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 제시카 랭, 아민 뮬러,프레드릭 포레스트,도널드 모펫
감독 : 코스타 가브라스
제작국가 : 미국 / 1989년 / 124분
1989년 베를린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줄거리
영화가 시작되면서 앤 탤버트(제시카 랭)와 그의 친정 아버지 마이크 라즐로(아민 뮬러 스탈)가 파티에서 손을 잡고 빠르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이 보여진다. 그들은 행복감에 젖어 있는 표정이다.
앤은 일류 여자 변호사다. 그의 아버지 라즐로는 37년 전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이민하여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라즐로가 전범으로 고발되었다는 법원 통지서는 그녀 가정의 평화를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 혐의 내용은 <라즐로가 이차대전 중 나치 친위대가 조종하는 <애로우 크로스>라는 헝가리 경찰 특수 조직의 일원으로서 나치에 협력하고 유태인 학살을 자행했으며, 그런 사실을 숨기고 미국 이민 서류에 허위 기재했으므로 이민법 위반으로 축출해서 헝가리 정부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즐로는 앤과 함께 법무부 특별수사국 잭크 버크 검사에게 출두한다. 앤은 아버지의 무죄를 확신하면서 [동명이인일 것]이라고 말하나 버크 검사는 [확실한 증거와 증인이 있다]고 말한다. 앤은 그의 아버지 재판을 위하여 전문 변호사를 구하려하나 라즐로는 앤에게 [변호를 직접 맡아달라]고 한다. 앤은 변호를 맡기로 하고 검사 버크로부터 [핏줄이나 감정으로 그릇 판단하지 않을 변호사를 구하라]는 핀잔을 듣는다.
담당 판사가 결정되면서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하는 날 언론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법정 밖에서는 <나치 전범 라즐로를 처벌하라>는 데모가 벌어지고 있다. 검사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보내온 라즐로의 사진이 붙어 있는 <애로우 크로스>의 증명서를 제출하고 당시의 증인들은 생생한 증언을 한다.
그 당시 10대 처녀의 몸으로 윤간 당한 여인의 증언을 듣고 있는 앤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힌다. 하지만 앤은 상대의 조그만 허점을 파고드는 뛰어난 역량과 같은 변호사인 시아버지의 도움으로 필사적인 변호를 한다. 라즐로도 헝가리 공산당의 조작이라며 혐의 사실을 극구 부인한다.
이제 앤은 마지막으로 검사가 신청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중병으로 병원에 누워 있는 당시 <애로우 크로스> 요원의 증언을 청취하기 위하여 판사, 검사와 함께 현지로 간다. 호텔에 있는 그녀에게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해진 봉투. 이것은 라즐로가 그녀 몰래 현지에 있는 사람을 동원하여 전달한 것이다.
다음 날 병원 입원실에서 증언 청취가 이뤄진다. 앤은 증인이 다른 비슷한 건을 고발하였으나 무혐의 처리된 것을 증빙하는 봉투 속의 서류를 제시하고 증인을 상습적인 고발자로 몰아 세운다.
앤은 미국으로 귀국하기 전 아버지의 친구였으며 3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티보 졸탄의 누이동생 집을 방문한다. 헝가리로 출발당시 공항에서 변호사 사무실 직원은 [티보 졸탄이 라즐로를 협박한 것 같다]는 말을 앤에게 하고 부다페스트에 있는 누이동생의 주소를 건네주었던 것이다. 졸탄의 누이동생은 오빠의 유품이 카메라와 지갑이 전부라면서 앤에게 지갑 속에 있는 전당표를 꺼내 주며 [미국에 가서 물건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한다. 작별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려는 순간 벽에 걸려 있는 얼굴 흉터가 있는 남자 사진을 보며 충격을 받는 앤. 그것은 바로 법정에서 여러 증인이 그 당시 얼굴에 흉터가 있는 <애로우 크로스> 장교가 라즐로 옆에 있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피 빛으로 물들었던 다뉴강가에서 회상에 잠긴 앤. 그는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자신의 아버지 라즐로의 무혐의 판결기사를 보고서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다.
앤은 미국으로 돌아와서 전당포를 찾아가 물건을 찾는다. 낡아빠진 뮤직박스. 박스를 열자 태엽이 풀리면서 음악이 나오고 광대의 그림이 펼쳐지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흑백사진들. 법정에서 증인들이 말하던 상황 그대로 아버지 라즐로가 살인과 잔혹한 행위를 저지르는 장면이 수십 장의 사진에 생생하게 담겨져 있는 것이다.
경악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앤. 정원에서는 무죄 판결 축하 파티가 무르익고, 아버지 라즐로는 앤의 아들인 외손자를 데리고 승마를 가르치고 있다. 아버지를 만나서 울부짖는 앤.
라즐로는 끝까지 딸 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다. 앤은 검사 버크에게 뮤직 박스에서 발견 된 사진을 동봉하여 진실을 밝히는 편지를 보낸다.
신문에 라즐로가 전범이라는 기사가 톱뉴스로 실려있다. 증거사진과 함께.......
감상평
정치적이거나 사회문제작들을 많이 만들어온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만든영화 '뮤직박스'는 2차대전 전범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최근에도 1998년 프랑스에서 모리스 파퐁이라는 나치전범을 반인류범죄혐의로 기소하여 재판을 한다는 소식으로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몇년전 다큐멘타리에서 보니까 유태인들은 세계곳곳에 숨어있는 나치전범을 전문적으로 찾아내 법정에 세우는 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앤이 자신의 아버지가 수백명을 학살한 나치전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뇌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과연 자신의 가족이나 형제가 나치전범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동양권 문화에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치전범인 자신의 아버지를 법정에 세울수 있을까....
그런데 영화에도 나오지만 세계각국마다 2차대전뿐만 아니라 반인류범죄행위를 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하거나 추방하는 법률같은게 있는것 같던데.... 한국도 이런게 있나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이전의 영화들인 '제트(1969)','계엄령(1973)','실종(1980)'을 통해 미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정치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나치전범에 대한 영화로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영화들하고 이전의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비판의식이 부드워진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