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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현진입니다.
6월 책모임 기록은 추가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6월 책모임은 아래 네 사람이 모였습니다.
김상진,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박춘상 역, 모모
이대로 매일 집밥을 먹으면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숫자가 0이 된다.
그럼 0이 뜻하는 것은?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없게 되는 이유는 뭐지?
이윽고 나는 확신에 가까운 하나의 가설에 이르게 되었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999번 남았습니다.
이 숫자가 0이 되면 어머니는, 돌아가신다.
10살 생일부터 집밥을 먹을 때마다 주인공 눈앞에 숫자가 떠오릅니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646번 남았습니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고, 어머니의 밥을 먹을 수 없게 되면 어머니가 돌아가신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어떤 근거도 없어요.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확증 편향처럼 보입니다. 확증 편향에는 정보 탐색 편향, 해석 편향, 기억 편향이 있는데 주인공은 같은 사실이나 통계를 보면서도 ‘내 주장이 맞구만’ 하고 생각하는 해석 편향 같아요.
…그러나 이 숫자를 말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눈앞에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보이는데, 그게 얼마 남지 않아서 애써 피하고 있다고 말하라고? 누가 그걸 믿어줄까?
328번부터 다이어트 핑계로 집밥을 먹지 않거나, 엄마가 싸준 도시락은 쓰레기통에 버리는 식으로 집밥을 피합니다. 그래서 숫자도 328에서 멈추고 엄마와의 친밀한 관계도 거기서 함께 멈춰버려요.
주인공은 엄마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이 숫자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혼자서만 고민해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넘버원>에서는 주인공이 가족과 여자 친구에게 숫자 이야기를 해요. 역시 그들은 믿어주지 않고 아픈 사람 취급을 하지요. 하지만 이야기한 덕분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생깁니다.
말이 안 되더라도 이해는 안 되지만 들어주는 사람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사자가 자기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않을 거야’하고 떠올리는 사람 중 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순수한 ‘사실’이 적혀 있을 뿐이다.
단지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만을 보여줄 뿐이다.
…공중전화 카드에 찍힌 숫자와 비슷한 개념이겠지.
전화카드에 숫자 50이 찍혀 있다면 앞으로 쉰 번 통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화를 쉰 번 다 했다고 해서 누군가가 죽거나 공중전화가 없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그 카드를 쓸 수 없게 될 뿐이다. 그 카드로 더는 전화를 걸 수 없다는 뜻일 뿐이다.
하지만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어머니의 집밥을 이토록 깊이 생각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건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겠지. 그래서 어머니도, 집밥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을까?
“집으로 갈 테니까… 뭐라도 좀 만들어줘.”
소설 말미에 주인공은 어떤 큰일을 겪으면서 줄어드는 숫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의 소중함을 성찰합니다. 엄마에게 다시 집밥을 해달라고 하지요. 어디 집밥뿐이겠습니까.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지만 어느 것에든 그런 의미가 담겨 있을 터입니다. 그러니 지금 누리는 것을 잘 느끼고 즐기고 감사해야겠습니다. ‘메멘토 모리’요, ‘카르페디엠’입니다.
당신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5번 남았습니다
당신이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1만 6213번 남았습니다
당신에게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앞으로 7번 남았습니다
소설집에는 이런 식으로 숫자가 담긴 다른 소설들이 실려 있습니다. 아무래도 숫자가 있으니 눈에 딱 띄고 궁금하게 만들죠. 또한 숫자가 주는 힘이 있어요. 근데 숫자라는 게 세상에 원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개념이잖아요. 허상 같은 거죠. 우리 하는 척도 평가, 사전 사후 조사 같은 것으로 생각이 나아갑니다. 숫자로 표현되니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신화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우리 노력을 바뀐 것인지 알 수 없고, 숫자의 상승이 정말 긍정적인 변화를 증명하는 것인지도 불명확해요. 숫자를 쓰더라도 이 소설처럼 숫자 너머 의미를 포착하는 것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송현진, 갈증, 아멜리 노통브 지음
책 제목만으로 끌려 선뜻 집어 빌린 도서는 ‘갈증’이었다.
