수 있다.
감각적욕망의 패배자, 바라이
비구나 비구니의 계에 ‘음계’에 관한 것이 많다고 한다. 참고로 비구계 227계중에 21계는 ‘음행’에 관한 것인데, 이는 깨달음의 길로 가는데 있어서 음행이 가장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네가지 바라이중에 세가지가 음행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청정범행을 닦는데 있어서 음행을 장애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진리의 길을 가기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한 비구나 비구니에게 율장에서 금욕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어기면 승단에서 ?겨나는데 이를 ‘바라이’죄를 지었다고 한다. 바라이라는 말은 ‘패배’라 하는데, 이는 음행을 하여 계를 어겼을 때 감각적욕망의 ‘패배자’가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 바라이 1조란 무엇일까. 비구니에 관한 것은 다음과 같다.
바라이 제1조 : 상대가 동물이라 할지라도 이성과 의도적으로 관계를 가진 비구니는 번뇌에 패배당한 자로서 바라이를 범한 것이다. 다른 비구니와 함께 살 수 없다.
이처럼 이성과 성관계를 가졌을 때 바라이죄를 지은 것으로서 이는 감각적 욕망에 사로잡혀 계를 범한 것으로서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결국 ‘패배자’를 뜻한다.
스님의 결혼은
스님이 결혼하였다는 사실은 감각적 욕망의 번뇌에 졌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바라이죄를 지은 ‘패배자’에 지나지 않는다. 패배자를 더 이상 비구라 부르지 않는다. 그런 자들이 머리를 깍고 승복을 걸쳐 입고 있다고 할지라도 반승반속이기 때문에 공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설령 그들에게 공양을 한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공덕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승반속의 패배자들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소의 무리를 따르는 당나귀” “화장터에서 가져온 나무토막” “여러해된 오물 구덩이”등으로 표현하였다. 차라리 승복을 벗고 나와 재가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2011-10-1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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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종단 조계종의 양심은 어디로.pdf출처: 이 고뇌의 강을 건너 원문보기 글쓴이: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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