끊임없이 충족시킬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내용을 다룰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인간적 측면에서 예수의 생각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문장의 연속이었다.
p36
<그의 사랑이 도대체 뭔데?> 좋은 질문이다. 매일 밤낮없이 자신 속에서 그 사랑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찾으면 모든 것이 너무나 자명해서 우리는 그것에 이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중략) 사랑은 에너지, 즉 움직임이다. 그 안에서는 아무것도 정체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머물지 묻지 말고 그 분출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p50
나에게는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의 땅이 필요했다. 갈증을 제외하고 내가 불어넣고자 하는 것을 그토록 절실하게 일깨우는 감각은 없다. 그 감각을 나만큼 처절하게 느껴 본 이가 없는 것도 필시 그 때문이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일 때 느끼는 것, 그것을 배양하라. (중략) 언어는 지혜로워서 갈증에 반대되는 낱말을 창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갈증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그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p56
내가 요한을 사랑할 수 있으려면 식탁을 벗어나야만 한다. 그가 나와 나란히 걸으며 내 말에 귀를 기울일 때 나는 그를 사랑한다. 사람들은 내가 남의 말을 아주 잘 들어준다고 한다. 내가 귀 기울려 들어 주면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요한의 경청이 사랑이고, 그것이 날 감동하게 한다는 것은 안다.
p108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해야만 한다. 왜 그럴 수 없을까?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용서를 막는 것은 바로 생각이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나를 용서해야 한다. 그것은 내 행위에 대한 공포심이 아니라, 오로지 내 결정에 달려 있다. 나는 그것이 이루어졌다고 결정해야한다.
p147
갈증을 느끼기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한다. 나는 너무나 강렬하게 살아서 목마른 채 죽음을 맞았다. 영원한 삶이란 아마 그런 것이리라.
책모임에서 알게된 것은, 예수에 대한 신앙적 측면과 인간적 측면 중 아마 인간적 측면으로 해석한 책이란 것이었다. 책을 읽어갈수록 인간이 느꼈던 생각, 깨달음, 고뇌, 고통 등이 고스란이 느껴졌다.
육체가 살아있기 때문에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때론 나를 휘감는 고통이나 힘듦의 무게가 사라져버리기를 바라곤 하는데 역시 또한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신현환, 애쓰지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이런 에세이 형식의 책은 오랜만에 읽습니다.
애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애쓰다라는 말은 마음과 힘을 다하여 무엇인가 이루려고 힘을 쓰는 것이라 합니다.
살아가면서 애쓰는 일이 많겠지요.
저도 하루하루 애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쓰는 일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애쓰지 않아도 될 일에 너무 애쓰는 삶은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관계에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관계란 좋아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끊어지기도 하지요.
상황이나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애 책에서는 관계에서의 애씀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무덤덤하게 넘어가도 되는 일에 너무 애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때로는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할 필요가 있고, 조금 단호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가 편안하길 바랍니다.
마음에 와닿는 글귀 옮겼습니다.
이유가 무엇이건 혼자 모든 걸 감당하려는 마음은 타인과 닿지 못하게 했고 스스로를 고단하게 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가 찬숙에게 아들인 필구를 잠깐 맡아줄 수 있냐고 묻자, 찬숙은 이렇게 말한다.
"그 소리를 하는 데 뭘 그렇게 애를 쓰고 있냐. 네가 필구를 맡겨야 나도 준기를 맡기지 않겠냐."
사람이 엉기고 치대고 염치없고 그래야 정도 드는 거라고.
맞다. 엉기고 치대고 살아야 정도 들고, 부탁도 자꾸 해봐야 쉬워진다.
어쩌면 당신도 오랜 시간을 낯선 섬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 버텨왔을지 모른다.
사과를 받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어딘가 남았을 뻔한 작은 상처가 치유되는 기분이랄까.
누군가 내 마음을 염려해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미 지나간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게 옳은가 생각하면, 사과는 늦더라도 옳다.
지금은 사회적 합의나 개인의 상식이 천차만별이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수많은 사람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기에
타인에게는 상식이 나에게는 무례일 때도 있고, 나에게는 선의가 타인에게는 오지랖일 때도 있다. 이심전심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동상이몸인 거다.
(중략)
어색하고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냐고 묻고 싶겠지만,
그걸 꼭 말로 해야 할 때가 있다.
정신혜 박사는 타인의 고통을 들을 때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략) 상대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괜찮아? 지금 마음이 어때?”라고 그 마음을 물어주는 말이었다.
만약 힘든 누군가의 곁에 있다면, 해결책을 주는 대신 상대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그 마음에 물어주자.
”네 마음이 그랬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상태의 마음을 수용해야 한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조언 없이도 충분히 공감받았을 때,
상대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
7월 모임을 안내합니다.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께서는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월 인천책사넷 모임 안내>
- 일시: 2026.7.28.(화) 19:00
- 장소: 투썸플레이스 제물포점
- 도서: 자유도서
첫댓글 5월에는 세 분이었는데,
6월에는 임수연 선생님까지 네 분이서 나누셨군요.
7월 나눔도 정겹고 즐겁고 유익하기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선생님, 늘 유익하고 배움이 많습니다.
인천 책사넷 소식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소수정예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에도
책 읽는 멋과 맛을 충분히 누리며
즐겁게 모임하시길 소망합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 두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몰입되고 유익한 모임이었습니다 :-) 응원 감사드립니다!
추가 기록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